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당초 12일 판문점에서 열릴 예정이던 미·북 간 미군 유해송환 실무회담에 불참했다.

정부 당국자와 유엔사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오전 미국 측을 대표해 유엔군사령부 관계자가 판문점으로 향했지만 북한 측 회담 참석자들이 판문점에 나타나지 않았다. 정부 당국자는 “미국 측은 이르면 12일 회담을 하려고 북측과 논의했지만 북측의 준비가 안 돼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정부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미군 유해 송환을 포함해 6·12 북·미 정상회담 때 합의한 사항들이 신속히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회담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내 군사정전위원회 소회의실(T3)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북한 관계자들이 예고도 없이 회담장에 나오지 않으면서 회담이 무산됐다. 미군 유해를 북한으로부터 넘겨받는 데 쓰일 나무 상자 100여 개는 지난달 판문점으로 이송된 이후 차량에 실린 채 JSA 유엔사 경비대 쪽에서 대기 중인 상태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6월12일 미·북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공동성명엔 “미국과 북한은 신원이 이미 확인된 전쟁포로, 전쟁실종자들의 유해를 즉각 송환하는 것을 포함해 전쟁포로, 전쟁실종자들의 유해 수습을 약속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한편 북한은 유엔군사령부에 장성급회담을 15일 개최하자고 제의했다. 유엔사 측은 북측이 이날 오전 JSA의 군정위 소회의실에서 열기로 한 회담에 나오지 않자 북측에 전화를 걸었고, 북측은 15일에 장성급회담을 하자고 제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해송환 문제를 협의하는 격(格)을 높이자”는 취지의 북한 제안에 유엔사 측도 긍정적인 의사 표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