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기준금리 역전에도 자본유출 우려 크지 않아"

노무라증권은 올해 코스피 전망치 상단을 기존 3,000에서 2,600으로 낮췄다.

다만, 주주환원 정책의 개선, 반도체 대형주의 재평가 등 조건을 갖추면 내년에는 3,000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정창원 노무라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2일 광화문 인근에서 열린 '2018 전망 미디어 브리핑'에서 "여러 불확실성을 고려해 올해 코스피 상단 전망치를 2,600으로 낮췄다"며 "그러나 3,000에 도달하는 시기가 다소 늦춰졌을 뿐 몇 가지 조건이 달성되면 코스피가 내년엔 3,000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센터장은 스튜어드십 코드의 도입, 기업 지배구조 개선, 주주환원 정책 개선 등과 반도체 대형주의 재평가를 코스피 3,000의 중요한 조건으로 꼽았다.

그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만 따지면 주가순수익비율(PER)이 약 4배 정도이고 SK하이닉스도 4배 수준"이라며 "코스피 전체 이익의 40%를 차지하는 이 두 회사의 PER이 코스피 평균 수준인 8배까지만 올라도 코스피는 500포인트 올라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 센터장은 "기업들이 돈을 벌어도 그 돈을 풀지않는다"며 "현재 배당 수익률이 정기예금 수준인 2% 정도에 그치는데, 배당 수익률이 점점 올라가서 5% 수준까지 간다면 주가가 뛰어오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정 센터장은 "코스피 3,000이 기대가 아닌 예상의 영역"이라며 올해 코스피가 3,000선에 도달할 것이라고 작년 말에 예측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코스피는 미중 무역분쟁 우려 등의 영향으로 2,200대에 머물러 있다.

정 센터장은 "법인세율이 오르고 최저임금도 상승하는 등 정부의 정책이 지금까지는 기업 이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경우가 많았다"며 "다만 하반기부터는 주주 환원정책을 강화하는 법안들이 국회를 통과해 기업 지배구조 개선 흐름도 빨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노무라증권은 미국과 한국의 기준금리 차이가 확대되고 있지만 당장 국내 자본이 유출될 우려는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권영선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은행이 올해와 내년에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해 내년말 기준금리가 연 2.0%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같은 기간 미국은 4차례 금리를 올려 최고 3.0%에 이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권 이코노미스트는 "한국과 미국의 금리 차이가 1% 포인트로 벌어지면 자본이 유출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크지만 그렇지 않다"며 "외국인이 환 헤지 과정에서 수익이 발생해 자본의 대차거래 유인이 커지고 오히려 국내 채권투자가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리 차이는 결국 국가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을 반영하는 것"이라며 "자본유출 우려는 우리나라가 아니라 펀더멘털이 좋지 않고 경상수지 적자가 많은 신흥국에 적용될 뿐 한국은 그 대상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권 이코노미스트는 민간 고용의 위축 영향 등을 이유로 올해 소비자물가지수(CPI) 전망치는 기존 1.7%에서 1.5%로 낮췄다.

내년에는 2.0%에 도달한다는 예상이다.

원/달러 환율은 무역분쟁 우려와 미국 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단기적으로는 최고 1,150원까지 오르겠지만, 연말에는 1,110원대로 안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기준 성장률은 3.0%, 내년 성장률은 2.7%로 각각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