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 장인어른 생신 선물로 회사에서 받은 햄세트 내민 사위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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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화제가 되는 글에 대한 네티즌의 냉철한 의견을 공유하고 전문가와 함께 생각해보는 [와글와글]. 이번엔 친정아버지 생신 선물로 남편이 햄 세트를 준 것을 알게 된 A씨의 사연이다.
누군가에는 고민할 가치가 없다고 느껴지는 소수의 사연들이 사실은 내 가족이나 친구가 겪고 있는 현실 일지 모른다. 다양한 일상 속 천태만상을 통해 우리 이웃들의 오늘을 들여다보자.
A씨는 몇 달 전 시어머니 생신을 맞아 백화점 고급 브랜드 화장품을 사드렸다.
최근 직장을 그만둔 상태라 A씨에게는 부담되는 금액이었지만 남편 대신 잘 챙겨드리고 싶은 마음이 커서 기쁜 마음으로 드리고 식사도 직접 차려드리고 왔다.
A씨 친정아버지 생신이 며칠 남지 않았던 어느 날.
뭘 선물로 드리면 좋을지 퇴근해서 온 의논하려 했는데 남편은 이날따라 늦게 귀가했다.
"어디 갔다 왔어?"
"응 처갓집 가서 밥 얻어먹고 왔어."
"뭐? 왜 혼자서? 뜬금없이. 낼모레 생신 땐 선물은 뭐 드리면 좋을까?"
"아, 생신 당일에 내가 약속이 좀 생겨서 선물 미리 드렸어."
"정말? 어제까지도 그런 얘기 없었잖아. 아빠 선물은 뭐 드렸는데?"
"…. 장인어른 좋아하시는 거."
A씨는 친정 아빠 생신에 같이 저녁 먹기로 해 놓고 지금 와서 약속 있다는 남편에게 언짢아졌고 선물을 얼버무리는 것도 의아했다. 남편이 어떤 선물을 드렸을지 궁금해 친정어머니께 전화를 드렸다.
"엄마. 이서방 다녀갔다며? 왜 말도 없이 혼자 갔대? 호호호. 아빠 선물 뭐 주고 갔어요?"
"응. 햄 세트."
유선상으로도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
A씨는 햄 세트라길래 고급 수제햄인가 해서 '무슨 햄?'이냐고 물었다.
어머니 대답은 충격적이었다. "스팸."
그 말을 들은 A씨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아서 전화를 끊고 남편에게 달려갔다.
남편이 장인에게 선물로 내민 햄 세트가 직접 산 게 아니라 회사에서 선물 받아 차에 한동안 싣고 다니던 것임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 부모님이 그렇게 우스워? 난 시댁에 그렇게 정성껏 했는데 우리 아빠 생신으로 겨우 차에 굴러다니던 햄 세트를 드려?"라고 말하는 A씨의 눈에는 눈물이 고였다.
그러자 남편은 태연하게 대답했다.
"그게 왜."
차라리 '비싼 것만 선물이냐', '장인어른 햄 좋아하시잖아' 등 변명이라도 늘어놓았으면 나았으련만 남편은 너무도 당당했다.
A씨는 그 길로 집을 나와 자신의 차를 타고 친정으로 가서 아버지 생신에 한식집 가서 밥 먹고 여름 옷을 사드렸다.
