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과 연관된 돈 얘기… 짧은 영상에 담은 '착한 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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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신한은행 29초영화제 시상식
신한은행·한경 공동 주최
신한은행·한경 공동 주최
남학생이 계단에 앉아 책을 보고 있다. 트레이닝복을 입은 험상궂게 생긴 사내가 갑자기 학생 앞에 나타나 인상을 쓰며 말을 건다. “야, 너 돈 있냐?” 겁에 질린 학생은 “아뇨”라고 답하지만 사내는 재차 “거짓말하지 말고”라며 채근한다. 흡사 학생에게 돈을 뜯어내기 위해 시비를 거는 건달의 모습이다. 사내는 인상을 더욱 구기며 “진짜 없냐고!!”라며 소리를 지른다. “진짜 없다”는 학생의 말에 사내는 1만원짜리 지폐 한 장을 꺼내 학생에게 건넨다. 사내가 “밥 먹으면서 공부해”라고 얘기하자 학생은 평소 궁금했던 사람을 만났다는 듯 “우리 동네 히어로? 고마워요”라고 답한다. 당장 배가 고픈 학생에게 1만원짜리 지폐 한 장은 지구를 구하는 어떤 영웅보다 위대하게 다가온다.
김정원 감독이 ‘제4회 신한은행 29초영화제’에 출품한 영상 ‘돈은 나에게 hero(영웅)다’이다. 이 작품은 11일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사 다산홀에서 열린 영화제 시상식에서 일반부 대상을 받았다. 이 시대 젊은이들은 아르바이트와 학교 공부에 취업 준비까지 바쁘게 살아간다. 이들에게 TV나 영화 속 세상을 구하는 영웅은 그저 남의 이야기일 뿐이다. 배고플 때 따뜻한 밥 한 그릇, 목마를 땐 시원한 냉커피 한 잔 살 수 있는 작은 지폐 한 장이 이들의 진짜 ‘영웅’일지도 모른다. 영상은 돈이라는 작은 종이 한 장이 젊은 세대의 가슴에 전해주는 소중함을 짧은 시간 동안 극적인 반전을 통해 표현했다.
신한은행과 한국경제신문사가 공동 주최한 이번 영화제의 주제는 ‘돈은 나에게 ( )이다’ ‘나는 내일을 위해 ( )한다’ 등 두 가지였다. 특히 ‘나는 내일을 위해 ( )한다’는 신한은행의 슬로건인 ‘Be the Next(다음을 위해)’에서 파생해 만들었다.
신한은행 29초영화제는 2015년부터 올해까지 4년 연속 개최되며 금융권 대표 영화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 5월24일부터 6월26일까지 이뤄진 공모엔 일반부 493개, 청소년부 476개 등 총 969개 작품이 접수됐다. 그동안 열린 신한은행 29초영화제 중 최다 출품 기록이다. 지난해 727개 작품이 역대 최다 기록이었다. 이 가운데 15개 작품이 수상작으로 선정돼 64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딱딱하게 여겨지는 ‘금융’을 우리 일상과 연관지어 돈과 사람 이야기로 풀어내면 이야기가 재밌어질 것이란 점이 대거 출품의 요인으로 꼽힌다.
청소년부 대상은 ‘나는 내일을 위해 오늘도 배운다’를 출품한 강원애니고의 신동재·김재석 감독이 차지했다. 한 나이 지긋한 남자 교사는 아침마다 운동하고 아무도 보지 않는 화단에 물을 준다. 학생의 사소한 질문에도 열변을 토하며 답을 해준다. 종종 밤을 새워 공부하기 일쑤다. 그렇게 열심히 사는 이유는 무엇일까. 교사는 “오늘의 내 노력이 나만이 아니라 학생들과 그 주변의 내일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기 때문”이라고 독백한다.
일반부 최우수상은 ‘짐 싸!’를 제작한 정유진 감독에게 돌아갔다. 어느 날 갑자기 엄마 아빠를 향해 “짐 싸!”라고 소리치는 딸. 자신이 모은 여행 적금이 만기가 돼 부모님과 함께 꿈에만 그리던 홍콩으로 떠난다. 화려하고 재미있던 여행을 아쉬워하는 딸을 향해 이번엔 아빠가 “짐 싸!”라고 외친다. “이번엔 어디로?”라고 묻는 딸을 향해 아빠는 빙그레 웃으며 “이사 가자! 청약한 주택에 당첨됐다”고 기뻐한다.
청소년부 최우수상은 ‘돈은 나에게 이어가는 사랑이다’를 출품한 강원애니고의 이수완 감독이 받았다. 어린 시절엔 500원 하나로도 행복했던 아이가 철부지 사춘기 시절엔 5만원을 받아도 적다며 툴툴거린다. 하지만 그 아이는 일방적으로 받기만 했던 돈을 무한한 사랑으로 베풀어준 부모님을 향해 다시 되돌려주는 어른으로 성장한다. 그러면서 말한다. “돈은 나에게 이어가는 사랑이다.”
