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경기 상황에 대한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진단이 조심스러워지고 있다. ‘경기 신중론’이 점차 강해지는 분위기다.

생산·소비지표 등 '뒷걸음질'… '경기 신중론'에 힘 싣는 KDI
KDI는 10일 경제동향 7월호에서 “한국 경제는 수출이 비교적 견실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으나 내수 증가세가 약화되면서 경기 개선 추세는 완만해지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5월 평가 때 ‘완만한 성장세 지속’에서 6월 ‘대체로 완만한 성장세 유지’로 뉘앙스를 조정했다가 7월엔 더 신중해졌다는 분석이다.

KDI는 지난달 수출이 전년 대비 0.1% 감소한 데 대해 “일시적 요인에 주로 기인했다”며 다소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소매판매 증가율과 소비자심리지수가 낮아지고, 서비스업 생산이 정체된 모습을 지속하는 등 소비의 개선 흐름은 완만해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5월 소매판매는 전년 대비 4.6% 느는 데 그쳤으며 소비자심리지수는 5월 107.9에서 6월 105.5로 크게 꺾였다. 5월 서비스업 생산은 전년 대비 2.3% 증가에 불과했다.

투자 부문은 더 어둡게 봤다. 설비투자가 기계류를 중심으로 감소(5월 -4.1%) 전환하고, 건설투자도 0%대 증가율을 보였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생산 측면의 전반적인 개선 추세는 더 완만해지고, 취업자 수 증가폭이 전월에 이어 낮은 수준을 지속했다는 게 KDI의 분석이다.

지난해 30만 명 안팎을 유지했던 월별 취업자 수 증가폭은 올해 2월부터 3개월 연속 10만 명대로 떨어진 뒤 5월엔 7만2000명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