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회사 주력사업인 석유화학 분야의 신규 투자를 추진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다음주 이사회를 열어 여수국가산업단지 내 제3공장 신설을 위한 투자 계획을 결정할 예정이다.

LG화학은 여수산단 내 두 개의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새로 짓는 공장에선 석유화학 기초 설비인 나프타분해시설(NCC), 폴리프로필렌(PP), 폴리에틸렌(PE) 등 각종 제품을 생산하게 된다. 국내에서 210만t의 에틸렌을 생산하는 LG화학은 롯데케미칼을 10만t 차이로 앞선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투자 규모는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업계에선 NCC를 새로 짓는 만큼 수조원대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GS칼텍스는 지난 2월 여수공장 43만㎡ 부지에 약 2조원을 투자해 에틸렌 70만t, PE 50만t 규모의 올레핀생산시설(MFC)을 짓기로 결정했다.

석유화학사업은 LG화학의 지난 1분기 전체 영업이익의 97%를 차지한 주력 사업이다. 최근 몇 년간 화학시장이 장기호황을 이어가면서 LG화학도 지난해 사상 최대 규모인 2조93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올 들어 석유화학 시장이 다소 주춤하지만 글로벌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에 LG화학이 몸집을 불리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LG화학 같은 전통 석유화학회사뿐만 아니라 에쓰오일 같은 정유회사도 대규모 투자를 통해 석유화학산업에 뛰어들고 있다.

LG화학의 이번 투자는 구광모 회장 취임 이후 LG그룹이 단행하는 첫 번째 투자라는 데 의미가 있다. 업계에선 대규모 투자로 안정적인 수익원을 더 키우겠다는 포석으로 보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재계에 요구하는 투자 확대와 일자리 창출에 부응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