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공 4차장
이노공 4차장
전국 최대 검찰청인 서울중앙지방검찰청 4차장검사 자리에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검사인 이노공 부천지청 차장검사(49·사법연수원 26기)가 발탁됐다.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 등과 관련한 ‘적폐청산 수사’를 이끈 박찬호 서울중앙지검 2차장과 한동훈 3차장은 유임됐다. 서울중앙지검의 형사사건을 총괄하는 1차장에는 이두봉 4차장(25기)이 임명됐다.

법무부는 13일 이 같은 내용의 고검검사급 검사 556명, 일반검사 61명 등 검사 617명에 대한 하반기 인사를 오는 19일자로 단행했다. 이번 인사의 코드는 ‘여풍(女風)’과 ‘적폐청산 지속’으로 요약된다. 이노공 차장은 서울 영락고와 연세대 법대를 거쳐 수원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해 사법연수원 교수, 대검찰청 형사2과장, 서울남부지검 형사3부장, 법무부 인권정책과장 등을 거쳤다. 그는 서울남부지검 시절 비의료인이 의사를 고용해 운영하는 이른바 ‘사무장병원’의 불법행위를 적발했고,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 관련 수사를 맡기도 했다. 검찰 관계자는 “법무심의관실을 거쳐 법리와 기획에 밝고, 후배들을 강단 있게 가르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법무부와 대검 요직에도 여검사가 대거 등용됐다. 법무부에는 ‘여성 1호 공안검사’ 기록을 가진 서인선 공안기획과장(31기)이, 대검에는 김남순 수사지원과장(30기), 한윤경 형사2과장(30기), 김윤희 DNA·화학분석과장(31기)이 각각 임명됐다. 문재인 대통령 지시로 대검에 새로 설치되는 인권부의 초대 인권기획과장에도 이영림 부장검사(30기)가 선임됐다.

이두봉 1차장(왼쪽부터), 문홍성 검찰연구관
이두봉 1차장(왼쪽부터), 문홍성 검찰연구관
검찰 내 성범죄를 폭로해 ‘미투 운동’의 시발점 역할을 한 서지현 창원지검 통영지청 검사(33기)는 성남지청 부부장검사로 승진했다. 과거사 재심 사건에서 상부 방침을 어기고 ‘백지 구형’을 한 임은정 서울북부지검 부부장(30기)도 청주지검 부장검사로 승진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이 전 대통령 관련 수사를 맡았던 검사들은 전진 배치되거나 대부분 서울에 남게 됐다. 신자용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28기)은 법무부 검찰과장에, 진재선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장(30기)은 형사기획과장에 보임됐다. 검찰 인사권을 쥔 핵심 요직인 법무부 검찰국은 이번에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의 한양대 동문인 신 부장검사가 과장으로 임명되면서 청와대와 긴밀한 소통이 가능해졌다는 평가다. 법무부는 지난달 검찰국장에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의 서울대 법대 1년 후배인 윤대진 차장검사를 임명한 바 있다.

이 전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 수사를 맡은 특수2·3·4부장 등은 모두 유임됐다. 서울중앙지검 근무 후 지방으로 발령나는 것이 관례인데, 이번에 서울에 남게 된 것만으로도 상당한 혜택이라는 평가다.

부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주요 핵심 자리에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아끼는 인재가 남게 되면서 ‘윤석열 체제’가 더 공고해졌다”고 말했다. 전국 특별수사를 조율하는 대검찰청 선임 검찰연구관에는 문홍성 법무부 대변인(26기)이 선임됐다. 법무부 대변인에는 심재철 법무부 정책기획단장(27기)이 임명됐다.

안대규/고윤상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