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이 금융계에 새 키워드로 떠올랐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 늘고 관련 시장이 커지면서 금융회사들이 본격적인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일명 ‘펫금융’이 쏟아지고 있으며 관련 빅데이터 연구 등도 본격화했다.

신한은행이 지난해 9월 출시한 ‘위드(with)펫 적금’은 지난달 가입자 수가 6600명을 넘었다. 이 상품은 제휴 동물병원 QR코드를 등록하거나 동물등록증을 제시하는 등 요건을 충족하면 최고 연 2%의 금리를 준다.

국민은행은 반려동물 관련 제휴 쇼핑몰 할인쿠폰을 제공하는 ‘KB펫코노미적금’을 판매 중이다. 반려동물을 키우면 최고 3%의 금리를 주는 저축은행 적금(SBI저축은행 ‘SBI 스타펫’)도 지난 4월 나왔다.

"반려동물 키우면 우대"… 펫금융에 공들이는 금융사들
펫보험에 공들이는 보험사도 많다. 롯데손해보험은 반려동물 의료비를 보장해주는 ‘롯데마이펫보험’을 판매 중이다. 최대 500만원까지 반려동물의 상해, 질병 치료비를 보장(삼성화재 ‘패밀리아리스 애견의료보험’)해주거나 반려견이 입힌 상해를 연 2000만원까지 보상해주는 상품(현대해상 ‘하이펫 보험’)도 있다. 다른 중소보험사도 펫보험 출시를 검토 중이다.

삼성카드는 최근 반려동물을 키우는 카드 이용자의 결제 패턴에 대한 분석을 내놨다. 반려동물 커뮤니티 ‘아지냥이’를 이용하는 삼성카드 고객 6만4000명이 분석 대상이다. 전체 결제금액 중 반려동물 관련 업종 이용 비중은 2013년 대비 지난해 61.5% 증가했다. 하루 중 애견카페 이용이 가장 많은 시간대는 오후 3~6시로 분석했다. 삼성카드는 이런 분석을 반려동물 서비스 개발, 제휴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금융회사들이 ‘펫금융’에 공들이는 것은 관련 시장이 확대되면서 새 수익처가 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15년 1조8000억원이었던 국내 반려동물 시장 규모는 2020년 5조8000억원으로 커질 전망이다. 국내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1000만 명을 돌파해 관련 지출도 증가하고 있다.

금융회사들은 반려동물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해당 상품 판매뿐 아니라 장기 고객 확보에도 유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사들은 지금까지 나온 상품과는 다른 상품을 연구 중이다.

금융계 관계자는 “아직 펫금융 혜택이 일반상품과 차별성이 크지 않다는 지적이 있다”며 “관련 연구나 투자가 늘면서 서비스 수준도 차츰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