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맞불관세 나흘 만에… 트럼프, 중국산 수입액 절반에 '관세 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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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국 치닫는 美·中 통상전쟁
美·中, 출구 안 보이는 '관세전쟁'…세계 경제 '패닉'
개사료부터 희토류 광물까지 6000여개 품목 대상
美 "中이 미국 미래 위협"…中 "WTO에 즉각 제소"
"상품 가격 오를 것" 미국 내 반대 여론도 커져
美·中, 출구 안 보이는 '관세전쟁'…세계 경제 '패닉'
개사료부터 희토류 광물까지 6000여개 품목 대상
美 "中이 미국 미래 위협"…中 "WTO에 즉각 제소"
"상품 가격 오를 것" 미국 내 반대 여론도 커져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세계 경제를 놓고 브레이크 없는 ‘치킨게임’을 벌인다는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미·중이 지난 6일 500억달러어치의 상대방 제품에 치고받기 식으로 25% 관세를 부과한 지 나흘 만인 10일 미국은 추가로 2000억달러(약 224조원) 규모의 관세 부과 방침을 밝혔다. 중국 정부도 즉각 “보복할 수밖에 없다”고 맞섰다. 세계 1, 2위 경제대국 간 무역전쟁이 전면전으로 확대되면서 세계 경제는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에 빠졌다.
◆미국, 中수입액 절반에 고율 관세
미국의 이날 발표는 예고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수차례 ‘중국이 보복하면 2000억달러어치 중국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지난 5일에도 “(500억달러 외에) 추가로 2000억달러어치가 있고 3000억달러어치가 더 있다”고 압박했다.
시장을 놀라게 한 건 전격적으로 이뤄진 관세 부과 속도다. 미국은 중국과 서로 500억달러씩 관세를 주고받은 지 나흘 만에 ‘2000억달러 관세 부과’ 카드를 꺼냈다. 중국 정부도 이렇게 빨리 후속 조치가 나올지 예상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지금까지 공식화한 대중(對中) 관세 대상은 2500억달러어치(1차 500억달러+2차 2000억달러)다. 지난해 미국 대중 수입액(5050억달러)의 절반이다. 중국이 반격에 나서면 미국은 중국 수입품 전체에 관세를 물릴 가능성이 있다.
관세 부과 대상도 대폭 늘렸다. 지난번 500억달러 관세 리스트의 핵심은 항공부품과 반도체장비 등 첨단기술 제품이었다. 중국 정부의 첨단산업 육성책인 ‘중국제조2025’를 겨냥했다. 이번 2000억달러 관세 리스트엔 첨단기술 제품 외에 TV부품, 냉장고, 진공청소기, 고등어, 개 사료, 야구글러브, 자전거, 화장지 등 소비재와 희토류 같은 원자재까지 포함됐다. 미 정부가 소비자 피해를 감수하면서까지 무역전쟁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중국은 미국이 2000억달러 관세 부과를 발표한 지 4시간 만에 “국가의 핵심 이익과 인민의 근본 이익을 수호하기 위해 필요한 보복을 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중국은 대미국 수입액이 1300억달러에 불과해 인허가 지연 등 비관세 장벽을 동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전쟁을 넘어선 패권전쟁 양상
당장 이번 통상전쟁의 출구를 찾기는 쉽지 않다. 무역전쟁의 표면적 원인은 중국의 막대한 대미 무역흑자(지난해 3750억달러)지만 이면에는 중국의 불공정 무역관행, 미·중 패권전쟁 등 복잡한 원인이 뒤섞여 있기 때문이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날 “1년간 인내심을 갖고 불공정 행위를 중단하고 진정한 시장경쟁을 하라고 촉구했지만 중국은 태도를 바꾸지 않아 미국 경제의 미래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어 가시적 성과 없이는 ‘회군’할 가능성이 낮다.
중국도 ‘출구 찾기’가 만만치 않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개헌까지 해가며 장기집권 기반을 다진 상황에서 미국의 통상압력에 굴복하면 리더십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 1980년대 일본은 미국에 안보를 의존했기 때문에 미국과의 경제전쟁에서 순순히 물러선 데 비해 중국은 그럴 이유도 별로 없다.
