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기술주 '바벨탑'에 베팅하는 월스트리트 투자자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월스트리트 투자자들이 무역전쟁의 포성을 피해 달려간 곳은 어디일까요. 거대 기술주와 30년물 미국 국채, 그리고 달러가 그 주인공으로 드러났습니다.
나스닥은 12일(현지시간) 107.31포인트(1.39%) 상승한 7,823.92에 장을 마감해 사상 처음으로 7800선을 넘었습니다. 올들어 10% 가량 급등했습니다.
페이스북과 아마존이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며 나스닥을 이끌었습니다. 아마존이 2.4%가량 올랐고, 페이스북은 2.2% 상승했습니다.
이날 시장에서 눈여겨볼 게 또 하나 있었습니다. 이날 미 재무부는 140억달러 규모의 30년물 국채를 입찰에 부쳤는데, 연 2.958%에 발행돼 지난 1월 이후 처음 연 3% 대 이하에서 발행됐습니다.
달러도 이날 엔화에 비해 올랐습니다. 지난 6개월내 최고 수준입니다.
그동안 세계 경제가 불안해지면 엔화가 안전자산으로 각광을 받았는데, 이번에는 엔화보다 달러를 더 선호하는 모습니다.
이런 현상이 나타난 배경은 무엇일까요. 월스트리트에서는 이런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①기술주가 중국 리스크에 가장 덜 노출되어 있다.
페이스북과 구글 검색은 중국에서 금지되고 있습니다. 또 아마존은 진출은 했지만 알리바바 등에 밀려 존재감이 거의 없습니다. 넷플릭스도 아마존과 비슷합니다.
그동안 중국 정부에 막히거나 장사를 못한 게 전화위복이 되는 모양입니다.
애플의 경우 중국 매출 비중이 큽니다. 하지만 애플은 중국에서 간접적인 대규모 고용주입니다. 폭스콘이 중국에서 100만명을 고용하고 있는 건 애플이 ODM을 맡기고 있어서지요.
만약 중국이 아이폰 판매를 금지하면, 폭스콘은 미국이나 베트남에 공장을 세우고 중국에선 대규모 해고를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자연적으로 헤지된 상태란 분석이 나옵니다.
다만 일부에선 이미 밸류에이션이 매우 높은 기술주에 대한 쏠림 현상에 우려하고 있습니다. ‘투자자들이 (기술주) 바벨탑으로 달려갔다’는 말도 나옵니다.
②30년물 국채는 미국의 장기적 미래를 믿는다면 가장 안전한 자산이다.
30년물 국채는 증시의 변동성에서 벗어나 30년간 3% 수준의 금리를 받을 수 있습니다. 미국 정부가 망하지만 않으면 말이죠.
게다가 무역전쟁으로 인한 관세는 단기적으로는 인플레이션을 발생시키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경기 침체를 불러 물가 하락을 부를 수 있습니다. 그럴 경우 지금 금리 수준이면 괜찮다는 분석입니다. 일본, 독일의 국채는 금리가 1%에도 못미치고 있습니다. 일본의 10년물이 0.037% 수준이고 독일은 0.30%입니다.
국채에 투자한다면 미국에 투자할 수 밖에 없습니다.
③달러는 무역전쟁 피해를 버틸 수 있는 가장 나은 통화다.
엔화는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손꼽혀왔습니다. 하지만 이달 들어 엔화는 10개 선진국 통화 가운데 가장 저조한 수익률을 나타나고 있습니다. 달러/엔은 112엔 선까지 떨어져 1월 초 이후 최저치로 밀렸습니다. 엔화가 한국 원화, 중국 위안화 등과 신흥국 통화와 함께 동반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겁니다.
TD증권은 “무역 마찰이 점차 격화되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며 “엔화의 경우 전통적 매커니즘에서 이탈한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일본의 경기가 꺾이고 있어 일본은행(BOJ)의 금리 인상 기대가 낮기 때문입니다.
반면 미국은 경기 호조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낮습니다.
