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상임위원장도 나눠먹기 답습하는 국회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박종필 정치부 기자 jp@hankyung.com
![[취재수첩] 상임위원장도 나눠먹기 답습하는 국회](https://img.hankyung.com/photo/201807/07.14485933.1.jpg)
11일 국회 부의장을 노리고 있는 어느 한 의원실 관계자 입에서 나온 말이다. 같은 당내 부의장 자리를 놓고 경합하는 라이벌 의원을 겨냥한 발언이다. 의원들을 대상으로 경선을 벌여 투표에 부친다 해도 자신들이 이기게 돼 있으니 헛수고하지 말라는 투다.
여야 협상 결과 국회의장은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부의장 두 자리는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에서 한 명씩 추천권을 갖기로 했다. 상임위원장 자리도 협상 결과에 따라 배분받은 정당에서 추천한다.
상임위원장에 나설 수 있는 권한은 다선 의원들에게만 있다는 게 국회의 공공연한 관례다. 상임위원장 자리를 정당별로 전리품처럼 나눠 갖고, 배분받은 자리를 다시 ‘선수(選數)’에 따라 배분하는 분위기 속에서는 해당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춘 위원장이 나오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상임위원장으로 선수가 같은 후보가 경합할 때도 우선적으로 고려되는 기준은 전문성보다는 연륜과 나이다.
현재 각 당이 잠정적으로 조율을 거친 상임위원장 최종 후보군을 보면 재선급 이하는 없다. 대체로 전반기에 상임위원장을 해 보지 못한 중진의원들이 대기순번을 받아 기다리고 있다. 우리 국회법 어디에도 상임위원장은 3선 의원 이상만 가능하다는 조항은 없다. 정해진 국회 의사 일정을 밥 먹듯이 어기는 정치권이 이 관례만큼은 불문율처럼 철저히 지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