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강판 등 '월드 프리미엄' 제품 늘리고… 전기車 소재로 '신성장동력' 발굴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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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 포스코
철강 경쟁력 업그레이드
용광로 신공법 '파이넥스'
2007년 세계 최초 개발
올 5월 2공장 가동
1200t 쇳물 생산 성공
종합소재 기업 목표
차량 경량화 앞당기는
'기가스틸' 판매량 급증
모터코어·전기차 배터리 소재
전기차 충전 플랫폼도 공략
철강 경쟁력 업그레이드
용광로 신공법 '파이넥스'
2007년 세계 최초 개발
올 5월 2공장 가동
1200t 쇳물 생산 성공
종합소재 기업 목표
차량 경량화 앞당기는
'기가스틸' 판매량 급증
모터코어·전기차 배터리 소재
전기차 충전 플랫폼도 공략
유럽과 중국, 일본 철강사들이 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을 키우고 있다. 포스코는 방향을 다르게 잡았다. 대규모 투자나 무리한 M&A보다 생산 기술과 제품의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나간다는 전략이다. 포스코는 대표적인 혁신 제품인 월드프리미엄(WP)을 앞세워 자동차 강판과 건설 및 조선용 후판시장을 주도한다는 방침이다. 포스코는 리튬이온 배터리 소재와 모터코어 등 전기차 핵심 부품을 생산하는 계열사들과 함께 미래 자동차 시장도 선도하고 있다. 세계 최초로 개발한 파이넥스 공법을 통해 철강 본연의 경쟁력도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월드 프리미엄 제품 승부수
포스코의 지난해 조강(粗鋼·쇳물) 생산량은 4219만t(2016년 기준)으로 세계 5위다. 포스코는 월드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를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철강경쟁력을 유지하겠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WP는 포스코가 세계 최초로 개발해 상용화한 ‘월드 퍼스트(WF) 제품’과 세계 수준의 기술력을 갖춘 ‘월드 베스트(WB) 제품’, 고객 선호도와 영업이익률이 모두 높은 ‘월드 모스트(WM) 제품’을 합친 개념이다.
월드프리미엄 제품의 대표주자는 자동차 강판이다. 포스코는 2000년대 이후 자동차 강판 생산량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포스코는 글로벌 ‘톱15’ 자동차 업체에 모두 자동차 강판을 공급하고 있다. 트윕강은 포스코의 기술력을 대표하는 최첨단 강재다. 철강재는 강도가 높으면 변형이 쉽지 않은데 트윕강은 강도와 성형성(변형 가능한 정도)을 함께 높인 획기적인 제품으로 자동차용 강판에 두루 쓰인다. 트윕강은 포스코가 2003년부터 연구를 시작해 원천 기술을 확보하고 2010년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다. 면적 ㎟당 100㎏ 하중을 견디면서도 같은 강도를 지닌 강재보다 성형성은 세 배 높다. 충격 흡수력이 탁월해 주로 자동차의 앞뒤 부분인 범퍼빔 등에 적용된다. 인도네시아 고가 고속도로 건설 프로젝트에 적용된 후판과 액화천연가스(LNG)선의 연료탱크에 적용된 고망간강(망간 함유량이 많은 철강) 등도 대표적인 월드프리미엄 제품으로 꼽힌다. 전기車에 올라탄 포스코
종합소재 기업을 목표로 내건 포스코는 전기차에서 신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전기차용 강판(포스코)부터 모터코어(포스코대우), 전기차 배터리 소재(포스코·포스코켐텍·포스코ESM), 전기차 충전 플랫폼(포스코ICT)까지 전기차를 구성하는 필수 소재를 모두 공급할 능력을 갖춘다는 목표다.
