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 19∼22일 연속 파업, 현대차 18일 재파업 논의
경제위기 속 현대중·현대차 연쇄파업 수순
올해 임금협상에서 난항을 겪고 있는 현대중공업 노조가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 다시 파업에 들어간다.

현대중 노조와 이미 한 차례 동반 파업을 벌인 현대자동차 노조도 임협과 관련해 또 파업에 나설지 주목된다.

조선과 자동차 업계 모두 심각한 경영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국내 조선과 자동차 업계를 대표하는 현대중과 현대차의 노조가 각각 5년째와 7년째 연쇄파업 수순을 밟는 것에 대해 울산시민과 지역 경제계는 우려하고 있다.

현대중 노조는 오는 19일 오후 2시부터 24일 오후 5시까지 파업을 벌이기로 했다.

19일 하루는 오후 2시부터 오후 5시까지 3시간 부분파업한다.

노조는 당일 오후 2시 30분 울산 본사에서 파업 출정식을 연다.

이어 20일과 23일, 24일 사흘간 연속 전면파업한다.

노조는 앞서 지난 13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7시간 부분파업을 했다.

올해 들어 첫 파업을 했고, 5년 연속 파업이다.

노조는 이날 전면파업 수준의 파업을 벌였지만, 회사는 파업 참가 조합원 수가 적어 생산 차질은 거의 없었다고 밝혔다.

회사는 또 향후 있을 노조의 파업 역시 노조간부를 중심으로 일부 조합원만 참여할 것으로 예상해 생산 차질은 크지 않으리라고 내다봤다.

노조는 올해 협상안으로 기본급 14만6천746원(호봉승급분 별도) 인상, 성과금 최소 250% 보장 등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조선업 위기 극복 등을 위해 기본급 동결 등의 개정안을 노조에 제안하는 등 서로 타협점을 전혀 찾지 못하고 있다.

평행선을 달리는 노사를 보면 여름 휴가 전 타결이 쉽지 않으리라고 전망된다.

특히, 현대중은 올해 해양플랜트 수주가 2014년 11월 이후 43개월재 한 건도 없어 오는 8월 해양사업본부의 야드 가동을 중단해야 하는 최악의 위기를 앞두고 있다.

1983년 4월 해양사업본부 설립 이후 35년 만에 가동이 중단되고, 이곳에서 일하는 정규직 2천600여 명과 사내 협력업체(하청업체) 노동자 3천여 명 등 5천600여 명이 고용위기에 처할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노조가 전면파업 카드까지 꺼내는 등 노사관계마저 불안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회사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비용을 줄이는 것뿐이고 노조의 무책임한 투쟁으로는 결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노조는 "국내 경쟁업체는 우리보다 임금이 높아도 수주를 잘하고 있다"며 "경영진이 발생시킨 손실, 과도한 하청 양산에 따른 품질 저하, 반복되는 구조조정 등이 수주를 하지 못하는 이유"라며 회사를 탓하며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 노사관계도 힘겹기는 마찬가지다.

노조는 올 임협이 여의치 않자 지난 12일 1, 2조(오전 근무조와 오후 근무조) 근무자가 2∼4시간 첫 부분파업을 벌인데 이어 13일에도 각각 6시간 파업했다.

올해 7년 연속 파업을 이어갔다.

13일 파업은 금속노조 총파업 방침에 따라 현대차와 현대중 노조가 함께 참여했다.

금속노조는 '불법파견, 원하청 불공정 거래 개선', '하후상박 연대임금 관철', '금속산업 노사공동위원회 구성' 등을 요구하며 파업했다.

현대차 노조는 오는 18일 쟁의대책위원회 회의를 열고 추가 파업 여부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노조는 "사측의 변화된 안이 없다면 총력 투쟁하겠다"며 사측을 압박했다.

7월 말 예정된 여름 휴가 전후 다시 파업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노조는 올 임협에서 기본급 대비 5.3%인 11만6천276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조건없는 정년 60세 적용, 해고자 복직, 고소·고발 철회 등을 회사에 요구했다.

이에 대해 사측은 기본급 3만5천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성과금 200%+100만원 지급 등을 제시했고, 노조는 거부했다.

현재 자동차 업계는 조선업 위기 못지않은 미국의 수입 자동차 고율관세 부과라는 악재가 터지면서 큰 어려움에 봉착했다.

미국 정부의 자동차 고율관세 부과 방침이 현실화할 경우 지역 주력업종인 중공업의 침체에 이어 자동차 산업의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런 와중에 현대차 노조가 연례행사처럼 파업을 강행한다면 지역경제는 사면초가의 위기에 빠질 것이 우려된다.

지역 상공계는 "울산경제는 현재 가장 큰 위기 국면위기에 처해 있다"라며 "노조가 파업을 자제하고 회사도 상생의 대화로 문제를 풀어가는 등 이 큰 어려움을 극복하려는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