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마다 이용하는 고속철도(KTX)가 2025년께 더 보편화된다. KTX·SRT(수서발고속철도) 등 고속철도 정차역이 현재 51개에서 10여 개 더 늘어나서다. 강원, 경상, 충청에도 서울을 오가는 고속철이 개통한다. 전국은 2시간 생활권으로 거듭난다. 이에 고속철 역 주변이 새로운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KTX 출발역이 없는 인천과 경기 수원에서 2024년 KTX를 탈 수 있게 된다. 수원발 KTX 직결사업은 경부선 서정리역과 SRT 지제역 사이 9.45㎞ 구간을 잇는 사업이다. 수원발 KTX 노선이 완공되면 당초 68분 걸리던 수원~대전 간 이동시간이 45분으로 줄어든다. 광주 송정역까지도 195분에서 83분으로 단축된다.
철길 따라 열리는 '부동산 투자의 길'… 주목받는 신설 고속철도 인근 지역
인천발 KTX 직결사업은 수인선 송도역부터 경기 화성 봉담읍 내리 경부고속철도 본선까지 KTX가 운행할 수 있도록 철로를 연결한다. 수인선 송도역과 어천역, 안산선 초지역에 KTX가 정차한다. 개통 후 인천에서 부산까지 2시간40분, 광주까지 1시간55분 만에 닿는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고속철 이용에 어려움을 겪던 강원, 경상지역 외에 수도권 남부와 인천 지역 주민도 주요 도심을 쉽게 오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RT도 전국을 잇는다. 첫걸음은 수서~광주선(강남구 수서역~광주시 경기광주역) 건설이다. 이 노선이 개통되면 강원 경북 등의 구석구석까지 SRT가 오가는 토대가 마련된다. 개통 뒤 우선 판교~여주선(2016년 개통)과 맞닿는다. 이어 지금은 단절 구간인 여주~원주선(2023년 개통)과 만난다. 2023년까지 경기 여주역과 강원 서원주역 사이 21.9㎞를 잇는다는 계획이다. 이후 여주~원주선 종착역인 원주(서원주역)에서는 경강선(인천~강릉), 중앙선(청량리~부산)과 연결된다.

원주~강릉 구간은 이미 지난해 12월 KTX 운행을 시작했다. KTX 강릉선이다. 강릉에서 출발해 서원주역에서 중앙선을 타고 양평~상봉~청량리~서울역을 지나는 노선이다. 서울에서 강릉까지 222.7㎞ 거리를 1시간58분 만에 도착한다. KTX 개통 후 강릉 지역은 활력이 되살아났다. 개통 한 달 동안 34만 명을 실어 날랐다. 강릉시에 따르면 강릉 대표 관광지 오죽헌은 KTX 개통 전 두 달 동안 하루평균 2050명이 방문했으나 개통 후엔 하루평균 3194명이 오갔다. 전통시장 방문객도 30% 넘게 늘면서 매출이 20% 증가했다.

국토 동서를 가르는 경강선은 여주~원주를 비롯해 월곶~판교(경기 시흥시 월곶역~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역) 구간이 단절돼 있다. 판교~여주, 원주~강릉 구간은 각각 2016년 4월과 2017년 12월 개통했다. 월곶~판교선은 2021년 착공이 목표다. 개통 뒤엔 인천에서 강릉까지 2시간대에 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시흥·광명·안양시 등 수도권 서남권을 최대 수혜지역으로 꼽는다. 이들 지역은 수도권에서 비교적 철도 교통이 열악한 지역으로 꼽힌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철도 건설은 긴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구체적인 계획에 따라 접근해야 한다”며 “기존 교통망이 열악한 지역일수록 역 개통 호재는 더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