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의 연례 정기 세일인 ‘프라임데이’를 맞아 미국 유통업계가 할인 전쟁에 들어갔다. 아마존의 라이벌인 구글까지 월마트, 타깃 등과 손잡고 아마존 인공지능(AI) 스피커 에코닷의 경쟁 제품인 구글홈미니를 대폭 할인하는 등 견제에 나섰다.

아마존 프라임데이 행사는 미 서부시간 16일 오후 12시(한국시간 17일 오전 4시)에 시작돼 36시간 동안 열린다. 아마존은 연회비 119달러(약 13만4000원)인 프라임 회원을 늘리기 위해 파격적인 할인 행사를 벌인다. 베스트블랙프라이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프라임데이에 팔린 물건의 76%가 추수감사절 다음날 진행되는 블랙프라이데이 세일 때보다 가격이 쌌다. 프라임 회원은 지난 4월 1억 명을 돌파했다.

올해도 정가 49달러인 AI 스피커 에코닷을 29.9달러에 판매하고 40인치 TV를 120달러에 파는 등 판매가를 최대 50%까지 낮췄다. 유통업계는 올해 프라임데이 구매 건수는 100만 개, 액수는 34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컨설팅회사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의 스티브 바 소비자시장 대표는 “프라임데이 덕분에 7월이 미니 쇼핑시즌으로 변했다”고 말했다.

다른 유통업체들도 맞불 작전에 나섰다. 월마트는 55인치 RCA 4K TV를 229.99달러에 판매하는 등 세일 경쟁에 나섰다. 최저가 매칭 서비스를 통해 더 낮은 값에 파는 온라인 업체를 찾아오면 그 값에 판매한다. 타깃도 최저가 보장 판매를 시행한다. 또 17일 타깃닷컴에서 100달러 이상 물건을 구매하면 6개월간 당일 배송 서비스를 제공한다.

아마존의 온라인 경쟁사인 이베이는 고급 자전거 등을 119달러에 파는 폭탄 세일을 지난주 시작했다. 또 온라인 가격이 아마존보다 높으면 차액의 110%를 돌려주기로 했다.

구글도 쇼핑 서비스인 익스프레스에서 17일까지 여름 세일을 벌인다. 구매액이 15달러를 넘으면 무료 배송해준다. 또 월마트 타깃 등과 손잡고 정가 49달러인 구글홈미니를 30% 할인한 34달러에 판다. 로우스는 150달러 이상 구매하면 아예 구글홈미니를 무료 증정한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