A씨는 "며칠이 지났지만 남편에게서는 전화 한 통 오지 않았다"면서 "아이가 없는 지금 차라리 이런 면을 보게 된 것이 다행인 것 같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 같은 A씨의 사연에 네티즌들은 "50대 남자인데 참 한심한 남편이다. 어지간하면 이혼하라는 소리 안 하는데 '그게 왜?'라는 반응에 나까지 화가 난다", "부모님이 어이없어 하는 표정이 상상 간다. 부모님 사랑한다면 그런 취급 받게 하지 마라", "어떻게 생신 선물로 스팸을. 그것도 남한테 받은 걸", "‘응 햄 세트’ 이 부분 너무 가슴 아프다. 사위랍시고 마음에 안 드는 선물 갖다 줬는데도 밥 먹여 보냈을 것 아닌가", "그럴거면 결혼 왜 했는지 궁금하다. 장인어른 스팸 드리려고 결혼했나?", "너무 화가 나서 남편에게 이 글을 보여줬더니 이혼하고 싶어서 일부러 그러는 게 틀림없다고 한다", "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아내가 예쁘면 친정 말뚝에다가도 절을 한다 했다. 글 쓰신 분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확실히 보여준 것 같다" 등의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혼전문 이인철 법무법인 리 대표변호사는 "예전에는 고부갈등으로 이혼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면 최근에는 남편과 처가와의 갈등 '장서갈등'으로 이혼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부는 평등해야 한다. 시댁에 잘 하는만큼 처가에도 동등하게 잘 해야 한다. 용돈이나 선물도 양가에 비슷하게 해야 갈등이 없다"고 조언했다.
이 변호사는 "시어머니에게 20만원 정도 선물을 해주고 처가에는 1/10정도 밖에 하지 않았으며 햄 세트를 그것도 회사에서 받은 물건을 성의없게 장인어른 선물로 주는 남편의 행동은 스팸메일함에나 보내야 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이어 "이런식으로 계속해서 아내와 처가를 무시하여 혼인생활이 파탄이 된 경우라면 이혼사유가 될 수도 있다. 지금이라도 사과하고 진심을 담은 선물과 마음을 전하는 것이 다시 행복한 결혼생활을 유지하는 현명한 방법이다"라고 덧붙였다. 최강현 부부행복연구원 원장 또한 "부부는 결혼 후 시댁과 친정을 공평하게 처우해야 갈등을 줄일 수 있다"고 말한다.
최 원장은 "이번 경우처럼 남편의 처갓집에 대한 처우(선물.용돈.방문횟수 등)는 아내에게 서운함을 주고 상처로 남는 문제이므로 향후 남편은 가족일정, 행사에서 양가를 공정하게 처우하며 정치력을 동원해 원만한 가정경영을 하길 바란다"고 코치했다.
이어 "아들이나 딸 둘다 효자.효녀가 되고자 하는 마음은 차이가 없다는 것을 기억하라"고 말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누군가에는 고민할 가치가 없다고 느껴지는 소수의 사연들이 사실은 내 가족이나 친구가 겪고 있는 현실 일지 모른다. 다양한 일상 속 천태만상을 통해 우리 이웃들의 오늘을 들여다보자.
A씨는 몇 달 전 시어머니 생신을 맞아 백화점 고급 브랜드 화장품을 사드렸다.
최근 직장을 그만둔 상태라 A씨에게는 부담되는 금액이었지만 남편 대신 잘 챙겨드리고 싶은 마음이 커서 기쁜 마음으로 드리고 식사도 직접 차려드리고 왔다.
A씨 친정아버지 생신이 며칠 남지 않았던 어느 날.
뭘 선물로 드리면 좋을지 퇴근해서 온 의논하려 했는데 남편은 이날따라 늦게 귀가했다.
"어디 갔다 왔어?"
"응 처갓집 가서 밥 얻어먹고 왔어."
"뭐? 왜 혼자서? 뜬금없이. 낼모레 생신 땐 선물은 뭐 드리면 좋을까?"
"아, 생신 당일에 내가 약속이 좀 생겨서 선물 미리 드렸어."
"정말? 어제까지도 그런 얘기 없었잖아. 아빠 선물은 뭐 드렸는데?"
"…. 장인어른 좋아하시는 거."
A씨는 친정 아빠 생신에 같이 저녁 먹기로 해 놓고 지금 와서 약속 있다는 남편에게 언짢아졌고 선물을 얼버무리는 것도 의아했다. 남편이 어떤 선물을 드렸을지 궁금해 친정어머니께 전화를 드렸다.
"엄마. 이서방 다녀갔다며? 왜 말도 없이 혼자 갔대? 호호호. 아빠 선물 뭐 주고 갔어요?"
"응. 햄 세트."