이러다보니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달러화가 무역전쟁에서 버틸 수 있는 가장 나은 통화라는 생각이 퍼지고 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나스닥은 12일(현지시간) 107.31포인트(1.39%) 상승한 7,823.92에 장을 마감해 사상 처음으로 7800선을 넘었습니다. 올들어 10% 가량 급등했습니다.
페이스북과 아마존이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며 나스닥을 이끌었습니다. 아마존이 2.4%가량 올랐고, 페이스북은 2.2% 상승했습니다.
이날 시장에서 눈여겨볼 게 또 하나 있었습니다. 이날 미 재무부는 140억달러 규모의 30년물 국채를 입찰에 부쳤는데, 연 2.958%에 발행돼 지난 1월 이후 처음 연 3% 대 이하에서 발행됐습니다.
달러도 이날 엔화에 비해 올랐습니다. 지난 6개월내 최고 수준입니다.
그동안 세계 경제가 불안해지면 엔화가 안전자산으로 각광을 받았는데, 이번에는 엔화보다 달러를 더 선호하는 모습니다.
이런 현상이 나타난 배경은 무엇일까요. 월스트리트에서는 이런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①기술주가 중국 리스크에 가장 덜 노출되어 있다.
페이스북과 구글 검색은 중국에서 금지되고 있습니다. 또 아마존은 진출은 했지만 알리바바 등에 밀려 존재감이 거의 없습니다. 넷플릭스도 아마존과 비슷합니다.
그동안 중국 정부에 막히거나 장사를 못한 게 전화위복이 되는 모양입니다.
애플의 경우 중국 매출 비중이 큽니다. 하지만 애플은 중국에서 간접적인 대규모 고용주입니다. 폭스콘이 중국에서 100만명을 고용하고 있는 건 애플이 ODM을 맡기고 있어서지요.
만약 중국이 아이폰 판매를 금지하면, 폭스콘은 미국이나 베트남에 공장을 세우고 중국에선 대규모 해고를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자연적으로 헤지된 상태란 분석이 나옵니다.
다만 일부에선 이미 밸류에이션이 매우 높은 기술주에 대한 쏠림 현상에 우려하고 있습니다. ‘투자자들이 (기술주) 바벨탑으로 달려갔다’는 말도 나옵니다.
②30년물 국채는 미국의 장기적 미래를 믿는다면 가장 안전한 자산이다.
30년물 국채는 증시의 변동성에서 벗어나 30년간 3% 수준의 금리를 받을 수 있습니다. 미국 정부가 망하지만 않으면 말이죠.
게다가 무역전쟁으로 인한 관세는 단기적으로는 인플레이션을 발생시키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경기 침체를 불러 물가 하락을 부를 수 있습니다. 그럴 경우 지금 금리 수준이면 괜찮다는 분석입니다. 일본, 독일의 국채는 금리가 1%에도 못미치고 있습니다. 일본의 10년물이 0.037% 수준이고 독일은 0.30%입니다.
국채에 투자한다면 미국에 투자할 수 밖에 없습니다.
③달러는 무역전쟁 피해를 버틸 수 있는 가장 나은 통화다.
엔화는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손꼽혀왔습니다. 하지만 이달 들어 엔화는 10개 선진국 통화 가운데 가장 저조한 수익률을 나타나고 있습니다. 달러/엔은 112엔 선까지 떨어져 1월 초 이후 최저치로 밀렸습니다. 엔화가 한국 원화, 중국 위안화 등과 신흥국 통화와 함께 동반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겁니다.
TD증권은 “무역 마찰이 점차 격화되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며 “엔화의 경우 전통적 매커니즘에서 이탈한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일본의 경기가 꺾이고 있어 일본은행(BOJ)의 금리 인상 기대가 낮기 때문입니다.
반면 미국은 경기 호조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낮습니다.
이러다보니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달러화가 무역전쟁에서 버틸 수 있는 가장 나은 통화라는 생각이 퍼지고 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