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장 대여 서비스 확산되는 일본
일본에서 젊은 일반 직장인을 대상으로 양복 정장을 대여하는 서비스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소유’에서 ‘이용’으로 젊은 층의 소비 무게중심이 이동하는 가운데 과거 렌털 서비스가 활성화되기 어렵다고 여겨졌던 일상 의복 분야까지 대여 문화가 빠른 속도로 퍼져 나가는 분위기 입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최근 일본에서 월정액 의류 렌탈 서비스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의류기업 레나운은 월 4800~9800엔(약 5만~10만원)에 정장을 빌려 입는 사업에 진출키로 했습니다. 6개월간의 계약 기간 동안 여름정장과 가을·겨울정장을 각각 2벌씩, 총 4벌을 이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계절마다 정가 6만 엔(약 60만원)대 새 양복이 회원에게 보낸다는 설명입니다. 다 입은 뒤 반송된 정장은 회사 측이 세탁 및 보관을 책임지는 구조입니다. 정장의 세탁이나 수선비를 줄일 수 있고, 거주 공간이 비좁은 일본의 특성을 고려할 때 의복 보관공간을 절약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정장과 셔츠, 넥타이 코디 제안 서비스도 준비한다는 소식입니다. 회사 측은 3000명 이상 회원을 확보하면 흑자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신사복 전문 업체 아오키도 지난 4월부터 비즈니스웨어 렌털 서비스 시작했습니다. 월 7800엔(약 8만원)에 정장과 셔츠, 넥타이 세트를 대여해 입는 것이 가능합니다.

이와 함께 백화점 체인인 미쓰코시이세탄도 젊은 여성층 겨냥한 고가 드레스 대여 서비스를 8월에 시작키로 했습니다. 결혼식 등 모임에 입고 갈 고급 브랜드 옷을 대여한다고 합니다.

일본에서 이처럼 정장 대여가 확산되는 것은 젊은 층의 소비 패턴이 변했기 때문입니다. 일본 젊은 직장인 사이에서 캐주얼화가 진행되면서 수만엔(수십만 원)을 호가하는 정장을 구입하는데 심리적 저항이 만만치 않다고 합니다. 이에 따라 대여 서비스로 정장 업체들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공유’와 ‘대여’서비스의 확산 범위와 그 기세가 예사롭지 않다는 느낌입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