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분당에 있는 포르쉐 서비스센터 직원들이 차량을 수리하고 있다. 포르쉐는 제7차 한경 수입차서비스지수(KICSI) 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다. /포르쉐코리아 제공
경기 분당에 있는 포르쉐 서비스센터 직원들이 차량을 수리하고 있다. 포르쉐는 제7차 한경 수입차서비스지수(KICSI) 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다. /포르쉐코리아 제공
올 상반기(제7차) 한경 수입차서비스지수(KICSI) 평가 결과는 이변의 연속이었다. 4차 평가부터 3연속 1위를 차지했던 렉서스가 3위로 밀려났다. 그 자리를 이어받은 브랜드는 KICSI 평가 대상에 처음 포함된 포르쉐였다. 늘 상위권에 머물던 메르세데스벤츠는 처음으로 5위 밖(6위)으로 뒤처졌다. 도요타는 3위에서 7위로, 혼다는 7위에서 13위로 각각 떨어졌다.

◆포르쉐, AS 만족도 압도적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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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는 이번 7차 KICSI에 처음으로 평가 대상이 됐다. 지난해 말 기준 누적 등록 대수(해당 시점 국토교통부에 등록된 차량 대수)가 2만449대를 기록해 누적 등록 2만 대 이상 브랜드를 평가하는 KICSI 조건을 충족했다. 고성능 스포츠카 브랜드인 포르쉐는 올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쇼 ‘CES 2018’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현대차의 품질은) 포르쉐 정도 돼야 한다.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언급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포르쉐는 차량 보유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인 정성평가(100점 만점)에서 80.3점을 받아 1위를 기록했다. 다섯 개 부문(설비, 약속 이행, 신속성, 신뢰성, 공감성) 중 신속성과 신뢰성 등 2개 부문에서 1위에 올랐다. 신속성은 사후서비스(AS) 직원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빠르게 대응하는지, 신뢰성은 AS 결과가 믿을 만한지를 평가하는 항목이다.

정량평가에선 72.6점을 받아 4위에 올랐다. 정량평가는 AS 인프라를 어느 정도 구축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손해율, 수리 기간, 민원 건수, 차량 정비용 작업대 수 등이 평가 대상이다. 이형재 KICSI 평가위원장(국민대 경영대 교수)은 “포르쉐 보유 고객 대부분이 최근에 차량을 구매했고, 고성능 스포츠카 브랜드라는 특성 때문에 ‘충성 고객’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며 “정성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포르쉐와 함께 새로 평가 대상에 포함된 재규어는 종합 평가 8위에 올랐다. 정성평가에선 2위(78.9점)를 기록했지만, 정량평가에서 16위에 그쳤다. 소비자들의 만족도는 높은 것으로 조사됐지만 실제 AS 인프라는 다소 부족하다는 의미다.

◆연속으로 두 계단씩 오른 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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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2위에 오른 랜드로버는 정량평가에서 75.9점을 받아 1위를 기록했다. 차량 가격 대비 수리비용이 가장 적게 드는 브랜드로 평가받았다. 평균 수리 기간은 7.6일로 수입차 브랜드 중 네 번째로 짧았다. 1만 대당 서비스센터와 작업대, 종업원 수 등은 세 번째로 많았다.

볼보는 1년 전 5차 평가와 비교해 네 계단 뛰어올랐다. 2개 브랜드가 새로 평가 대상에 추가되면서 대부분 브랜드 순위가 떨어졌는데, 볼보는 정반대였다. 정성평가에서 좋은 점수(3위·77.6점)를 받은 게 결정적이었지만, 결국 서비스 인프라에 대한 꾸준한 투자가 결실을 봤다는 분석이 나온다. 볼보의 서비스 직원 수는 지난해 6월 말 210명에서 지난해 말 230명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서비스 작업대 수는 148개에서 165개로 증가했다.

4차 평가 이후 줄곧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던 렉서스는 이번 평가에서 3위에 그쳤다. 역대 가장 나쁜 성적이다. 정성평가에서 6위(74.8점)를 기록한 게 뼈아팠다. 이 위원장은 “렉서스는 최근 서비스센터와 서비스 직원, 작업대 등에 거의 투자하지 않았다”며 “기존 서비스 인프라 덕분에 정량평가 점수는 높았지만, 소비자들은 렉서스가 AS에 크게 투자하지 않는다고 느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5차 평가에서 종합 3위까지 올랐던 혼다는 13위로 떨어졌다. 지난 평가(7위)와 비교하면 6계단 내려왔다. 지난해 7월 CR-V 등 주력 모델에서 부식이 발생한다는 보유자 불만이 나온 뒤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대응하다 한 달 뒤인 8월에야 무상으로 수리해준다고 밝히는 등 늑장 대응으로 비판받았다. 벤츠와 BMW는 각각 한 단계씩 떨어진 6위와 9위를 기록했다.

■KICSI

Korea economic daily Imported Car Service Index. 한국경제신문이 2015년 6월 국민대 자동차연구소, 한국소비자원, 보험개발원 등과 함께 개발한 수입차 서비스 평가지수다. 매년 상·하반기 자동차 가격 대비 보험료와 손해율, 민원 건수, 수리 기간 등 양적 지표와 소비자 설문으로 조사한 질적 지표를 50 대 50으로 반영해 점수화한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