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가 제조사에 PB 상품 요구하듯… GA "전용상품 만들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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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계 판도 흔드는 GA
(2) 입김 세진 GA
영업 최일선에 GA 설계사
고객이 원하는 상품 잘 알아
"상품 많이 팔아줄테니
수수료 더 달라" 요구하기도
전속 설계사, GA 이직 놓고
보험사와 갈등 심해져
(2) 입김 세진 GA
영업 최일선에 GA 설계사
고객이 원하는 상품 잘 알아
"상품 많이 팔아줄테니
수수료 더 달라" 요구하기도
전속 설계사, GA 이직 놓고
보험사와 갈등 심해져
보험 판매 ‘공룡’으로 떠오른 보험 독립법인대리점(GA)의 입김이 점점 더 세지고 있다. 보험사를 상대로 GA 전용 상품 개발과 판매 수수료 인상은 물론 사무실 임차료 등 각종 경비 지원까지 요구하고 있다. 보험사들이 ‘유통망’을 쥔 GA를 ‘우군’으로 끌어들이는 과정에서 빚어진 일이지만 보험사의 과도한 사업비 지출이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보장 강화된 전용 상품 출시도
지난해부터 GA가 보험사에 고객 니즈를 적극 반영한 전용 상품 개발을 요구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일명 ‘오더메이드’ 보험이다. 설계사 수만 22만 명에 이르는 ‘GA 설계사 군단’이 상품 개발 단계에서부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마트 같은 대형 유통업체가 제조사에 자체상표(PB) 상품 공급을 요구하듯 GA가 보험사에 전용상품 개발을 제안하는 것이다.
롯데손보, 동부생명 등 중소형 보험사들이 적극 응하고 있다. 전속 설계사 조직이 판매하고 있는 상품에 GA 요구를 가미해 보장 내용을 강화한 게 특징이다. 에이플러스에셋은 롯데손보의 치매보장상품인 ‘뉴보장 든든 건강보험’을 비롯해 GA업계에서 가장 많은 ‘주문형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인카금융서비스, 메가 등도 여러 보험사와 자사 전용 상품을 내놨다. 한 중소형 보험사 임원은 “영업일선에서 뛰고 있는 GA 설계사들이 고객의 요구를 가장 잘 알 수 있다는 전제하에 GA 전용 상품을 출시했다”고 말했다. ◆인센티브 500~600%까지 상승
업계에 따르면 보험사들은 최근 GA 소속 설계사와 GA에 월 보험료의 500~600%가량을 인센티브(시책)로 지급한다. 월 보험료 10만원짜리 상품을 판매하면 50만~60만원을 수수료 외 별도 영업수당으로 지급하는 셈이다. 전속 설계사에 비해 2배 이상 많은 인센티브다.
보험사들이 자체적으로 인센티브 경쟁에 불을 붙인 측면도 있지만 GA가 판매 수수료 인상을 보험사에 요구하기도 한다. 한 중소형 보험사 GA담당 임원은 “사내 설계사 수보다 더 많은 설계사를 보유한 GA가 우리 상품을 팔아 줄 테니 수수료를 좀 더 올려달라고 하면 솔깃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보험사 간 판매수수료 경쟁이 심해지면서 금융감독원은 제동을 걸고 나섰다. 금감원은 이달 초부터 메리츠화재와 삼성화재, DB손해보험 3개 손해보험사에 대해 수수료와 시책 등 사업비 집행 내역을 현장검사 중이다.
일부 GA는 보험사에 임차료, 회식 비용 등 각종 경비를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보험사 임원은 “연도대상 시상식에 3억원이 들어가는데, 3000만원 정도만 지원해 줄 수 있는지 의사를 타진해 온 적이 있다”며 “GA 지사장들 회식자리에 불려가 조용히 술값을 계산하고 왔다는 GA담당 팀장 얘기도 들었다”고 말했다.
