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차기 주자로 기대를 모은 김부겸 행정자치부 장관(사진)이 당대표 불출마를 선언했다. 다음달 열리는 전당대회의 당권 경쟁 구도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김부겸 "전당대회 출마 않겠다"… 이해찬 등판하나
김 장관은 17일 기자들에게 보낸 입장문을 통해 “저는 8·25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개각과 저의 출마 여부가 연동돼 소문만 무성한 채 지체되면서 인사권자인 대통령께 폐를 끼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제가 먼저 불출마를 밝혀 대통령께 드린 부담을 스스로 결자해지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제 앞으로 장관으로 직에 머무는 날까지 책임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이 당대표 출마 의사를 접으면서 민주당 전당대회의 대진표가 점차 명확해지고 있다. 이미 출마를 선언한 당권 주자는 4선의 김진표 의원과 재선의 박범계 의원, 초선의 김두관 의원 등 3명이다.

여기에 4선 송영길 의원이 18일 국회에서 ‘새로운 시대, 새로운 민주당’을 표어로 당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 4선의 박영선, 최재성 의원은 막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사실상 ‘친문(친문재인)’ 성향의 당원 표심이 판세를 좌우할 것이란 분석 때문에 친문 의원 간 단일화 논의도 계속되고 있다. 김진표 의원과의 단일화 논의가 오가는 최재성 의원은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출마 의지가 강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소속인 설훈(4선)·이인영(3선) 의원도 단일화 물밑 협상을 하고 있다.

최대 변수는 ‘친노·친문의 좌장’ 격인 이해찬 의원의 출마 여부다. 이 의원은 지난달 15일 “당대표 출마가 적합한지 고민 중”이라고 밝힌 뒤 한 달째 함구하고 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