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3일 본격적인 조정 구간에 진입한 코스피지수가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투자자의 시선이 2분기 실적으로 쏠리고 있다. 지난해와 같은 영업이익 급등세는 꺾였지만 안정적인 실적을 기반으로 펀더멘털(기초체력)이 탄탄한 종목이라면 주가 반등기에 회복력이 빠를 것이란 판단에서다.
2분기 어닝시즌 '낙폭과대 실적株'에 쏠린 눈
◆저가 매력 부각되는 낙폭과대주

17일 코스피지수는 4.07포인트(0.18%) 내린 2297.92에 마감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달 12일 미·북 정상회담 이후 조정을 거치며 2250선까지 빠졌다가 최근 반등을 모색하고 있다. 조정을 심화시켰던 미·중 무역분쟁이 소강상태에 접어들고 2분기 어닝(실적) 시즌이 시작되고 있어서다.

미국 증시가 2분기 기업 실적 기대에 오르면서 한국으로 온기가 퍼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S&P500지수의 코스피지수 대비 상대 강도는 2005년 이후 최고 수준”이라며 “한국 증시가 마냥 뒤처져 있지 않고 미국이 추가 상승하면 빠르게 그 뒤를 따라갈 수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증가 추세이면서 주가 하락폭이 컸던 종목이 반등을 이끌 것이란 분석이다. 신세계, 호텔신라 등이 대표적인 종목이다. 지난 5월 47만5500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신세계는 지난달 13일 이후 17일까지 25.84% 하락했다. 호텔신라는 같은 기간 22.01% 떨어졌다. 면세점 경쟁 심화 우려와 국내 소비경기 위축 등으로 하락폭이 컸다.

실적 개선 기대는 여전하다. 금융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분기 신세계의 영업이익은 84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5.24% 늘어났을 것으로 추정된다. 3개월 전 추정치(677억원)보다 25.31% 증가했다. 호텔신라의 2분기 영업이익은 49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83.80%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따이궁(중국 보따리상)’과 함께 중국인 관광객 회복세가 뚜렷하다”며 “지난해까지 면세점 간 무리한 경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면 올해는 투자를 회수하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낙폭보단 실적으로 선별해야

글로벌 경기 확장으로 건설장비를 생산하는 현대건설기계도 주목할 만한 기업으로 꼽혔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건설기계의 2분기 영업이익은 71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0.17%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주가는 지난달 12일 이후 27.36% 떨어졌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하락률(6.92%)을 크게 웃돈다.

롯데정밀화학(전년 동기 대비 2분기 영업이익 증가율 85.12%), 삼성생명(39.35%), 대림산업(24.51%), 두산인프라코어(13.24%) 등도 실적 눈높이가 올라가는 와중에 주가가 많이 빠진 종목으로 꼽힌다.

이 중 현대건설기계(0.86배), 신세계(0.85배), 두산인프라코어(0.87배), 삼성생명(0.58배), 대림산업(0.50배) 등은 올해 실적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 주가/주당순자산)이 1배에 미치지 못할 정도로 저평가 상태다. PBR 1배 미만은 회사가 가진 자산을 다 팔고 사업을 청산할 때 가치보다 주가가 낮다는 의미다. 키움증권(1.14배), 롯데정밀화학(1.00배)도 낙폭과대주로 분류된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제는 여전히 확장 중이고 주가는 악재를 상당 부분 반영해 저렴해졌다”며 “이익이 개선되고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이 높은 종목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말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