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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봅슬레이에 카메라를 부착해 마치 내가 봅슬레이를 타고 있는 듯한 장면이 TV에 중계된다면 어떨까. 경기장 밖에서 봅슬레이를 찍은 영상보다 훨씬 짜릿한 현장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같은 바람은 현실이 됐다. KT가 지난 3월 열린 봅슬레이 월드컵 경기에 앞서 열린 트레이닝 데이에서 국가대표팀에 '싱크뷰' 기술을 적용하면서부터다.

싱크뷰는 초소형 카메라(싱크캠)에 이동통신 모듈을 탑재해 사용자 시점의 초고화질 영상이 스크린에 실시간으로 보이는 기술이다. 봅슬레이에 탑재된 싱크뷰가 트랙을 미끄러지듯 질주하는 썰매의 속도와 움직임을 그대로 촬영한다. 시속 130~140㎞에 달하는 고속 썰매가 찍는 영상이라니. 현장감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싱크뷰 기술에 사용된 통신 모듈과 초소형 카메라 모습. 해당 장비는 KT의 모터 스포츠 예능 '저스피드'의 싱크뷰 기술을 위해 사용됐다. 사진을 확대했기 때문에 장비가 크게 보이지만, 실제 카메라와 통신모듈은 약 5㎝정도 밖에 안되는 크기다. /사진=KT
싱크뷰 기술에 사용된 통신 모듈과 초소형 카메라 모습. 해당 장비는 KT의 모터 스포츠 예능 '저스피드'의 싱크뷰 기술을 위해 사용됐다. 사진을 확대했기 때문에 장비가 크게 보이지만, 실제 카메라와 통신모듈은 약 5㎝정도 밖에 안되는 크기다. /사진=KT
싱크뷰에 부착되는 초소형 카메라의 크기는 보통 4.58㎝, 통신 모듈은 5㎝ 정도다. 규격이 정해진 것은 아니다. 중계되는 경기마다 장비의 크기가 달라질 수 있다. 봅슬레이나 스키점프 등에 쓰이는 싱크뷰의 모듈·카메라의 크기가 다를 수 있단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싱크뷰의 크기보다는 통신 모듈이나 카메라 성능을 좌지우지 하는 것은 배터리다"고 귀띔했다. 카메라와 함께 부착된 통신 모듈은 카메라가 찍은 초고화질의 영상을 통신망을 통해 실시간으로 스크린에 전송한다.

빠른 속도감의 영상이 실시간으로 스크린에 전송되기 때문에 안방에 있는 시청자들도 경기의 속도감을 만끽할 수 있다. 이는 싱크뷰의 가장 큰 장점이다. 이를 응용해 KT는 최근 운전자의 헬멧에 싱크뷰를 부착, 레이싱 경기의 즐거움을 높인 예능 콘텐츠 '저스피드'를 선보였다.
싱크뷰 기술로 봅슬레이 경기를 보는 장면./사진=KT
싱크뷰 기술로 봅슬레이 경기를 보는 장면./사진=KT
고화질의 화면을 버퍼링 없이 실시간으로 전송하기 위해서는 5G(5세대 이동통신) 통신망이 필수적이다. LTE(롱텀에볼루션) 통신망 보다 최소 20~50배까지 빠를 것으로 예측되는 5G가 상용화 되면 싱크뷰로 촬영한 초고화질 영상을 끊김없이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업계는 5G 시대가 되면 스포츠에 ICT(정보통신기술)를 자유롭게 접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동시에 스포츠를 소비하는 방식도 크게 변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단순히 TV를 통해 보기만 했던 스포츠를 안방에서 직접 경기를 뛰는 듯한 느낌으로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실감형 미디어'라고 한다.

실감형 미디어는 사용자가 현장에 있지 않고 영상을 보는 것만으로도 실재감과 몰입감을 느낄 수 있는 콘텐츠를 뜻한다. 업계는 5G가 상용화 되면 실감형 미디어 시장이 급속하게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5G 상용화가 되면 네트워크 속도나 데이터 처리 과정이 빨라지기 때문에 초고화질의 영상을 지연 없이 중계할 수 있다"며 "이러한 기술이 스포츠와 같은 속도감 전달이 필수적인 콘텐츠에 접목된다면 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