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가 아시아의 경제단체 모임에서 역내 교류 활성화를 위해 '아시아판 무(無)비자 시범지역'을 지정하자고 제안했다.

전경련은 13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2018 아시아 비즈니스 서밋'에 한국 경제단체 대표로 참석해 이같이 제안했다고 밝혔다.

아시아 비즈니스 서밋은 일본 게이단렌(經團連) 주도로 2010년 결성된 아시아 16개 경제단체의 회의체다.

지난해 전경련이 서울에서 연례회의를 개최했고, 올해는 인도경제인연합회(CII) 주최로 회의가 마련됐다.

올해 회의 참석자들의 관심은 통상에 집중됐다고 전경련은 전했다.

권태신 전경련 상근부회장은 "작년 서울 회의 이후 1년 만에 인도에 모였는데 모두 미중 무역전쟁 등 보호무역주의 심화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고 말했다.

권 부회장은 "보호무역주의로 인해 한중일 등 아시아 지역의 피해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 같은 다자협정의 조기 타결, 비관세장벽 등 각종 무역 규제 축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권 부회장의 이런 제안은 16개 경제단체 명의의 공동선언문에 반영됐다.

권 부회장은 또 '아시아의 비즈니스 역동성 강화를 위한 인적 교류 활성화'를 주제로 한 기조발언자로도 나섰다.

그는 이 자리에서 역내 자유로운 인적 교류를 보장하는 유럽의 '솅겐 조약'에 착안해 '아시아 무비자 시범지역'과 '아시아 문화관광 패키지' 도입을 제안했다.

서울, 도쿄, 뉴델리 등 아시아 주요 도시는 72∼144시간 동안 무비자로 체류할 수 있도록 지정해 관광 수요와 인적 교류를 늘리자는 것이다.

권 부회장은 이를 통해 단순히 관광뿐 아니라 한국의 태권도·K-팝, 일본의 가라데·애니메이션, 인도의 요가·발리우드 등 아시아의 다양한 문화를 한꺼번에 체험하는 플랫폼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전경련은 또 문재인 대통령의 인도 방문 직후 열린 이번 회의에서 한국과 인도 간 민간 차원의 경제협력 확대를 제안했다.

전경련은 라케쉬 바티 미탈 인도 CII 신임 회장과의 면담에서 내년 봄 인도에서 '한-인도 경제협력위원회'를 8년 만에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한-인도 경제협력위원회는 1979년 설립됐으나 2011년 이후 회의가 열리지 않았다.

권 부회장은 "인도는 7%대의 경제성장률, 세계 2위의 인구를 바탕으로 '포스트 차이나'로 부상하며 최근 한국 기업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며 "전경련은 우리 정부의 신(新) 남방정책에 맞춰 한-인도 경협위를 재개해, 현재의 관심을 미래의 실질적 성과로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