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일부 호텔과 음식점이 미국인 손님에게 25%의 추가 요금을 부과해 논란이 되고 있다. 미국이 지난 6일부터 중국산 제품에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한 데 대한 ‘항의’ 성격이지만 ‘감정적 대응’이란 지적도 만만치 않다.

13일 중국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중국 광둥성 선전의 현대클래식호텔은 6일부터 미국인 숙박객에게 25%의 요금을 추가로 물리고 있다. 이 호텔 스탠더드룸의 하루 숙박비는 1300위안(약 22만원)이지만 미국인 투숙객에겐 1625위안을 받고 있다. 호텔 매니저는 “미국이 중국을 겨냥해 끊임없이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협박하는 것에 분노가 치민다”며 “중국 정부를 지지한다는 단호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행동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2740만 명의 팔로어를 거느린 유명 블로거이자 음식점 운영자인 츠스쑤스는 9일 “우리 식당에서 미국인을 대접하려면 25%의 요금을 더 내야 한다”는 게시물을 올렸다. 후난(湖南) 요리를 파는 한 식당도 식당 앞에 영어와 중국어로 ‘미국 국적자 손님은 밥값에 세금 25% 추가’라고 적힌 안내판을 내걸었다.

위챗 등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미국 여행을 가지 말고 햄버거도 먹지 말자’는 등 미국산 제품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네티즌들은 “중국인은 중국 물건을 사야 한다” “정부와 함께해야 이 전쟁에서 이길 수 있다”는 등의 댓글로 호응하고 있다.

이성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대학에서 경제학을 가르친다는 한 교수는 “일부 사람들이 과거에는 일본을, 그 이후에는 한국과 대만을, 이제는 미국에 대한 적개심을 드러내며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다”며 “이런 행동은 통상 분쟁 해결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