유선상으로도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
A씨는 햄 세트라길래 고급 수제햄인가 해서 '무슨 햄?'이냐고 물었다.
어머니 대답은 충격적이었다. "스팸."
그 말을 들은 A씨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아서 전화를 끊고 남편에게 달려갔다.
남편이 장인에게 선물로 내민 햄 세트가 직접 산 게 아니라 회사에서 선물 받아 차에 한동안 싣고 다니던 것임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 부모님이 그렇게 우스워? 난 시댁에 그렇게 정성껏 했는데 우리 아빠 생신으로 겨우 차에 굴러다니던 햄 세트를 드려?"라고 말하는 A씨의 눈에는 눈물이 고였다.
그러자 남편은 태연하게 대답했다.
"그게 왜."
차라리 '비싼 것만 선물이냐', '장인어른 햄 좋아하시잖아' 등 변명이라도 늘어놓았으면 나았으련만 남편은 너무도 당당했다.
A씨는 그 길로 집을 나와 자신의 차를 타고 친정으로 가서 아버지 생신에 한식집 가서 밥 먹고 여름 옷을 사드렸다.
A씨는 "며칠이 지났지만 남편에게서는 전화 한 통 오지 않았다"면서 "아이가 없는 지금 차라리 이런 면을 보게 된 것이 다행인 것 같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 같은 A씨의 사연에 네티즌들은 "50대 남자인데 참 한심한 남편이다. 어지간하면 이혼하라는 소리 안 하는데 '그게 왜?'라는 반응에 나까지 화가 난다", "부모님이 어이없어 하는 표정이 상상 간다. 부모님 사랑한다면 그런 취급 받게 하지 마라", "어떻게 생신 선물로 스팸을. 그것도 남한테 받은 걸", "‘응 햄 세트’ 이 부분 너무 가슴 아프다. 사위랍시고 마음에 안 드는 선물 갖다 줬는데도 밥 먹여 보냈을 것 아닌가", "그럴거면 결혼 왜 했는지 궁금하다. 장인어른 스팸 드리려고 결혼했나?", "너무 화가 나서 남편에게 이 글을 보여줬더니 이혼하고 싶어서 일부러 그러는 게 틀림없다고 한다", "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아내가 예쁘면 친정 말뚝에다가도 절을 한다 했다. 글 쓰신 분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확실히 보여준 것 같다" 등의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혼전문 이인철 법무법인 리 대표변호사는 "예전에는 고부갈등으로 이혼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면 최근에는 남편과 처가와의 갈등 '장서갈등'으로 이혼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부는 평등해야 한다. 시댁에 잘 하는만큼 처가에도 동등하게 잘 해야 한다. 용돈이나 선물도 양가에 비슷하게 해야 갈등이 없다"고 조언했다.
이 변호사는 "시어머니에게 20만원 정도 선물을 해주고 처가에는 1/10정도 밖에 하지 않았으며 햄 세트를 그것도 회사에서 받은 물건을 성의없게 장인어른 선물로 주는 남편의 행동은 스팸메일함에나 보내야 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이어 "이런식으로 계속해서 아내와 처가를 무시하여 혼인생활이 파탄이 된 경우라면 이혼사유가 될 수도 있다. 지금이라도 사과하고 진심을 담은 선물과 마음을 전하는 것이 다시 행복한 결혼생활을 유지하는 현명한 방법이다"라고 덧붙였다. 최강현 부부행복연구원 원장 또한 "부부는 결혼 후 시댁과 친정을 공평하게 처우해야 갈등을 줄일 수 있다"고 말한다.
최 원장은 "이번 경우처럼 남편의 처갓집에 대한 처우(선물.용돈.방문횟수 등)는 아내에게 서운함을 주고 상처로 남는 문제이므로 향후 남편은 가족일정, 행사에서 양가를 공정하게 처우하며 정치력을 동원해 원만한 가정경영을 하길 바란다"고 코치했다.
이어 "아들이나 딸 둘다 효자.효녀가 되고자 하는 마음은 차이가 없다는 것을 기억하라"고 말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