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해에 병해까지…과일 국가대표 '금사과''금배'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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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저온에 과수꽃 '꽁꽁'…화상병에 잎사귀 '바싹'
전년 비해 사과 14%·배 20% 생산 감소 전망…과일값 '꿈틀' 과수 농민들은 요즘 풍성한 수확을 기대하며 농장으로 나가 한창 일할 때지만, 잇따라 터진 악재에 일할 의욕을 잃었다.
올봄 닥친 이상 저온으로 과수꽃이 얼어붙더니 '과수 구제역'으로 불리는 화상병이 덮쳐 나무를 뿌리째 뽑아내 버린 까닭이다.
얼어붙은 꽃들은 제 열매를 키워내지 못한 채 우수수 떨어졌고, 화상병을 입은 농장은 과수를 모두 땅에 묻어 빈 들판이 됐다.
농가에 겹친 악재는 곧 과일 생산량에도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전국적으로 전년과 비교하면 사과 생산량은 14%, 배는 20%, 포도는 7%, 복숭아는 10% 감소할 것으로 조사됐다.
각종 과일 가격도 지난해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측해 농가의 시름은 소비자의 한숨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과수꽃 얼려버린 꽃샘추위…사과 주산지 경북 1만6천여㏊ 피해
지난 4월 7∼8일, 사과 주산지인 경북지역은 기온이 영하 3.6도까지 떨어지는 이상 저온 현상이 나타났다. 이 시기는 사과·배·복숭아 등이 꽃망울을 터트리는 개화기다.
과일 꽃은 영하의 기온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암술 씨방이 얼어 수정장애를 겪게 되고, 어렵게 열매를 맺어도 발육이 부진하거나 기형이 되기 쉽다.
깜짝 추위로 지역 농가에서는 과수 꽃잎이 말라 죽고 암술이 검게 변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농작물 저온 피해면적은 도내 20개 시·군 1만6천318㏊로 집계됐다.
전체 피해 농작물 중 과수가 1만6천133㏊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사과가 1만3천163㏊로 가장 많았고 자두 1천649㏊, 복숭아 669㏊, 배 396㏊ 순이다.
사과는 재배면적 2만3천403㏊의 56%, 자두는 재배면적 3천847㏊의 43%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같은 기간 충북 과수농가 3천458㏊, 경기도 1천33㏊도 피해를 봤다.
경북, 충북, 경기 등 과실 주산지에서는 지난 5월부터 열매가 노랗게 변하고 씨방이 마르면서 과실이 떨어지는 낙과 현상이 다수 발생했다.
특히 홍로, 양광, 홍옥 등 조생종 사과의 피해가 컸다.
복숭아와 포도도 동해로 인한 고사 등 피해가 다수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충북도농업기술원 관계자는 "과수 꽃이 펴 열매 맺는 2∼3주는 한 해 농사의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시기"라며 "한파 피해로 사과·복숭아 착과 수가 전년보다 각각 9.6%, 14.8% 줄고, 배의 봉지 수도 14.8% 감소했다"고 말했다.
◇ '과수 구제역' 화상병 강원·충북 덮쳐…45개 농가 초토화
이상 저온 피해를 본 과수농가에 '과수 구제역'으로 불리는 화상병이 덮쳐 농민들의 시름은 더욱 깊어졌다.
지난달 초 충북 제천 사과 농장 2곳이 화상병 확정 판정을 받은 이후 현재까지 안성(4)·천안(8)·제천(26)·평창(3)·원주(2)·충주(2) 등 경기와 충청, 강원 지역 45개 농가로 확대됐다.
피해면적은 총 36.7㏊로 집계됐다. 화상병은 사과·배에 주로 피해를 주는 세균성 식물병이다.
병에 걸린 나무는 흑갈색 병반이 나타나면서 잎이 시들고, 줄기가 서서히 마르기 시작해 결국은 검게 변하면서 죽는다.
뚜렷한 치료법이 없어 발생 농장 주변 100m 안에 있는 과수는 뿌리째 캐내 땅에 묻은 뒤 생석회 등으로 덮어 살균해야 한다.
이 때문에 올해 화상병 확진 판정을 받은 전국 농가는 수확을 기다리며 익어가던 사과와 함께 나무를 모두 매몰 처리한 상황이다.
강원도농업기술원 관계자는 "도내 첫 발생한 화상병으로 평창, 원주지역 5농가에서 4.1㏊의 피해가 발생했다"며 "34도 이상 고온에서 병원균이 힘을 잃는 특성이 있어 확산 속도는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냉해·병해에 과수 생산량 감소 전망…소비가격 '꿈틀'
개화기 저온 피해로 전국 과실 주산지의 착과는 물론 생육이 극히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화상병까지 발생해 올해 각종 과일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많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농업관측 7월호'를 통해 전년과 비교하면 전국 사과 생산량은 14%, 배는 20%, 포도는 7%, 복숭아는 10% 감소할 것으로 발표했다.
햇사과인 쓰가루 출하량은 생산량 감소로 전년보다 12% 줄어들고, 배 생산량은 전년보다 20% 감소할 전망이다. 이로 인해 각종 과일의 가격 상승이 전망된다.
다만 현재까지는 지난해 수확한 사과, 배의 저장량이 충분해 소비가격이 큰 폭으로 움직이지 않고 있다.
