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8일 미·북 정상회담 이후 지난 6~7일 처음으로 평양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간 회담 결과를 두고 “한반도 비핵화로 가기 위한 여정의 첫걸음을 뗐다”고 평가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첫술에 배부르랴’라는 말이 있다”며 “비핵화 협상과 이행 과정에 이러저러한 곡절이 있겠지만 북·미 두 당사자가 진지하고 성실한 자세인 만큼 문제가 잘 해결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우리 속담처럼 ‘시작’은 ‘전체’를 통해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언급했다.

미·북 관계 개선이 기대만큼 원활치 않다는 신호가 나오면서 정부 내 기류도 바뀌고 있다. 조윤제 주미 한국대사는 지난 6일 미 시사지 애틀랜틱과의 인터뷰에서 “비핵화라는 어려운 목표는 상호 신뢰가 뒷받침되지 않는 한 달성이 불가능하다”며 “미국과 북한은 무엇보다 인내심을 갖고 새로운 관계를 구축하는 작업에 매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대사의 발언은 지난 4월 판문점에서 열렸던 남북한 정상회담 직후 “대화의 모멘텀을 살려 비핵화 강을 빨리 건너야 한다”는 발언에서 상당히 후퇴한 것이다.

손성태 기자/워싱턴=박수진 특파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