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은 줄었지만 반도체 부문의 실적 호조는 이어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6일 “반도체 부문에서는 2분기에 1분기보다 더 많은 영업이익을 올렸다”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이 12조원을 웃돈 것으로 추정했다. 1분기에 세운 사상 최대 기록(11조5500억원)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반도체 부문이 삼성전자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80%를 돌파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반도체 실적 호조는 이어졌지만… 영업익 12조 사상최대
반도체사업의 실적 호조는 삼성전자 메모리반도체 영업이익의 70%를 차지하는 D램 가격 강세가 유지되는 데 따른 결과다. 최근 D램익스체인지는 6월 고정거래가격을 발표하며 서버용 D램 값이 전달보다 1% 올랐다고 발표했다. 사상 최고치를 유지하고 있는 D램값이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D램 제조업체들이 생산량을 좀처럼 늘리지 못하고 있는 게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서버용 D램 수요가 늘면서 메모리반도체 시장 구조도 바뀌고 있다. 과거엔 PC와 스마트폰 등 소비자용 제품 판매가 반도체업체 실적에 큰 영향을 줬다. 하지만 기업 데이터센터에 쓰이는 서버용 반도체 비중이 높아지면서 세계 경기가 다소 좋지 않더라도 반도체 생산업체들의 실적 호조가 지속되는 추세다.

삼성전자 고위관계자는 “최소한 올해까지는 반도체 부문 실적이 좋을 것”이라며 “하반기에도 상반기 못지않은 실적 호조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런 전망을 근거로 삼성전자가 3분기 17조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사상 최대 실적 경신 흐름을 다시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다만 올 들어 낸드플래시 공급량이 늘며 가격이 약세로 접어든 점은 불안 요인이라는 지적이다. 지난 1분기 미국 마이크론은 전분기 대비 25%, 인텔은 27%가량 많은 낸드를 생산했다. 3차원(3D) 낸드 공장이 속속 완공되며 생산능력이 확충됐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낸드 시장 점유율은 전 분기보다 4.2%포인트 낮아졌다. D램 시장에서 반도체 업체를 하나씩 무너뜨렸던 ‘치킨게임’이 낸드시장에서 재연될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온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