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18일 신규 요금제 ‘한지붕 무제한 데이터 T플랜’(이하 T플랜)을 출시한다. 요금제를 단순화하고 기본 데이터 제공량을 늘렸다. 정부가 도입을 추진 중인 보편요금제에 준하는 요금제는 물론 LG유플러스와 KT가 먼저 선보인 무제한 데이터 요금도 포함했다. SK텔레콤까지 새로운 요금제를 내놓으면서 통신 3사의 요금제 개편이 일단락됐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17일 서울 여의도 메리어트호텔 파크센터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통신 3사 최고경영자(CEO) 간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과기정통부 요금 인가 절차가 이제 막 끝나 내일(18일) 요금제를 발표할 것”이라며 “고객이 쉽고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혜택도 늘린 요금제”라고 말했다.
SKT "月7만원대면 가족끼리 데이터 공유"
고객이 요금제 쉽게 이해하도록 변경

이날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SK텔레콤의 신규 요금제 내용을 담은 사진이 유출됐다. SK텔레콤 측이 판매점 배포를 위해 사전 인쇄한 유인물로 추정됐다.

유출된 자료에 따르면 T플랜은 가격과 데이터 제공량에 따라 스몰, 미디엄, 라지, 패밀리, 인피니티 등 5종으로 구성됐다. 전 구간 음성·문자는 무제한으로 제공된다. 박 사장은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8’ 행사장에서 “고객이 실감하기 어려운 요금제가 아니라 옷 사이즈처럼 스몰, 미디엄, 라지 등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단순한 요금제를 내놓겠다”고 말한 바 있다.

스몰은 월 3만3000원(이하 부가가치세 포함)에 데이터 1.2기가바이트(GB), 미디엄은 월 5만원에 4GB를 제공한다. 두 요금제의 경우 밤 12시~오전 7시에는 월 기본 데이터 제공량의 네 배를 주는 ‘심야 데이터’ 혜택을 추가 제공한다. 스몰 요금제의 경우 25% 약정할인을 받으면 2만4750원으로 정부가 추진하는 보편요금제(월 2만원대 요금에 데이터 1GB, 음성 200분 이상)와 데이터 제공 용량은 비슷하지만 음성통화가 무제한이라는 차이가 있다.

라지는 월 6만9000원에 100GB, 패밀리는 월 7만9000원에 150GB를 쓸 수 있다. 라지와 패밀리는 기본 데이터 소진 뒤에도 5Mbps 속도 제한 조건으로 데이터를 계속 제공한다. 인피니티 요금제 가입자는 월 10만원에 속도 제한 없이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쓸 수 있다.

패밀리와 인피니티 요금제에는 ‘T 가족모아 데이터’란 이름의 데이터 공유 혜택을 추가했다. 가족 중 한 명이 패밀리나 인피니티 요금제를 쓸 경우 스몰·미디엄·라지 요금제를 쓰는 다른 가족과 데이터를 함께 쓰는 식이다. 패밀리는 월 20GB, 인피니티는 월 40GB 한도 내에서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다. 데이터를 모두 쓰더라도 스몰·미디엄 요금제 이용자는 최대 400kbps 속도로 이용 가능하다.

정부 보편요금제에 영향 줄까

SK텔레콤까지 새 요금제를 내놓으면서 통신 3사의 요금제 개편이 일단락됐다. LG유플러스가 지난 2월 월 8만8000원에 속도와 용량을 제한하지 않는 무제한 요금제를 내놓은 게 신호탄이었다.

KT도 지난 5월 ‘데이터온(ON)’ 요금제를 출시했다. 월 8만9000원에 LG유플러스와 마찬가지로 속도·용량 제한이 없는 ‘데이터온 프리미엄’과 6만9000원에 데이터 100GB(소진 후 5Mbps 속도 제한)를 주는 ‘데이터온 비디오’, 4만9000원에 3GB(소진 후 1Mbps 속도 제한)를 쓸 수 있는 ‘데이터온 톡’ 등 세 가지로 구분된다.

통신 3사의 신규 요금제가 정부의 보편요금제 도입에 영향을 줄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보편요금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은 규제개혁위원회를 통과해 국회에 상정돼 있다. 통신사들이 보편요금제에 준하는 요금제를 선보이면서 국회 내에서 보편요금제의 실효성을 두고 찬반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