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의 주요 기술로 꼽히는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가운데 AR의 성장성이 VR보다 훨씬 크다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 기업들의 AR·VR 기술 수준은 미국에 비해 1.6년 뒤처져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15일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AR·VR 시장은 2022년 1050억달러(약 119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 중 AR 관련 시장은 900억달러(약 101조원)로, 150억달러(약 17조원)인 VR보다 여섯 배가량 클 전망이다.

VR은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컴퓨터가 만들어내지만 AR은 현실의 배경에 컴퓨터가 만든 그래픽을 덧씌우는 방식이다. 지금은 두 기술의 시장규모가 엇비슷하지만 격차가 벌어질 것이란 설명이다.

AR은 전자상거래와 광고 등에서, VR은 게임 쪽에서 많이 활용될 것으로 분석됐다. 기기별로는 스마트폰 등을 이용한 모바일 AR이 가장 큰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됐다.

보고서는 HTC의 ‘바이브’나 페이스북의 ‘오큘러스’ 사례처럼 AR·VR의 성장성에 주목한 해외 기업들이 관련 제품을 2~3세대까지 출시, 기술 수준뿐 아니라 가격 면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 기업들은 AR·VR용 디스플레이(화면)와 트레킹(시선 추적) 기술 등에 일부 강점이 있으나 전반적인 수준은 미국보다 1.6년 뒤처져 있다고 지적했다.

KISTEP은 “독자적인 한국형 AR 디바이스(기기) 개발과 상용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