◆보험업계·GA 간 갈등도 표면화
최근 들어 보험사와 GA 간 갈등이 표면화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GA는 “보험사들이 GA로 옮겨가는 설계사의 해직 처리에 소극적”이라고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생명보험사의 경우 등록에서 위촉까지 최장 17일이 걸리는 데다 제출 서류도 70여 장에 이를 정도로 지나치게 많다고 GA업계는 지적했다. 이직 직원 ‘발목잡기’라는 주장이다. 생보업계는 설계사 위촉 과정에서 ‘먹튀’ 같은 부적격자를 가리기 위해서는 엄격한 심사가 불가피하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직 설계사의 ‘등록코드’ 발급을 놓고서도 신경전이 펼쳐지고 있다. 설계사는 보험사로부터 등록코드를 받아야 보험을 판매한 뒤 이를 입력해 수수료나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 GA업계에서는 보험사가 이직 설계사에 대해 고의로 코드발급을 해주지 않거나 늦게 해준다고 주장하고 있다. 해당 보험사 코드가 없는 설계사는 동료 설계사의 명의로 실적을 등록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보험협회와 GA 이익단체인 한국보험대리점협회는 설계사 관리 업무를 놓고서도 마찰을 보였다. 보험대리점협회는 금감원에 생명·손해보험협회가 주관하고 있는 GA 소속 설계사에 대한 등록·말소 업무의 이관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보험협회는 “설계사를 통합적으로 관리할 때 업무의 효율성이 높아지고 제대로 된 관리가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
◆보장 강화된 전용 상품 출시도
지난해부터 GA가 보험사에 고객 니즈를 적극 반영한 전용 상품 개발을 요구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일명 ‘오더메이드’ 보험이다. 설계사 수만 22만 명에 이르는 ‘GA 설계사 군단’이 상품 개발 단계에서부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마트 같은 대형 유통업체가 제조사에 자체상표(PB) 상품 공급을 요구하듯 GA가 보험사에 전용상품 개발을 제안하는 것이다.
롯데손보, 동부생명 등 중소형 보험사들이 적극 응하고 있다. 전속 설계사 조직이 판매하고 있는 상품에 GA 요구를 가미해 보장 내용을 강화한 게 특징이다. 에이플러스에셋은 롯데손보의 치매보장상품인 ‘뉴보장 든든 건강보험’을 비롯해 GA업계에서 가장 많은 ‘주문형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인카금융서비스, 메가 등도 여러 보험사와 자사 전용 상품을 내놨다. 한 중소형 보험사 임원은 “영업일선에서 뛰고 있는 GA 설계사들이 고객의 요구를 가장 잘 알 수 있다는 전제하에 GA 전용 상품을 출시했다”고 말했다. ◆인센티브 500~600%까지 상승
업계에 따르면 보험사들은 최근 GA 소속 설계사와 GA에 월 보험료의 500~600%가량을 인센티브(시책)로 지급한다. 월 보험료 10만원짜리 상품을 판매하면 50만~60만원을 수수료 외 별도 영업수당으로 지급하는 셈이다. 전속 설계사에 비해 2배 이상 많은 인센티브다.
보험사들이 자체적으로 인센티브 경쟁에 불을 붙인 측면도 있지만 GA가 판매 수수료 인상을 보험사에 요구하기도 한다. 한 중소형 보험사 GA담당 임원은 “사내 설계사 수보다 더 많은 설계사를 보유한 GA가 우리 상품을 팔아 줄 테니 수수료를 좀 더 올려달라고 하면 솔깃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보험사 간 판매수수료 경쟁이 심해지면서 금융감독원은 제동을 걸고 나섰다. 금감원은 이달 초부터 메리츠화재와 삼성화재, DB손해보험 3개 손해보험사에 대해 수수료와 시책 등 사업비 집행 내역을 현장검사 중이다.
일부 GA는 보험사에 임차료, 회식 비용 등 각종 경비를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보험사 임원은 “연도대상 시상식에 3억원이 들어가는데, 3000만원 정도만 지원해 줄 수 있는지 의사를 타진해 온 적이 있다”며 “GA 지사장들 회식자리에 불려가 조용히 술값을 계산하고 왔다는 GA담당 팀장 얘기도 들었다”고 말했다.
◆보험업계·GA 간 갈등도 표면화
최근 들어 보험사와 GA 간 갈등이 표면화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GA는 “보험사들이 GA로 옮겨가는 설계사의 해직 처리에 소극적”이라고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생명보험사의 경우 등록에서 위촉까지 최장 17일이 걸리는 데다 제출 서류도 70여 장에 이를 정도로 지나치게 많다고 GA업계는 지적했다. 이직 직원 ‘발목잡기’라는 주장이다. 생보업계는 설계사 위촉 과정에서 ‘먹튀’ 같은 부적격자를 가리기 위해서는 엄격한 심사가 불가피하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직 설계사의 ‘등록코드’ 발급을 놓고서도 신경전이 펼쳐지고 있다. 설계사는 보험사로부터 등록코드를 받아야 보험을 판매한 뒤 이를 입력해 수수료나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 GA업계에서는 보험사가 이직 설계사에 대해 고의로 코드발급을 해주지 않거나 늦게 해준다고 주장하고 있다. 해당 보험사 코드가 없는 설계사는 동료 설계사의 명의로 실적을 등록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보험협회와 GA 이익단체인 한국보험대리점협회는 설계사 관리 업무를 놓고서도 마찰을 보였다. 보험대리점협회는 금감원에 생명·손해보험협회가 주관하고 있는 GA 소속 설계사에 대한 등록·말소 업무의 이관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보험협회는 “설계사를 통합적으로 관리할 때 업무의 효율성이 높아지고 제대로 된 관리가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