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단체장·교육감들 탈권위·소통·실용 행보 '새바람'
공직사회 '반색'…"선거 직후 일시적 현상 아니라 끝까지 이어갈 문화"
백팩 출근·등굣길 아이들과 대화·자택 출퇴근… 신선한 민선7기
한때 권위의 상징으로 여겨진 지역사회 단체장들이 탈권위와 소통 행보로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이런 변화는 최근 출범한 민선 7기 단체장들의 모습에서 뚜렷하게 나타난다.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취임 후 첫날인 지난 2일 양복 차림에 백팩을 메고 출근했다.

가방을 든 비서들의 수행을 받으며 출근하는 기존 도지사들의 모습과 비교하면 신선한 장면이다.

이처럼 탈권위 행보에 닻을 올린 김 지사는 앞서 취임인사에서도 "제가 들고나고 할 때 굳이 인사할 필요없다"며 "일로 만나고 일로 함께하는 관계가 됐으면 한다.

꼭 필요하지 않은 의전은 가능한 최소화·간소화해달라"고 당부했다.

재선인 박종훈 경남교육감은 출·퇴근 때 수행원을 대동하지 않고 관용차가 아닌 본인 차량을 이용한다.

그는 관련 기관이나 행사장을 방문할 때도 전 직원이 도열해 인사하는 것을 금지했다.

또 행사장 좌석은 상석이 아닌 상호 대등한 관계로 여겨질 수 있는 위치에 배치하도록 했다.
백팩 출근·등굣길 아이들과 대화·자택 출퇴근… 신선한 민선7기
이철우 경북도지사도 지난 2일 취임식을 대신한 첫 직원조회에서 몸을 한껏 낮췄다.

이 도지사는 당일 편안한 점퍼 차림으로 나타나 직원들에게 도정 운영에 협조를 요청하며 큰절을 올렸다.

박태완 울산 중구청장도 지난 2일 취임식 때 가장 앞줄에는 장애인·다문화가정·노인·환경미화원 등을 앉도록 배려하고 자신은 세 번째 줄에 앉는 파격을 선보였다.

단체장들의 탈권위에 이은 소통 행보도 갈수록 두드러지고 있다.

재선에 성공한 이석문 제주교육감은 매주 한 차례 등굣길에서 아이들과 하이파이브하며 아침 인사를 나눈다.

이 교육감은 직접 손바닥을 마주치며 잠은 얼마나 잤는지, 아침밥은 먹었는지, 걸어오는 길에 불편함은 없었는지 등을 물으며 아이들과 대화를 한다.

송철호 울산시장은 취임 당일 첫 오찬간담회를 가장 힘들게 근무하는 환경미화원들과 함께하며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또 부서별로 돌아가며 직원과 만나는 '혁신간담회'를 여는 등 소통에 힘쓰고 있다.
백팩 출근·등굣길 아이들과 대화·자택 출퇴근… 신선한 민선7기
이재정 경기교육감은 취임 행사 대신 소통 콘서트를 열고 교육현장 의견을 수렴했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취임 첫날인 지난 2일 모든 실·과에 피자를 돌려 직원들로부터 환호를 받았다.

허례허식 대신 실용을 강조하는 행보도 눈에 띈다.

한범덕 충북 청주시장은 관사 대신 청주시 용암동 자택에서 출·퇴근하고 있다.

치적 홍보 차원에서 이뤄지는 행사를 금지하면서 "대형사업 준공·착공식은 하지 않아도 괜찮고, 하고자 한다면 간단히 하라"고 지시했다.

공직사회에서는 단체장들의 이런 행보에 "파격적이고 신선하다"며 대체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경남도청 한 관계자는 "민주사회에서 탈권위와 소통은 당연하고 환영할 가치"라며 "다만, 선거 직후 일시적으로 보이는 현상인지는 계속 지켜봐야 하겠고, 이런 문화를 끝까지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선경 양지웅 장영은 심규석 전지혜 이종민 이승형 박주영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