이달 햇사과 가격은 전년(2만6천400원)보다 높은 2만9천원∼3만2천원(10kg 기준)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감귤(하우스온주), 포도(캠벨얼리), 복숭아(선프레, 백도) 등 다른 햇과일 가격도 출하량 감소로 전년보다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생산량 감소에 따라 햇과일이 본격 출하되는 8월에 가격 변동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소비성향, 수입·대체 과일 등 가격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 많아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전년 비해 사과 14%·배 20% 생산 감소 전망…과일값 '꿈틀' 과수 농민들은 요즘 풍성한 수확을 기대하며 농장으로 나가 한창 일할 때지만, 잇따라 터진 악재에 일할 의욕을 잃었다.
올봄 닥친 이상 저온으로 과수꽃이 얼어붙더니 '과수 구제역'으로 불리는 화상병이 덮쳐 나무를 뿌리째 뽑아내 버린 까닭이다.
얼어붙은 꽃들은 제 열매를 키워내지 못한 채 우수수 떨어졌고, 화상병을 입은 농장은 과수를 모두 땅에 묻어 빈 들판이 됐다.
농가에 겹친 악재는 곧 과일 생산량에도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전국적으로 전년과 비교하면 사과 생산량은 14%, 배는 20%, 포도는 7%, 복숭아는 10% 감소할 것으로 조사됐다.
각종 과일 가격도 지난해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측해 농가의 시름은 소비자의 한숨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과수꽃 얼려버린 꽃샘추위…사과 주산지 경북 1만6천여㏊ 피해
지난 4월 7∼8일, 사과 주산지인 경북지역은 기온이 영하 3.6도까지 떨어지는 이상 저온 현상이 나타났다. 이 시기는 사과·배·복숭아 등이 꽃망울을 터트리는 개화기다.
과일 꽃은 영하의 기온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암술 씨방이 얼어 수정장애를 겪게 되고, 어렵게 열매를 맺어도 발육이 부진하거나 기형이 되기 쉽다.
깜짝 추위로 지역 농가에서는 과수 꽃잎이 말라 죽고 암술이 검게 변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농작물 저온 피해면적은 도내 20개 시·군 1만6천318㏊로 집계됐다.
전체 피해 농작물 중 과수가 1만6천133㏊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사과가 1만3천163㏊로 가장 많았고 자두 1천649㏊, 복숭아 669㏊, 배 396㏊ 순이다.
사과는 재배면적 2만3천403㏊의 56%, 자두는 재배면적 3천847㏊의 43%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같은 기간 충북 과수농가 3천458㏊, 경기도 1천33㏊도 피해를 봤다.
경북, 충북, 경기 등 과실 주산지에서는 지난 5월부터 열매가 노랗게 변하고 씨방이 마르면서 과실이 떨어지는 낙과 현상이 다수 발생했다.
특히 홍로, 양광, 홍옥 등 조생종 사과의 피해가 컸다.
복숭아와 포도도 동해로 인한 고사 등 피해가 다수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충북도농업기술원 관계자는 "과수 꽃이 펴 열매 맺는 2∼3주는 한 해 농사의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시기"라며 "한파 피해로 사과·복숭아 착과 수가 전년보다 각각 9.6%, 14.8% 줄고, 배의 봉지 수도 14.8% 감소했다"고 말했다.
◇ '과수 구제역' 화상병 강원·충북 덮쳐…45개 농가 초토화
이상 저온 피해를 본 과수농가에 '과수 구제역'으로 불리는 화상병이 덮쳐 농민들의 시름은 더욱 깊어졌다.
지난달 초 충북 제천 사과 농장 2곳이 화상병 확정 판정을 받은 이후 현재까지 안성(4)·천안(8)·제천(26)·평창(3)·원주(2)·충주(2) 등 경기와 충청, 강원 지역 45개 농가로 확대됐다.
피해면적은 총 36.7㏊로 집계됐다. 화상병은 사과·배에 주로 피해를 주는 세균성 식물병이다.
병에 걸린 나무는 흑갈색 병반이 나타나면서 잎이 시들고, 줄기가 서서히 마르기 시작해 결국은 검게 변하면서 죽는다.
뚜렷한 치료법이 없어 발생 농장 주변 100m 안에 있는 과수는 뿌리째 캐내 땅에 묻은 뒤 생석회 등으로 덮어 살균해야 한다.
이 때문에 올해 화상병 확진 판정을 받은 전국 농가는 수확을 기다리며 익어가던 사과와 함께 나무를 모두 매몰 처리한 상황이다.
강원도농업기술원 관계자는 "도내 첫 발생한 화상병으로 평창, 원주지역 5농가에서 4.1㏊의 피해가 발생했다"며 "34도 이상 고온에서 병원균이 힘을 잃는 특성이 있어 확산 속도는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냉해·병해에 과수 생산량 감소 전망…소비가격 '꿈틀'
개화기 저온 피해로 전국 과실 주산지의 착과는 물론 생육이 극히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화상병까지 발생해 올해 각종 과일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많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농업관측 7월호'를 통해 전년과 비교하면 전국 사과 생산량은 14%, 배는 20%, 포도는 7%, 복숭아는 10% 감소할 것으로 발표했다.
햇사과인 쓰가루 출하량은 생산량 감소로 전년보다 12% 줄어들고, 배 생산량은 전년보다 20% 감소할 전망이다. 이로 인해 각종 과일의 가격 상승이 전망된다.
다만 현재까지는 지난해 수확한 사과, 배의 저장량이 충분해 소비가격이 큰 폭으로 움직이지 않고 있다.
이달 햇사과 가격은 전년(2만6천400원)보다 높은 2만9천원∼3만2천원(10kg 기준)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감귤(하우스온주), 포도(캠벨얼리), 복숭아(선프레, 백도) 등 다른 햇과일 가격도 출하량 감소로 전년보다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생산량 감소에 따라 햇과일이 본격 출하되는 8월에 가격 변동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소비성향, 수입·대체 과일 등 가격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 많아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