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심장부에 명소 세우자" 40년前 한마디… '호텔왕국' 롯데 일궜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롯데호텔 40년, 올해 30개 체인·1만 객실 돌파
샹그릴라·만다린과 亞 3대 호텔로
옛 반도호텔 허물고 38층 올려
"靑 잘 보이니 절반 잘라 지어라"
대통령경호실 요구에 직접 설득도
첫해 흑자낸 유일한 호텔로 기록
19일 블라디보스토크에 새 호텔
美·日·베트남 등 해외 11곳 진출
위탁경영으로 2년간 10개씩 확장
2020년 글로벌 50개 체인망 구축
샹그릴라·만다린과 亞 3대 호텔로
옛 반도호텔 허물고 38층 올려
"靑 잘 보이니 절반 잘라 지어라"
대통령경호실 요구에 직접 설득도
첫해 흑자낸 유일한 호텔로 기록
19일 블라디보스토크에 새 호텔
美·日·베트남 등 해외 11곳 진출
위탁경영으로 2년간 10개씩 확장
2020년 글로벌 50개 체인망 구축
롯데호텔이 오는 19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롯데호텔을 개장한다. 현지의 유일한 5성급 호텔이던 현대호텔을 인수해 3개월간의 리뉴얼을 거쳐 ‘롯데’ 브랜드로 재개관한다.
이로써 롯데호텔은 국내외에서 30개 호텔 체인(객실 1만619개)을 구축하게 됐다. 샹그릴라(99개, 객실 4만1000여 개), 만다린 오리엔탈(31개, 객실 8300여 개) 등에 이어 ‘아시아 3대 호텔’로 올라섰다.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1978년 12월 서울 소공동에 롯데호텔을 부분 개관한 지 40년 만이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올해 매출은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라며 “2020년까지 호텔 수를 50개로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롯데, 호텔업 진출 40년
롯데의 호텔업 진출은 ‘자의 반 타의 반’이었다.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던 반도호텔이 대규모 적자를 내자 정부는 민영화를 추진했다. 롯데가 인수 후보로 꼽혔다. 박정희 당시 대통령은 1970년 신 회장을 청와대로 불러 “반도호텔을 세계적 호텔로 만들어 줄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중공업 진출을 생각하고 있던 신 회장은 그 뜻을 접었다. 대신 롯데호텔을 서울을 대표하는 명소로 만들기로 결심했다.
1500여 일의 공사 기간에는 우여곡절도 있었다. 공사 도중 대통령 경호실이 “절반 뚝 잘라 18층만 지으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설계대로 38층까지 호텔이 올라가면 청와대가 너무 잘 보인다는 게 이유였다. 신 회장이 청와대 등을 설득해 처음 설계대로 공사를 마쳤다.
호텔 운영 경험이 없던 실무자들은 하얏트, 힐튼 등 외국 브랜드 도입을 검토했다. ‘안전한 길’이었다. 그러나 신 회장 생각은 달랐다. “외국 기업에 로열티를 주고 싶지 않다”며 독자 브랜드로 운영할 것을 지시했다. ‘베팅’은 성공했다. 전관을 개관한 첫해인 1979년 객실 판매율이 74%에 달했다. 박정희 대통령 서거와 ‘12·12 사태’의 영향으로 다른 호텔은 채 절반도 차지 않을 때였다. 첫해 롯데호텔이 거둔 매출 131억원은 그해 서울 13개 특급호텔이 올린 전체 매출의 20%를 넘었다. 개관 첫해 흑자를 낸 유일한 호텔이었다. ◆아시아 3대 호텔 사업자로
이후 40년간 롯데호텔은 한국의 호텔사(史)를 써왔다. 2000년대 들어선 해외 진출에 적극 나섰다.
2010년 모스크바 롯데호텔을 시작으로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베트남 호찌민 하노이, 괌과 미국 뉴욕, 미얀마 양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일본 아라이 등에 호텔을 냈다. 지난 5월 러시아 사마라에 이어 19일 블라디보스토크에 새로 호텔을 연다. 호텔 30곳에 객실은 1만 개 이상인 아시아 3대 호텔 사업자로 올라섰다.
롯데호텔은 외형뿐만 아니라 운영 노하우와 서비스 품질로도 호평받고 있다. 롯데뉴욕팰리스는 지난 4월 포브스 트래블 가이드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호텔 21곳’에 포함됐다. US뉴스&월드리포트가 뽑은 2018년 뉴욕 최고 호텔 3위에 올랐다. 작년 문을 연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내 시그니엘서울은 국내 ‘럭셔리 호텔’의 대명사가 됐다. 세계적 여행 전문지 글로벌 트래블러는 ‘아시아 최고 신규 럭셔리 호텔’ 1위로 선정하기도 했다.
◆위탁경영 유치… 2년간 10개씩 확장
롯데호텔이 명실상부한 ‘글로벌 브랜드’가 되려면 지금보다 외형을 더 키워야 한다. 이를 위해 롯데호텔은 내년 40개, 2020년 50개로 체인망을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건물을 직접 소유하지 않고 운영하는 위탁경영 유치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메리어트 등 글로벌 호텔 체인은 모두 위탁경영을 통해 네트워크를 확장해왔다. 롯데호텔이 위탁경영하는 호텔은 타슈켄트, 양곤, 사마라 세 곳에 불과하다.
