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블록체인 세미나가 6일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렸다. / 사진=최혁 기자
한경닷컴 블록체인 세미나가 6일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렸다. / 사진=최혁 기자
“‘세계는 전통적 경제의 종말을 인지해야 한다’. 올 3월 G20(주요 20개국)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이 참석한 회의에서 이 같은 합의를 도출했어요. 기존 종이화폐 경제와 전혀 다른 차원에서 국경을 초월하는 ‘크립토 이코노미(암호화폐 경제)’를 각국이 원하지는 않더라도 더 이상 부인할 수 없다는 겁니다.”

한경닷컴이 주최한 ‘블록체인 산업과 가상화폐 전망- 주목받는 리버스 ICO’ 주제의 세미나가 6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 에메랄드홀에서 열렸다. 전문가 및 업계 관계자들이 균형 잡힌 시각으로 블록체인과 가상화폐의 비전을 점검하고, 검증된 업체의 ICO(가상화폐 공개)를 통해 불투명성과 위험성을 줄이는 리버스 ICO 트렌드를 짚어보는 자리로 마련됐다.

고광철 한경닷컴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최근 블록체인 관련 세미나·포럼·컨퍼런스 등이 굉장히 많이 열리고 있다. 개중에는 기대에 못 미치는 행사도 있는데 한경닷컴은 참석자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협의체와 업체들로 프로그램을 구성하고자 힘썼다”며 “세미나뿐 아니라 리셉션도 마련한 만큼 여러 업계 관계자들이 소통 및 네트워킹을 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행사에는 15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여타 블록체인 관련 행사와 달리 차분한 분위기에 참석 인원 대다수가 자리를 지키며 귀 기울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6일 한경닷컴 블록체인 세미나에서 강연하는 전하진 위원장. / 사진=최혁 기자
6일 한경닷컴 블록체인 세미나에서 강연하는 전하진 위원장. / 사진=최혁 기자
첫 강연자로 나선 전하진 한국블록체인협회 자율규제위원장은 “인터넷 시대 개막으로 데이터가 광속으로 국경을 넘나들기 시작한 것처럼 블록체인 기반 크립토 이코노미는 돈이 광속으로 넘나드는 것이라 보면 된다”며 “블록체인 기술에 의해 만들어진 신대륙이란 의미의 ‘블대륙’이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비트코인은 어떤 나라도 인정하지 않았지만 암호화폐 기축통화가 됐고 코드는 법체계가 되었다. 다수가 권위를 인정한다는 면에서 그렇다”며 “기존 통화 체계와 달리 크립토 이코노미는 인위적 인플레이션을 만들지 않는다. 때문에 인플레, 공황 발생 등 큰 경제적 타격이 왔을 때 암호화폐는 더욱 가치를 인정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실에서도 갈수록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 위원장은 “푸에르토리코, 에스토니아 등이 블대륙 부자들을 불러들이는 블록체인 파라다이스를 건설하고 있다. 스위스 크립토 밸리는 일자리가 10만개 늘어나는 등 이러한 나라들이 계속 생겨날 것”이라며 “기존 경제가 블대륙과 어떤 관계를 맺는지가 앞으로의 경제 발전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다”라고 역설했다.

6일 한경닷컴 블록체인 세미나에서 강연하는 전중훤 회장. / 사진=최혁 기자
6일 한경닷컴 블록체인 세미나에서 강연하는 전중훤 회장. / 사진=최혁 기자
‘글로벌 블록체인 기술 및 시장 동향’을 주제로 발표한 전중훤 블록체인 이코노믹 포럼(BEF) 아태지역 회장은 지난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BEF를 분석하면서 트렌드 변화를 짚었다. 불과 수개월 전 ICO의 주된 주제였던 규제 이슈와 핵심 제품이던 소프트웨어에서 탈피했음을 강조했다.

전 회장은 “올 2월 BEF만 해도 ICO 주제의 과반수가 규제 이슈였지만 이번 BEF에서는 그 비중이 크게 줄었다”면서 “ICO 리더들이 더 이상 규제는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는 방증이다. 시간의 문제, 정착의 문제일 뿐이고 큰 방향성은 블록체인과 크립토 이코노미로 가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술적으로도 이전에는 소프트웨어에 초점을 맞추던 게 하드웨어 제품으로 ICO 저변이 넓어지는 현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리버스 ICO 비중이 한 자릿수 비중에서 20%대로 껑충 뛰었을 뿐 아니라 ICO 프로젝트 자체도 이젠 눈에 보이는 하드웨어 제품을 들고 와 어떻게 블록체인과 연결시킬지 발표하는 추세로 바뀌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를 감안하면 ICO 투자 트렌드 역시 장기적 관점에서 상용화 여부에 초점을 맞추는 식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ICO 이후 해당 비즈니스의 실용화 및 확장가능성이 있는지, 그 팀이 고객 니즈를 적절히 파악했는지와 네트워크를 갖췄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날 세미나에선 △블록체인으로 변환되는 자산(최경준 지닉스 대표) △HDAC, 블록체인과 사물인터넷(IoT)의 컨버전스(곽봉석 에이치닥 블록체인팀장) △블록체인을 활용한 개인 데이터 시장의 탈중앙화(남성필 에어블록 대표) △블록체인, 컬러를 입다(홍영민 컬러즈 대표) 등의 강연이 계속된다.

본 행사를 마친 후 오후 6시30분부터는 리셉션이 진행된다. 업계 전문가와 참석자들이 자유롭게 담소를 나누며 네트워크를 쌓을 수 있으며 핑거푸드와 음료 등이 제공된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사진=최혁 한경닷컴 기자 choko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