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8일(한국시간) 에르난데즈의 이 같은 발언을 전하며 월드컵 준결승에서 '조국'을 상대하게 된 앙리 코치의 사연을 소개했다.
프랑스의 '축구 영웅' 앙리는 1997년부터 2010년까지 국가대표로 활약하며 A매치 123경기에서 51골을 넣은 선수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과 2000년 유럽선수권대회 우승 주역 가운데 한 명인 앙리 코치는 2016년부터 벨기에 코치를 맡았다.
프랑스와 벨기에는 11일 오전 3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준결승에서 맞붙는다.
앙리 코치로서는 프랑스를 넘어서야 벨기에를 월드컵 결승에 올릴 수 있는 난처한 입장이다. 에르난데즈는 벨기에와 4강 대결이 확정된 이후 "모든 프랑스 사람들은 앙리가 위대한 선수, 축구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예의를 표한 뒤 "하지만 경기에서는 우리가 이기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프랑스가 이기더라도 아마 앙리는 행복해 할 것"이라며 "무엇보다 그는 프랑스 사람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에르난데즈는 "우리는 우승을 차지할 수 있을 정도로 훌륭한 선수들도 많고 의욕도 넘친다"며 "우승까지 두 경기가 남았는데 우선 벨기에와 경기부터 최선을 다해 준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편 앙리 코치는 역대 대회에서 브라질을 상대로 유독 강한 면모를 다시 한 번 보여줬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 결승에서 프랑스가 브라질을 3-0으로 물리칠 당시 그는 직접 경기에 뛰지는 않았으나 벤치를 지켰고, 2006년 독일 월드컵 8강에서 브라질과 만났을 때는 1-0 승리의 결승 골을 직접 터뜨렸다.
또 코치로 맞선 이번 대회 8강에서도 벨기에가 브라질을 2-1로 꺾는 데 코치로 힘을 보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