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이 컵에 든 면 간편식 제품인 ‘스파게티 토마토’(사진)를 9일 출시했다. 튀기지 않고 바람에 말린 건면 제품으로 실제 파스타 주재료인 ‘듀럼밀’로 면을 뽑았다.

물만 부으면 스파게티 '뚝딱'… 농심, 면 간편식 시장 도전장
김종준 농심 마케팅팀 상무는 이날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농심이 50여 년간 축적한 독자적인 면과 소스 제조 기술을 집약해 면 간편식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며 “용기에 소스와 물을 붓고 5분만 기다리면 레스토랑에서 먹는 듯한 토마토 스파게티를 즐길 수 있는 제품”이라고 말했다.

파스타 재료인 듀럼밀은 밀가루 중 가장 단단하고 입자가 굵어 면을 익히는 데 시간이 걸린다. 농심은 면 가운데 얇은 구멍을 뚫는 중공면(中空麵) 기술을 활용해 업계 최초로 듀럼밀로 면 간편식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중공면 기술은 2010년 농심이 국내 최초로 개발해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면의 면적을 1.5배 넓혀 빨리 익힐 수 있고, 소스나 국물도 빨리 스며든다.

농심은 또 길이가 긴 스파게티면을 용기에 둘둘 말아 넣기 위해 네스팅 공법을 적용했다. 2008년 둥지냉면 출시 때 개발한 기술로 면이 뽑혀 나오면 뜨거운 바람으로 새 둥지 모양으로 돌려가며 건조시킨다. 토마토 분말 스프에 올리브풍미유를 넣어 갓 조리한 스파게티의 맛과 향을 살렸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농심은 ‘스파게티 토마토’를 개발하면서 중국 전자업체 샤오미를 벤치마킹했다고 밝혔다. 김 상무는 “샤오미의 파괴적 혁신을 보며 고급 메뉴인 파스타를 10~20대 소비자까지 부담 없는 가격에 즐길 수 있도록 상품화했다”며 “기존 간편식은 1인 가구나 주부 등이 주 타깃이었지만 ‘스파게티 토마토’는 개당 1600원의 가격과 차별화된 맛으로 더 넓은 소비층을 겨냥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라면 시장은 가정간편식(HMR) 대중화로 정체 상태다. 하지만 칼로리가 낮은 건면 시장 규모는 지난해 1166억원으로 전년 대비 25.2% 커졌다.

김보라/안효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