이날 시상식에는 신한은행 위성호 행장, 김성우 부행장과 김기웅 한국경제신문 사장, 배우 이준혁 씨, 수상자와 가족 등 1000여 명이 참석했다. 일반부 대상 1000만원 등 총 3000만원의 상금이 수상자들에게 돌아갔다. 서바이벌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인 ‘프로듀스101’ 출신 정채연이 멤버로 있는 9인조 인기 걸그룹 다이아의 축하 공연으로 시상식 열기는 더욱 뜨거웠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김정원 감독이 ‘제4회 신한은행 29초영화제’에 출품한 영상 ‘돈은 나에게 hero(영웅)다’이다. 이 작품은 11일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사 다산홀에서 열린 영화제 시상식에서 일반부 대상을 받았다. 이 시대 젊은이들은 아르바이트와 학교 공부에 취업 준비까지 바쁘게 살아간다. 이들에게 TV나 영화 속 세상을 구하는 영웅은 그저 남의 이야기일 뿐이다. 배고플 때 따뜻한 밥 한 그릇, 목마를 땐 시원한 냉커피 한 잔 살 수 있는 작은 지폐 한 장이 이들의 진짜 ‘영웅’일지도 모른다. 영상은 돈이라는 작은 종이 한 장이 젊은 세대의 가슴에 전해주는 소중함을 짧은 시간 동안 극적인 반전을 통해 표현했다.
신한은행과 한국경제신문사가 공동 주최한 이번 영화제의 주제는 ‘돈은 나에게 ( )이다’ ‘나는 내일을 위해 ( )한다’ 등 두 가지였다. 특히 ‘나는 내일을 위해 ( )한다’는 신한은행의 슬로건인 ‘Be the Next(다음을 위해)’에서 파생해 만들었다.
신한은행 29초영화제는 2015년부터 올해까지 4년 연속 개최되며 금융권 대표 영화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 5월24일부터 6월26일까지 이뤄진 공모엔 일반부 493개, 청소년부 476개 등 총 969개 작품이 접수됐다. 그동안 열린 신한은행 29초영화제 중 최다 출품 기록이다. 지난해 727개 작품이 역대 최다 기록이었다. 이 가운데 15개 작품이 수상작으로 선정돼 64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딱딱하게 여겨지는 ‘금융’을 우리 일상과 연관지어 돈과 사람 이야기로 풀어내면 이야기가 재밌어질 것이란 점이 대거 출품의 요인으로 꼽힌다.
청소년부 대상은 ‘나는 내일을 위해 오늘도 배운다’를 출품한 강원애니고의 신동재·김재석 감독이 차지했다. 한 나이 지긋한 남자 교사는 아침마다 운동하고 아무도 보지 않는 화단에 물을 준다. 학생의 사소한 질문에도 열변을 토하며 답을 해준다. 종종 밤을 새워 공부하기 일쑤다. 그렇게 열심히 사는 이유는 무엇일까. 교사는 “오늘의 내 노력이 나만이 아니라 학생들과 그 주변의 내일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기 때문”이라고 독백한다.
일반부 최우수상은 ‘짐 싸!’를 제작한 정유진 감독에게 돌아갔다. 어느 날 갑자기 엄마 아빠를 향해 “짐 싸!”라고 소리치는 딸. 자신이 모은 여행 적금이 만기가 돼 부모님과 함께 꿈에만 그리던 홍콩으로 떠난다. 화려하고 재미있던 여행을 아쉬워하는 딸을 향해 이번엔 아빠가 “짐 싸!”라고 외친다. “이번엔 어디로?”라고 묻는 딸을 향해 아빠는 빙그레 웃으며 “이사 가자! 청약한 주택에 당첨됐다”고 기뻐한다.
청소년부 최우수상은 ‘돈은 나에게 이어가는 사랑이다’를 출품한 강원애니고의 이수완 감독이 받았다. 어린 시절엔 500원 하나로도 행복했던 아이가 철부지 사춘기 시절엔 5만원을 받아도 적다며 툴툴거린다. 하지만 그 아이는 일방적으로 받기만 했던 돈을 무한한 사랑으로 베풀어준 부모님을 향해 다시 되돌려주는 어른으로 성장한다. 그러면서 말한다. “돈은 나에게 이어가는 사랑이다.”
이날 시상식에는 신한은행 위성호 행장, 김성우 부행장과 김기웅 한국경제신문 사장, 배우 이준혁 씨, 수상자와 가족 등 1000여 명이 참석했다. 일반부 대상 1000만원 등 총 3000만원의 상금이 수상자들에게 돌아갔다. 서바이벌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인 ‘프로듀스101’ 출신 정채연이 멤버로 있는 9인조 인기 걸그룹 다이아의 축하 공연으로 시상식 열기는 더욱 뜨거웠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