포스코가 전기차 보급 확대에 따른 차량 경량화 추세를 겨냥해 개발한 ‘기가스틸’ 판매량은 2016년 25만t, 지난해 약 30만t 등 최근 2년 새 연평균 20%의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가스틸은 ㎟당 100㎏ 이상의 하중을 견딜 수 있는 차세대 강판이다. 무게 1t가량의 준중형차 1500대를 가로 10㎝, 세로 15㎝의 손바닥만 한 크기 기가스틸에 올려놔도 견딜 정도다. 충격에 버티는 힘을 나타내는 인장강도가 1기가파스칼에 가까워 기가스틸로 이름 붙였다. 기가스틸을 자동차 소재로 적용하면 알루미늄 등 대체 소재보다 경제적이다. 가공성도 우수해 더 복잡한 형상의 제품도 만들 수 있다.
포스코의 다른 계열사들도 미래차 시대를 선도할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포스코대우는 전기차 모터 핵심인 모터코어를 공급한다. 전기차 핵심 부품인 배터리 분야도 적극 공략하고 있다. 포스코ESM은 양극재를 생산·공급하고 있다. 전기차용 배터리는 양극재와 음극재, 분리막 등으로 구성돼 있다. 양극재는 리튬을 기본 원료로 니켈 코발트 망간 알루미늄 등을 섞어 제조한다. 통상 니켈 함량이 60% 이상이면 고용량 양극재로 분류한다. 포스코ESM의 양극재는 니켈 함유량이 80%를 웃돈다. 포스코켐텍은 1만6000t 규모의 음극재 생산능력을 확보했다. 연말까지 8000t을 추가 증설하는 등 2020년까지 음극재 시장점유율 30%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포스코강판은 포스코의 기가스틸에 알루미늄 도금으로 내식성과 기가급 강성을 동시에 확보한 알루미늄 도금 고온프레스 성형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포스코ICT는 전기차 충전인프라 분야 국내 최대 사업자다. 전국 100여 개 이마트 매장을 비롯해 호텔, 영화관, 아울렛 등 주요 거점에 3000여 기의 충전기를 운영 중이다. 전기차 제조업체와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충전기 운영부터 멤버십관리와 부가서비스를 아우르는 충전기 플랫폼을 공급하는 사업도 본격화할 계획이다.
철강 상식 깬 ‘파이넥스 공법’
포스코는 2007년 파이넥스 공법을 통해 ‘쇳물은 용광로에서 나온다’는 철강업계의 상식을 깼다. 세계 주요 철강 업체들은 대부분 용광로에 철광석과 석탄을 넣어 쇳물을 뽑아낸다. 이를 위해 가루 형태의 철광석을 구워 덩어리로 만들고, 석탄도 별도의 굽는 과정을 거친다. 파이넥스 공법은 원료를 예비 처리하는 이런 공정을 없애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오염 물질 배출도 크게 줄였다. 값싼 가루 형태의 철광석과 석탄을 대형 용융로에 넣은 뒤 산소를 주입해 철광석을 녹인다.
파이넥스 공법은 투자비를 용광로 대비 85%까지 절감할 수 있다. 굽는 과정도 필요 없기 때문에 황산화물(SOx)과 질소산화물(NOx) 배출량이 각각 40%와 15% 수준에 불과하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초미세 먼지 발생량도 용광로의 34%에 그친다. 포스코는 2007년 5월 연산 150만t 규모의 파이넥스 상용화 설비를 준공하고 본격적으로 가동했다. 포스코는 지난 5월 파이넥스 2공장의 합리화 공사도 마쳤다. 파이넥스 공법에 새로운 기술을 적용하고 경쟁력을 한층 더 높이기 위해서다. 파이넥스 2공장은 포스코가 2007년 준공한 첫 파이넥스 상용화 설비로 세운 공장이다. 이 공장은 79일간의 합리화 공사를 거쳐 5월11일 불을 지핀 지 26시간 만에 1200t의 쇳물을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포스코는 이번 파이넥스 2공장을 합리화하면서 가스와 분철광석을 나누는 분산판의 소재를 스테인리스 강재로 바꿔 설비 내구성을 높였다. 또 가스관을 환원로 벽에 설치하지 않고 관을 통해 직접 공급하는 방식을 택해 내화물의 수명도 연장했다. 파이넥스 3공장에 적용해 환경오염 및 원가 절감 효과를 가져왔던 성형철 건식 집진 설비와 성형탄 이송장치 등도 추가로 설치해 설비의 경쟁력을 한층 더 높였다는 평가다.
