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학서 '미투' 잇따라… '봐주기식 처벌'에 항의 여론도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성폭력 피해 고발 운동인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캠페인에 동참해 대학교수 등의 만행을 폭로하는 여성이 중국 내에서도 잇따르고 있다.

10일 홍콩 명보에 따르면 최근 중국 내 한 유명 포털사이트에는 광저우(廣州) 중산대학의 사회·인류학 교수인 장펑(張鵬)의 성추행 사실을 고발하는 글이 올라왔다.

장펑은 중국 교육부가 학문 성취가 뛰어난 학자에게 주는 '창강(長江)학자' 칭호를 받은 유명 학자다.

5명의 피해 여학생은 이 글에서 장펑이 자신들의 머리를 만지고, 어깨에 손을 얹거나 껴안기도 했으며, 심지어 가슴에 머리를 파묻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성추행은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지속해서 이뤄졌으며, 피해 여성 중에는 교수도 있다고 이들은 폭로했다.

이 학생들은 2개월 전에 학교 기율검사위원회에 장펑의 만행을 실명으로 고발했다.

앞서 4월에는 장펑이 학교 강의실에서 여학생을 성폭행한 정황이 포착됐으며, 이 여학생의 부친은 다음날 학교 측에 신고했다.

사태가 커지자 학교 측은 "4월에 이미 장펑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으며, 피해자들 주장이 사실과 다른 측면도 있다"며 장펑에게 기율 위반 공산당원에게 내리는 징계를 내렸다고 밝혔다.

하지만 포털사이트에는 "장펑 교수에 대한 '봐주기식 처벌'에 불과하며, 피해 여학생들에게 또 다른 상처를 줄 뿐이다"라는 글이 올라오는 등 학교 측 처분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최근에는 허난(河南) 창샤(長沙)과기공정학교의 투자자이자 공산당 지부 부서기인 허궈(何國)의 성희롱을 고발하는 글도 올라왔다.

이 글에 따르면 허궈는 부하 여직원을 데리고 신입생 모집 출장을 떠난 지난 8일 밤 웨이신(微信·위챗)을 통해 이 여직원에게 "보고 싶다", "네가 필요해" 등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여직원은 즉시 이 문자 메시지를 공개하고, 허궈의 사과를 요구했다.

허궈는 웨이신에 사과의 글을 올리고, 당국이 조사에 나선다면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올해 1월 베이항(北航)대학의 유명 교수인 천샤오우(陳小武)의 성폭행 사실을 폭로하는 여제자의 글이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올라온 후 중국 내에서는 미투 운동에 동참하는 여성이 잇따르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