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인도 스마트폰 생산량 年 6800만→1억2000만대로
삼성전자가 9일 스마트폰 생산 기준 세계 최대 규모인 인도 노이다공장을 완공했다. 이번에 증설된 노이다공장은 인도 시장은 물론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등 서남아시아 시장을 적극 공략하는 전략기지 역할을 한다. 인도 스마트폰 시장을 두고 1위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 샤오미를 견제한다는 포석도 깔려 있다.

이날 열린 증설 공장 준공식에는 이재용 부회장이 참석했다. 지난 2월 초 뇌물공여 사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난 뒤 사실상 첫 번째 공식 일정이어서 주목받았다.

삼성전자는 1995년 인도법인을 설립하고 이듬해 뉴델리 인근 도시 노이다에 TV, 냉장고 등을 생산하는 공장을 세웠다. 2007년부터는 휴대폰 생산을 시작했고 지난해 6월 스마트폰 생산을 늘리기 위해 노이다공장 확장공사에 착수했다.

6억5000만달러(약 7230억원)를 투자한 공사로 12만1000㎡이던 공장부지가 25만㎡로 두 배가량 넓어졌다. 연간 6800만 대 수준인 노이다공장의 스마트폰 생산량은 2020년 말까지 1억2000만 대로 늘어난다. 생산량 기준 세계 최대 규모 공장이다.

삼성전자는 인도에서 TV 세탁기 냉장고 등을 생산하는 첸나이공장과 연구개발(R&D) 센터 5곳, 디자인센터 1곳도 운영하고 있으며 총 고용인원이 7만 명에 이른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정체된 가운데 인도는 스마트폰업계에 마지막 남은 ‘기회의 땅’이다. 2016년 1억1700만 대이던 인도 스마트폰 시장 규모는 2020년 1억7650만 대로 연평균 10.8% 성장할 전망이다. 이 부회장이 준공식에 참석할 정도로 공을 들이는 이유도 인도시장의 잠재력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인도에서 샤오미와 치열한 1위 다툼을 벌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012년 인도 시장점유율은 35.1%로 1위였지만 지난해 24.3%로 10%포인트 이상 급락했다. 샤오미가 20.3% 점유율을 기록하며 2위로 따라붙었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작년 4분기부터 인도 스마트폰시장에서 샤오미가 삼성전자를 역전했다고 분석했다. 올해 1분기 점유율은 샤오미 31.1%, 삼성전자는 26.2%였다고 조사했다. 애플 역시 작년부터 인도에서 스마트폰을 생산하는 등 글로벌 업체 간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노이다공장 증설을 계기로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등 인도 인근 국가 공략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인도에서 생산하는 스마트폰 대부분은 인도 시장에 공급하지만 노이다공장 생산량이 늘어나면 수출도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인도,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등 서남아시아 국가 경제는 2022년까지 연평균 7~9% 성장할 전망”이라며 “현지 연구소를 통해 소비자 수요에 맞는 특화 기능을 개발해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