파이넥스 2공장이 성공적인 조업에 나섬에 따라 파이넥스 기술 수출도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새로 개발 적용한 설비들이 안정적으로 가동하고 있고 파이넥스 공법도 기존 고로처럼 장기적인 조업 주기를 보여주게 돼 기술의 안정성도 높아졌다는 평가다. 포스코는 파이넥스 공법과 관련해 200여 개 국내 특허와 20여 개국에서 50개 이상의 해외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월드 프리미엄 제품 승부수
포스코의 지난해 조강(粗鋼·쇳물) 생산량은 4219만t(2016년 기준)으로 세계 5위다. 포스코는 월드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를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철강경쟁력을 유지하겠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WP는 포스코가 세계 최초로 개발해 상용화한 ‘월드 퍼스트(WF) 제품’과 세계 수준의 기술력을 갖춘 ‘월드 베스트(WB) 제품’, 고객 선호도와 영업이익률이 모두 높은 ‘월드 모스트(WM) 제품’을 합친 개념이다.
월드프리미엄 제품의 대표주자는 자동차 강판이다. 포스코는 2000년대 이후 자동차 강판 생산량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포스코는 글로벌 ‘톱15’ 자동차 업체에 모두 자동차 강판을 공급하고 있다. 트윕강은 포스코의 기술력을 대표하는 최첨단 강재다. 철강재는 강도가 높으면 변형이 쉽지 않은데 트윕강은 강도와 성형성(변형 가능한 정도)을 함께 높인 획기적인 제품으로 자동차용 강판에 두루 쓰인다. 트윕강은 포스코가 2003년부터 연구를 시작해 원천 기술을 확보하고 2010년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다. 면적 ㎟당 100㎏ 하중을 견디면서도 같은 강도를 지닌 강재보다 성형성은 세 배 높다. 충격 흡수력이 탁월해 주로 자동차의 앞뒤 부분인 범퍼빔 등에 적용된다. 인도네시아 고가 고속도로 건설 프로젝트에 적용된 후판과 액화천연가스(LNG)선의 연료탱크에 적용된 고망간강(망간 함유량이 많은 철강) 등도 대표적인 월드프리미엄 제품으로 꼽힌다. 전기車에 올라탄 포스코
종합소재 기업을 목표로 내건 포스코는 전기차에서 신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전기차용 강판(포스코)부터 모터코어(포스코대우), 전기차 배터리 소재(포스코·포스코켐텍·포스코ESM), 전기차 충전 플랫폼(포스코ICT)까지 전기차를 구성하는 필수 소재를 모두 공급할 능력을 갖춘다는 목표다.
포스코가 전기차 보급 확대에 따른 차량 경량화 추세를 겨냥해 개발한 ‘기가스틸’ 판매량은 2016년 25만t, 지난해 약 30만t 등 최근 2년 새 연평균 20%의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가스틸은 ㎟당 100㎏ 이상의 하중을 견딜 수 있는 차세대 강판이다. 무게 1t가량의 준중형차 1500대를 가로 10㎝, 세로 15㎝의 손바닥만 한 크기 기가스틸에 올려놔도 견딜 정도다. 충격에 버티는 힘을 나타내는 인장강도가 1기가파스칼에 가까워 기가스틸로 이름 붙였다. 기가스틸을 자동차 소재로 적용하면 알루미늄 등 대체 소재보다 경제적이다. 가공성도 우수해 더 복잡한 형상의 제품도 만들 수 있다.
