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오페라단과 한국성악가협회 공동 주최로 지난 3일 열린 제17회 국립오페라단 성악콩쿠르에서 소프라노 박예랑이 대상을 받았다. 국립오페라단 성악콩쿠르는 오페라 가수를 꿈꾸는 예비 성악가의 등용문으로 통한다. 수상자는 국립오페라단 정기공연과 지역순회 오페라 공연 등에 출연할 기회를 얻는다. 하지만 단발성 무대일 뿐 국내 또는 세계 오페라 무대에 서기 위해선 또다시 오디션 경쟁을 뚫어야 한다. 이 때문에 성악가들은 콩쿠르를 두고 ‘인정받는 오페라 가수가 되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자 훈장’이라고 말한다.

[NYIOP 궁금증 풀어보기] 콩쿠르, 1·2등 가리는 경연대회… 오디션은 계약 위한 실기 면접
한국경제신문사와 미국 뉴욕인터내셔널오페라프로젝트(NYIOP·이하 나얍)가 오늘 9월16~19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개최하는 국제 오페라 오디션 ‘나얍 코리아’는 이런 콩쿠르와는 성격이 다르다. 콩쿠르는 통상 서류 접수, 예선, 2차 예선, 본선을 거친다. 참가자는 끊임없이 남을 이기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 오디션에는 이런 경쟁 과정이 없다. 각 오페라극장 캐스팅 감독들이 자신들의 오페라 공연에 필요한 역할과 목소리를 가진 가수를 뽑고 계약할 뿐이다. 성악가와 캐스팅 감독들 간 ‘1대 다수 면접’과 같은 자리라고 이해하면 쉽다.

참가자 평가도 다르다. 콩쿠르는 음악적 완성도, 테크닉, 서정성, 음색과 성량 등을 평가해 1·2·3등 같은 등수를 매긴다. 이에 비해 오디션은 참가자의 우열을 가리지 않는다. 극장들의 기준에 맞는 기량 있는 성악가가 있느냐, 없느냐만 따진다. 부합하는 성악가가 여럿 있다면 여러 명을 캐스팅하기도 한다.

오디션을 통해 최종 계약을 맺지 못하더라도 이들 극장과 지속적으로 연락하고 소통할 길이 열린다. 나얍 측에 따르면 나얍오디션을 통해 계약이 체결되지 않았지만 오랜 시간이 흐른 뒤 극장의 연락을 받고 계약한 사례도 있다. 세계 오페라시장을 움직이는 해외 캐스팅디렉터들과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할 기회인 것이다.

나얍 코리아는 10일부터 오는 25일(오후 2시)까지 홈페이지(www.nyiopkorea.com)에서 온라인 참가신청을 받는다. 30일 1차 서류전형 합격자를 발표하고 다음달 1일께 최종 오디션 참가 신청을 받는다. 현재까지 캐나다의 캐나디안오페라토론토, 밴쿠버오페라, 미국의 뉴욕시티오페라, 팜비치오페라, 스폴레토페스티벌, 홍콩오페라, 중국 푸젠대극장과 서울시오페라단 등 8곳이 참가를 확정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