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내달 예정된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주자들의 출마 선언이 본격화되고 있다.

4선의 김진표 민주당 의원(사진)은 15일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경제성장을 이끄는 유능한 경제 당대표가 필요하다”며 도전장을 냈다. 초선의 김두관 의원은 지난 14일 출판 기념회에서 “보통 사람이 주류가 되는 대한민국의 역사 전환이 시작됐다”며 출마를 공식화했다. 4선의 박영선 의원은 17일, 송영길 의원도 18일 출마 기자회견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권 주자들의 출마 선언이 잇따르면서 전당대회의 경쟁 구도도 점차 명확해지고 있다.

김진표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 앞에 산더미 같은 과제가 쌓여 있지만 무엇보다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노무현 정부 시절 경제부총리를 지내고 지난해 국정기획자문위원장을 거친 경제통답게 김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경제 살리기’를 강조했다. 그는 “지금 필요한 것은 첫째도 경제, 둘째도 경제, 셋째도 경제”라며 “국민이 피부로 느끼는 경제적 성과를 속도감 있게 만들어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간 정부와 여당이 추진해온 ‘혁신성장’의 부진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했다. 김 의원은 “혁신성장이 성공하려면 은행이 앉아서 담보를 잡고 돈만 꿔주는 낡은 금융 시스템을 혁파해야 한다”며 “중소벤처,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 가진 잠재력을 평가해 창업을 밀어주는 금융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두관 의원은 이에 앞서 전날 출판 기념회를 열고 “국회를 바꾸고, 정당을 바꾸고, 우리 사회를 바꾸기 위해 끈질기게 달릴 것”이라며 “대한민국의 낡은 주류 교체도 이제 시작”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이번 주 공식 출마 선언을 할 계획이다.

차기 당대표 선출 후보 등록 마감일(21일)이 1주일도 채 남지 않자 ‘친문(친문재인)계’의 후보 단일화에도 관심이 쏠린다. 김진표 의원은 최재성, 전해철 의원과의 ‘교통정리’ 가능성을 언급했다. 김 의원은 이날 ‘친문 단일화 논의’와 관련, “전 의원과는 많은 공감대가 있고 상당히 생각이 좁혀졌다”면서도 “최 의원은 대화할 시간이 부족해 조금 더 논의할 여지가 남아 있다”고 답했다.

전 의원은 이날 “민주당이 가야 할 길에 동의한다면 제가 반드시 당대표로 나서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반면 최 의원은 후보 신청이 마감되는 21일 전에 출마 선언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