포스코의 다른 계열사들도 미래차 시대를 선도할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포스코대우는 전기차 모터 핵심인 모터코어를 공급한다. 전기차 핵심 부품인 배터리 분야도 적극 공략하고 있다. 포스코ESM은 양극재를 생산·공급하고 있다. 전기차용 배터리는 양극재와 음극재, 분리막 등으로 구성돼 있다. 양극재는 리튬을 기본 원료로 니켈 코발트 망간 알루미늄 등을 섞어 제조한다. 통상 니켈 함량이 60% 이상이면 고용량 양극재로 분류한다. 포스코ESM의 양극재는 니켈 함유량이 80%를 웃돈다. 포스코켐텍은 1만6000t 규모의 음극재 생산능력을 확보했다. 연말까지 8000t을 추가 증설하는 등 2020년까지 음극재 시장점유율 30%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포스코강판은 포스코의 기가스틸에 알루미늄 도금으로 내식성과 기가급 강성을 동시에 확보한 알루미늄 도금 고온프레스 성형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포스코ICT는 전기차 충전인프라 분야 국내 최대 사업자다. 전국 100여 개 이마트 매장을 비롯해 호텔, 영화관, 아울렛 등 주요 거점에 3000여 기의 충전기를 운영 중이다. 전기차 제조업체와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충전기 운영부터 멤버십관리와 부가서비스를 아우르는 충전기 플랫폼을 공급하는 사업도 본격화할 계획이다.
철강 상식 깬 ‘파이넥스 공법’
포스코는 2007년 파이넥스 공법을 통해 ‘쇳물은 용광로에서 나온다’는 철강업계의 상식을 깼다. 세계 주요 철강 업체들은 대부분 용광로에 철광석과 석탄을 넣어 쇳물을 뽑아낸다. 이를 위해 가루 형태의 철광석을 구워 덩어리로 만들고, 석탄도 별도의 굽는 과정을 거친다. 파이넥스 공법은 원료를 예비 처리하는 이런 공정을 없애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오염 물질 배출도 크게 줄였다. 값싼 가루 형태의 철광석과 석탄을 대형 용융로에 넣은 뒤 산소를 주입해 철광석을 녹인다.
파이넥스 공법은 투자비를 용광로 대비 85%까지 절감할 수 있다. 굽는 과정도 필요 없기 때문에 황산화물(SOx)과 질소산화물(NOx) 배출량이 각각 40%와 15% 수준에 불과하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초미세 먼지 발생량도 용광로의 34%에 그친다. 포스코는 2007년 5월 연산 150만t 규모의 파이넥스 상용화 설비를 준공하고 본격적으로 가동했다. 포스코는 지난 5월 파이넥스 2공장의 합리화 공사도 마쳤다. 파이넥스 공법에 새로운 기술을 적용하고 경쟁력을 한층 더 높이기 위해서다. 파이넥스 2공장은 포스코가 2007년 준공한 첫 파이넥스 상용화 설비로 세운 공장이다. 이 공장은 79일간의 합리화 공사를 거쳐 5월11일 불을 지핀 지 26시간 만에 1200t의 쇳물을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포스코는 이번 파이넥스 2공장을 합리화하면서 가스와 분철광석을 나누는 분산판의 소재를 스테인리스 강재로 바꿔 설비 내구성을 높였다. 또 가스관을 환원로 벽에 설치하지 않고 관을 통해 직접 공급하는 방식을 택해 내화물의 수명도 연장했다. 파이넥스 3공장에 적용해 환경오염 및 원가 절감 효과를 가져왔던 성형철 건식 집진 설비와 성형탄 이송장치 등도 추가로 설치해 설비의 경쟁력을 한층 더 높였다는 평가다.
파이넥스 2공장이 성공적인 조업에 나섬에 따라 파이넥스 기술 수출도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새로 개발 적용한 설비들이 안정적으로 가동하고 있고 파이넥스 공법도 기존 고로처럼 장기적인 조업 주기를 보여주게 돼 기술의 안정성도 높아졌다는 평가다. 포스코는 파이넥스 공법과 관련해 200여 개 국내 특허와 20여 개국에서 50개 이상의 해외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