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는 폰' 투명 PI필름 강자… 코오롱·SKC, 본격 수주 경쟁
국내 화학소재 회사들이 휘거나 접을 수 있는 디스플레이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정체된 시장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화면을 접었다 펼 수 있는 ‘폴더블 폰’ 개발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필수로 들어가는 소재가 화면 커버로 쓰이는 투명 폴리이미드(PI)필름(사진)이다. 투명 PI필름 생산 기술은 코오롱인더스트리, SKC, 일본 스미토모화학 등 3개사만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선 삼성전자와 화웨이 등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폴더블 폰을 내놓기 시작하면 투명 PI필름 제조사들의 수주 경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세계 최초로 투명 PI필름 양산에 성공한 기업이다. 국내 관련 특허의 80%인 104건, 해외 특허 200건을 갖고 있다. 2016년 900억원을 투자해 올해 경북 구미에 양산 설비를 구축했다. 생산 규모는 연간 100만㎡로 7인치(17.78㎝) 크기 스마트폰을 2000만~3000만 개가량 생산할 수 있는 분량이다. 회사 관계자는 “스마트폰 개발사에 테스트용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며 “제품을 공급할 준비를 마친 상태”라고 설명했다.

지난 6월부터 충북 진천에 연간 250만㎡ 규모의 생산 시설을 짓고 있는 SKC는 내년 10월부터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베이스필름 생산부터 고경도 코팅까지 모든 작업을 한곳에서 끝낼 수 있어 고객사 요구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투명 PI필름은 강화유리보다 가볍고 충격에 강해 기존 스마트폰이나 TV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커버로 쓸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시장 규모가 2019년 3억4400만 대에서 2023년에는 5억6000만 대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권가에서는 투명 PI필름이 기존 제품군까지 완전히 대체할 경우 최대 10조원가량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