트럼프 행정부가 진짜 원하는 게 뭔지 불분명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마틴 펠드스타인 전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전쟁의 목적을 정확히 밝힌 적이 없다”고 꼬집었다. 류허 부총리가 올해 두 차례 미국을 방문하면서 미국이 뭘 원하는지 몰라 난감해했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미·중 무역전쟁에 대한 미국 내 반발여론도 커지고 있다. 미국 상공회의소는 이날 “2000억달러어치 물건에 세금이 붙으면 미국 가정, 농부, 노동자들이 일상에서 소비하는 물품 가격이 인상된다”고 지적했다.
주용석 기자/오춘호 선임기자 hohoboy@hankyung.com
미·중이 지난 6일 500억달러어치의 상대방 제품에 치고받기 식으로 25% 관세를 부과한 지 나흘 만인 10일 미국은 추가로 2000억달러(약 224조원) 규모의 관세 부과 방침을 밝혔다. 중국 정부도 즉각 “보복할 수밖에 없다”고 맞섰다. 세계 1, 2위 경제대국 간 무역전쟁이 전면전으로 확대되면서 세계 경제는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에 빠졌다.
◆미국, 中수입액 절반에 고율 관세
미국의 이날 발표는 예고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수차례 ‘중국이 보복하면 2000억달러어치 중국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지난 5일에도 “(500억달러 외에) 추가로 2000억달러어치가 있고 3000억달러어치가 더 있다”고 압박했다.
시장을 놀라게 한 건 전격적으로 이뤄진 관세 부과 속도다. 미국은 중국과 서로 500억달러씩 관세를 주고받은 지 나흘 만에 ‘2000억달러 관세 부과’ 카드를 꺼냈다. 중국 정부도 이렇게 빨리 후속 조치가 나올지 예상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지금까지 공식화한 대중(對中) 관세 대상은 2500억달러어치(1차 500억달러+2차 2000억달러)다. 지난해 미국 대중 수입액(5050억달러)의 절반이다. 중국이 반격에 나서면 미국은 중국 수입품 전체에 관세를 물릴 가능성이 있다.
관세 부과 대상도 대폭 늘렸다. 지난번 500억달러 관세 리스트의 핵심은 항공부품과 반도체장비 등 첨단기술 제품이었다. 중국 정부의 첨단산업 육성책인 ‘중국제조2025’를 겨냥했다. 이번 2000억달러 관세 리스트엔 첨단기술 제품 외에 TV부품, 냉장고, 진공청소기, 고등어, 개 사료, 야구글러브, 자전거, 화장지 등 소비재와 희토류 같은 원자재까지 포함됐다. 미 정부가 소비자 피해를 감수하면서까지 무역전쟁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중국은 미국이 2000억달러 관세 부과를 발표한 지 4시간 만에 “국가의 핵심 이익과 인민의 근본 이익을 수호하기 위해 필요한 보복을 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중국은 대미국 수입액이 1300억달러에 불과해 인허가 지연 등 비관세 장벽을 동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전쟁을 넘어선 패권전쟁 양상
당장 이번 통상전쟁의 출구를 찾기는 쉽지 않다. 무역전쟁의 표면적 원인은 중국의 막대한 대미 무역흑자(지난해 3750억달러)지만 이면에는 중국의 불공정 무역관행, 미·중 패권전쟁 등 복잡한 원인이 뒤섞여 있기 때문이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날 “1년간 인내심을 갖고 불공정 행위를 중단하고 진정한 시장경쟁을 하라고 촉구했지만 중국은 태도를 바꾸지 않아 미국 경제의 미래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어 가시적 성과 없이는 ‘회군’할 가능성이 낮다.
중국도 ‘출구 찾기’가 만만치 않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개헌까지 해가며 장기집권 기반을 다진 상황에서 미국의 통상압력에 굴복하면 리더십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 1980년대 일본은 미국에 안보를 의존했기 때문에 미국과의 경제전쟁에서 순순히 물러선 데 비해 중국은 그럴 이유도 별로 없다.
트럼프 행정부가 진짜 원하는 게 뭔지 불분명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마틴 펠드스타인 전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전쟁의 목적을 정확히 밝힌 적이 없다”고 꼬집었다. 류허 부총리가 올해 두 차례 미국을 방문하면서 미국이 뭘 원하는지 몰라 난감해했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미·중 무역전쟁에 대한 미국 내 반발여론도 커지고 있다. 미국 상공회의소는 이날 “2000억달러어치 물건에 세금이 붙으면 미국 가정, 농부, 노동자들이 일상에서 소비하는 물품 가격이 인상된다”고 지적했다.
주용석 기자/오춘호 선임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