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 "5G 상용화, 개별 기업 보단 한국 1등이 의미"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사진)이 “5세대(5G) 이동통신의 세계 첫 상용화는 개별 기업이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 함께 가는 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유 장관은 오는 11일 취임 1주년을 앞두고 지난 5일 경기 과천과학관에서 출입기자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국내 통신업체들의 화웨이 장비 도입을 어떻게 보는지 묻자 “중국의 오해가 있을 수 있어 조심스럽다”며 답을 피했다. 그러면서도 “세계 최초로 5G를 상용화하는 것은 통신 서비스뿐만 아니라 이를 구현하는 단말기가 통신 장비에 접속되는 것”이라며 “단말기가 우리 산업인 점이 중요하기 때문에 세계 최초로 치고 나가는 것인데 이런 부분이 희석된다면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세계 최초 상용화를 먼저 시작하기 위해 통신업체들이 과열 경쟁을 벌이고 이 과정에서 통신 장비에 지나친 관심이 쏠리는 것을 경계한 것으로 풀이된다.

통신업체들이 최근 저렴한 데이터 요금제를 앞다퉈 내놓으면서 정부가 입법을 추진하는 보편요금제의 필요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보편요금제는 월 2만원대 요금에 음성 200분, 데이터 1기가바이트(GB) 혜택을 주는 상품을 출시하도록 법으로 규정하는 게 핵심이다. 정부가 민간 기업의 상품 기획에까지 개입하는 조치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유 장관은 “관련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도록 정부가 노력하고, 그것이 자극이 돼 시장에서 통신비가 인하되는 것도 건강한 모습”이라면서도 “시장 논리도 중요하지만 정부가 해야 할 일도 중요하다”고 했다.

취임 1년간 성과를 묻는 질문에는 스스로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혁신성장의 중심에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이 들어있지만 (과기정통부가) 이를 주도하지 못한 것을 반성한다”며 “하반기에는 실행력에 방점을 두고 조직 변화 등을 더 힘있게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규제 개혁은 어려운 과제지만 정부 전체적으로 중요하게 다루고 있으며 속도감 있게 진행하겠다”며 “국가 연구개발(R&D) 혁신방안을 이달 중순 발표하고 하반기에 연구 현장에 접목되도록 유망 산업 분야에 중점적으로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