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경,전인지,이미림 등 한국 골퍼들이 대거 상위권에 포진했다. 13일 미국 오하이오주 실베니아의 하이랜드 메도우 골프클럽(파71·6476야드)에서 개막한 LPGA 투어 마라톤 클래식에서다.

세 명 모두 이날 열린 1라운드에서 5언더파 공동 2위 그룹을 형성했다.

이 대회는 올해 서른 세 번째로 열렸다. 총상금 160만달러(약 17억8000만원)에 우승 상금은 24만달러(약 2억6000만원)다.

마라톤 클래식은 박세리가 5번 우승하는 등 한국 선수들이 그동안 11번 우승컵을 들어올린 K골프 ‘우승텃밭’이다. 지난해 챔피언이 김인경이다. 첫 날 좋은 출발로 타이틀 방어 기대감을 높였다.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선수 중에는 두 명이 눈길을 끈다. 우선 시즌 첫 승에 도전하고 있는 전인지다. 통산 2승을 기록 중인 전인지는 지난해 준우승만 다섯 차례 했다. 이번 시즌에도 준우승 한 번 등 세 번 ‘톱10’에 진입했지만 우승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준우승 여섯 번이 쌓였다.

이날 전인지는 버디 6개 보기 1개를 적어냈다. 특히 후반 14번홀(파3)부터 17번홀(파5)까지 4홀 연속 버디를 잡아내 예사롭지 않은 퍼트감을 드러냈다. 5m안팎의 중거리 버디 퍼트를 세 번이나 홀컵에 떨궜다. 전인지는 지난 5월 머리를 짧게 자르며 분위기 반전에 대한 강렬한 의욕을 드러냈다. 단발 투혼이 언제쯤 빛을 발할 지 주목된다.

두 번째 선수는 대만의 청 야니다. 모처럼 선두권에 나서 팬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2008년 투어에 데뷔한 야니는 세계랭킹 1위를 109주간 틀어쥐었던 LPGA의 맹주였다. 2011년 한해에만 7승을 쌓아 ‘올해의 선수상’을 받았다. 하지만 2012년 3월 KIA클래식 이후 우승이 없다. 벌써 6년4개월째다. 긴 부진의 터널을 뚫어낼 지 관심이다.

디펜딩 챔피언 김인경도 버디 6개,보기 1개를 묶어 공동 2위그룹에 합류했다. 지난해 3월 KIA클래식 이후 우승소식이 없는 이미림도 분위기가 좋다. 역시 공동 2위. 손베리 크리크 클래식에서 전무후무한 31언더파를 쳐 최저타,최다언더파 기록을 갈아치운 김세영도 2언더파로 대회를 시작했다. 나쁘지 않은 출발이다.

한국 선수가 우승하면 KPMG위민스챔피언십(박성현),손베리 크리크 클래식(김세영)에 이어 3연속 우승이자 8승째가 완성된다.

첫날 단독 선두는 태국의 수완나푸라 티다파로 공동 2위 그룹을 한 타 앞선 6언더파를 적어냈다. 보기 4개를 범했지만 버디를 10개나 잡아내며 순위표 맨 윗자리를 꿰찼다. 2012년 LPGA 투어에 데뷔했지만 아직 우승이 없는 무명 선수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