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폰도 못 만든 나노 섬유로 생리대 만든 삼성전자 협력업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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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화 설비업체 '톱텍' 개발
통기성 기존의 최대 2만배
통기성 기존의 최대 2만배
“한 달에 커피 한두 잔 가격만 더 내면 최대 2만 배 공기가 잘 통하는 생리대를 쓸 수 있게 됩니다.”
삼성전자 주요 협력사 톱텍의 이재환 회장의 말이다. 톱텍의 자회사 레몬과 일본 신슈대는 지난 9일 일본 나가노현에 있는 신슈대 우에다 캠퍼스 섬유학부 회의실에서 ‘나노섬유 생리대’를 발표했다. 나노섬유 생리대는 기존 생리대의 비닐 위생패드필름(생리대 바닥 부분에 들어가는 샘 방지 필름)을 나노섬유 위생패드필름으로 바꾼 것이다.
나노섬유 개발업체 레몬과 김익수 신슈대 섬유학부 교수는 나노섬유 대량생산에 성공해 제품을 내놓을 수 있었다. “미국 화학업체 듀폰도 도전했다가 실패한 프로젝트”라고 김 교수는 말했다. 레몬은 나노섬유 생리대를 생산·판매하기 위해 국내는 물론 중국 일본 등 해외 생리대 업체와 협의 중이다. 이 회장은 “생리대뿐만 아니라 미세먼지 마스크, 아웃도어 의류, 메디컬 관련 제품 등 활용 분야가 무궁무진하다”고 했다.
나노섬유는 나노미터(㎚·1㎚는 10억 분의 1m) 굵기의 초극세사로 짠 섬유다. 계란 속껍질과 비슷한 구조로 가볍다. 촉감이 좋으며 통기성도 뛰어나다. 이용자들이 생리대를 살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통기성이다. 냄새, 가려움, 염증 등 피부 트러블은 공기가 통하지 않아 발생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레몬이 국내 생리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와 1만 개 시제품을 생산해 체험단에 이용하도록 한 결과 기존 문제점이 획기적으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가 한국 12개, 일본 6개, 중국 7개, 유럽 3개 생리대 브랜드 제품과 비교 실험한 결과 통기성은 최대 2만 배 높았다. 김 교수는 “유럽의 유해물질 관리규제(REACH와 RoHS)도 통과했다”고 강조했다.
2007년 이 회장은 고교 동창인 김 교수를 만나기 위해 신슈대를 찾았다가 나노섬유를 처음 접했다. 김 교수는 “꿈의 섬유라 불리는 나노섬유가 있는데 대량생산을 못하고 있다. 대량생산할 수 있는 장비를 개발하면 대박일 것”이라고 했다. 이 회장은 장비라면 자신 있었다. 김 교수가 기술을 개발할 수 있도록 장비를 지원하고 투자했다.
레몬은 3년 만인 2010년 대량생산 장비 개발에 성공했다. 국내 주요 섬유업체를 초청해 장비를 시연했다. 모두 ‘최고’라고 했지만 사겠다는 업체는 없었다. 용도, 수익성 등의 문제로 상용화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엔지니어들과 머리를 맞댔다. 2차전지 분리막 용도로 재개발하자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3년이 흘렀다. 이번에도 수익성이 맞지 않았다. 2016년 말엔 경북 구미 공장에 불이 났다. 공들여 개발한 장비가 모두 불탔다. 그만 포기하고 싶었다. 작년 초 미국 아웃도어 업체로부터 나노섬유 주문이 들어왔다. 이 회장은 다시 도전하기로 했다. 재건립 중인 공장은 다음달 완공돼 양산에 나설 예정이다.
우에다=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
삼성전자 주요 협력사 톱텍의 이재환 회장의 말이다. 톱텍의 자회사 레몬과 일본 신슈대는 지난 9일 일본 나가노현에 있는 신슈대 우에다 캠퍼스 섬유학부 회의실에서 ‘나노섬유 생리대’를 발표했다. 나노섬유 생리대는 기존 생리대의 비닐 위생패드필름(생리대 바닥 부분에 들어가는 샘 방지 필름)을 나노섬유 위생패드필름으로 바꾼 것이다.
나노섬유 개발업체 레몬과 김익수 신슈대 섬유학부 교수는 나노섬유 대량생산에 성공해 제품을 내놓을 수 있었다. “미국 화학업체 듀폰도 도전했다가 실패한 프로젝트”라고 김 교수는 말했다. 레몬은 나노섬유 생리대를 생산·판매하기 위해 국내는 물론 중국 일본 등 해외 생리대 업체와 협의 중이다. 이 회장은 “생리대뿐만 아니라 미세먼지 마스크, 아웃도어 의류, 메디컬 관련 제품 등 활용 분야가 무궁무진하다”고 했다.
나노섬유는 나노미터(㎚·1㎚는 10억 분의 1m) 굵기의 초극세사로 짠 섬유다. 계란 속껍질과 비슷한 구조로 가볍다. 촉감이 좋으며 통기성도 뛰어나다. 이용자들이 생리대를 살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통기성이다. 냄새, 가려움, 염증 등 피부 트러블은 공기가 통하지 않아 발생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레몬이 국내 생리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와 1만 개 시제품을 생산해 체험단에 이용하도록 한 결과 기존 문제점이 획기적으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가 한국 12개, 일본 6개, 중국 7개, 유럽 3개 생리대 브랜드 제품과 비교 실험한 결과 통기성은 최대 2만 배 높았다. 김 교수는 “유럽의 유해물질 관리규제(REACH와 RoHS)도 통과했다”고 강조했다.
2007년 이 회장은 고교 동창인 김 교수를 만나기 위해 신슈대를 찾았다가 나노섬유를 처음 접했다. 김 교수는 “꿈의 섬유라 불리는 나노섬유가 있는데 대량생산을 못하고 있다. 대량생산할 수 있는 장비를 개발하면 대박일 것”이라고 했다. 이 회장은 장비라면 자신 있었다. 김 교수가 기술을 개발할 수 있도록 장비를 지원하고 투자했다.
레몬은 3년 만인 2010년 대량생산 장비 개발에 성공했다. 국내 주요 섬유업체를 초청해 장비를 시연했다. 모두 ‘최고’라고 했지만 사겠다는 업체는 없었다. 용도, 수익성 등의 문제로 상용화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엔지니어들과 머리를 맞댔다. 2차전지 분리막 용도로 재개발하자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3년이 흘렀다. 이번에도 수익성이 맞지 않았다. 2016년 말엔 경북 구미 공장에 불이 났다. 공들여 개발한 장비가 모두 불탔다. 그만 포기하고 싶었다. 작년 초 미국 아웃도어 업체로부터 나노섬유 주문이 들어왔다. 이 회장은 다시 도전하기로 했다. 재건립 중인 공장은 다음달 완공돼 양산에 나설 예정이다.
우에다=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