롯데호텔은 최근 김정환 대표 주도로 통합 예약시스템 구축 등을 담당하는 디지털 세일즈팀, 싱가포르 홍콩 등 해외 사무소를 지원하는 체인 세일즈팀 등을 구성했다. 위탁경영사업 확대를 위해서다. 2월엔 넥스트란 조직도 신설했다. 20~30대 젊은 직원들로 이뤄진 이 프로젝트팀엔 객실, 식음, 연회 등 전통적 호텔업에서 벗어나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찾는 임무를 맡겼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이로써 롯데호텔은 국내외에서 30개 호텔 체인(객실 1만619개)을 구축하게 됐다. 샹그릴라(99개, 객실 4만1000여 개), 만다린 오리엔탈(31개, 객실 8300여 개) 등에 이어 ‘아시아 3대 호텔’로 올라섰다.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1978년 12월 서울 소공동에 롯데호텔을 부분 개관한 지 40년 만이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올해 매출은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라며 “2020년까지 호텔 수를 50개로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롯데, 호텔업 진출 40년
롯데의 호텔업 진출은 ‘자의 반 타의 반’이었다.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던 반도호텔이 대규모 적자를 내자 정부는 민영화를 추진했다. 롯데가 인수 후보로 꼽혔다. 박정희 당시 대통령은 1970년 신 회장을 청와대로 불러 “반도호텔을 세계적 호텔로 만들어 줄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중공업 진출을 생각하고 있던 신 회장은 그 뜻을 접었다. 대신 롯데호텔을 서울을 대표하는 명소로 만들기로 결심했다.
1500여 일의 공사 기간에는 우여곡절도 있었다. 공사 도중 대통령 경호실이 “절반 뚝 잘라 18층만 지으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설계대로 38층까지 호텔이 올라가면 청와대가 너무 잘 보인다는 게 이유였다. 신 회장이 청와대 등을 설득해 처음 설계대로 공사를 마쳤다.
호텔 운영 경험이 없던 실무자들은 하얏트, 힐튼 등 외국 브랜드 도입을 검토했다. ‘안전한 길’이었다. 그러나 신 회장 생각은 달랐다. “외국 기업에 로열티를 주고 싶지 않다”며 독자 브랜드로 운영할 것을 지시했다. ‘베팅’은 성공했다. 전관을 개관한 첫해인 1979년 객실 판매율이 74%에 달했다. 박정희 대통령 서거와 ‘12·12 사태’의 영향으로 다른 호텔은 채 절반도 차지 않을 때였다. 첫해 롯데호텔이 거둔 매출 131억원은 그해 서울 13개 특급호텔이 올린 전체 매출의 20%를 넘었다. 개관 첫해 흑자를 낸 유일한 호텔이었다. ◆아시아 3대 호텔 사업자로
이후 40년간 롯데호텔은 한국의 호텔사(史)를 써왔다. 2000년대 들어선 해외 진출에 적극 나섰다.
2010년 모스크바 롯데호텔을 시작으로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베트남 호찌민 하노이, 괌과 미국 뉴욕, 미얀마 양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일본 아라이 등에 호텔을 냈다. 지난 5월 러시아 사마라에 이어 19일 블라디보스토크에 새로 호텔을 연다. 호텔 30곳에 객실은 1만 개 이상인 아시아 3대 호텔 사업자로 올라섰다.
롯데호텔은 외형뿐만 아니라 운영 노하우와 서비스 품질로도 호평받고 있다. 롯데뉴욕팰리스는 지난 4월 포브스 트래블 가이드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호텔 21곳’에 포함됐다. US뉴스&월드리포트가 뽑은 2018년 뉴욕 최고 호텔 3위에 올랐다. 작년 문을 연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내 시그니엘서울은 국내 ‘럭셔리 호텔’의 대명사가 됐다. 세계적 여행 전문지 글로벌 트래블러는 ‘아시아 최고 신규 럭셔리 호텔’ 1위로 선정하기도 했다.
◆위탁경영 유치… 2년간 10개씩 확장
롯데호텔이 명실상부한 ‘글로벌 브랜드’가 되려면 지금보다 외형을 더 키워야 한다. 이를 위해 롯데호텔은 내년 40개, 2020년 50개로 체인망을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건물을 직접 소유하지 않고 운영하는 위탁경영 유치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메리어트 등 글로벌 호텔 체인은 모두 위탁경영을 통해 네트워크를 확장해왔다. 롯데호텔이 위탁경영하는 호텔은 타슈켄트, 양곤, 사마라 세 곳에 불과하다.
롯데호텔은 최근 김정환 대표 주도로 통합 예약시스템 구축 등을 담당하는 디지털 세일즈팀, 싱가포르 홍콩 등 해외 사무소를 지원하는 체인 세일즈팀 등을 구성했다. 위탁경영사업 확대를 위해서다. 2월엔 넥스트란 조직도 신설했다. 20~30대 젊은 직원들로 이뤄진 이 프로젝트팀엔 객실, 식음, 연회 등 전통적 호텔업에서 벗어나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찾는 임무를 맡겼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