"구속 시 경영 공백 불가피"…한진그룹 초조함 속 밤 지새
'최악의 고비' 넘겼지만, 각종 수사로 '구속 불씨' 여전
"총수 구속 위기 넘겼다" 대한항공 일단 한숨 돌렸지만…
대한항공은 6일 조양호(69)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큰 위기를 넘겼다"며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다.

조 회장 구속은 대한항공뿐 아니라 한진그룹 전체의 경영 공백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그룹 전체가 새벽까지 초조한 마음으로 법원의 판단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앞서 '물벼락 갑질'로 지탄을 받은 조 회장의 차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나 아내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이 구속 위기에 처했을 때와 비교해도 분위기가 무겁고 엄중했다.

이날 새벽 서울남부지법 김병철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피의사실들에 관해 다툼의 여지가 있고, 피의자의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며 조 회장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일각에서 조 회장에게 적용된 혐의가 무거워 구속 가능성이 크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있었지만, 법원은 조 회장 손을 들어줬다.

영장 기각 소식이 전해지자 대한항공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나빠질 때로 나빠진 여론을 의식해 겉으로는 차분한 분위기였지만, 내부에서는 "급한 불을 꺼서 다행이다", "총수 공백 사태는 면했다"는 분위기가 감지됐다.

대한항공은 '총수 공백'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면함에 따라 신규 항공기 도입을 비롯한 미국 델타항공과의 조인트벤처(JV) 협력 강화, 내년 6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차총회 주최 등 경영일정을 일단 무리 없이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이날 영장 기각이 수사 중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어서 완전히 마음을 놓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당장 검찰은 조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재청구를 검토하고 있고, 수사기관을 비롯한 11개 정부기관이 조 회장 일가를 겨냥해 전방위 집중 조사를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여전히 부정적인 여론도 부담이다.

조 회장 일가의 일탈과 범죄행위에 대해 '족벌경영'의 폐해라는 진단이 나오고, 5월부터 대한항공 직원들이 총수 일가 퇴진을 촉구하는 집회를 이날까지도 이어가고 있다.

또 국민연금이 일련의 사태에 우려를 표명하며 경영진 면담을 요구하는 등 압박도 계속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조 회장이 영장심사 단계에서 구속 위기를 넘기며 일단 급한 불은 끈 것 같다"면서도 "국토교통부의 진에어 면허취소 검토를 비롯해 각종 정부기관의 의혹 조사 등 산적한 과제가 많아 인신 구속과 경영 차질 등 리스크는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