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 기온이 33도를 넘나드는 불볕더위가 최대 한 달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냉방용품과 빙과류 등 수혜가 예상되는 관련 종목에 투자자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선풍기 제조업체인 신일산업은 35원(1.86%) 오른 1920원에 마감했다. 이 종목은 전날엔 가격제한폭까지 상승했다. 신일산업은 여름이 다가올 때마다 주목받는 대표적인 ‘폭염 수혜주’다. 이 회사의 지난해 국내 선풍기 시장점유율은 42%에 달했다. 판매량도 2015년 115만 대에서 이듬해 145만 대, 지난해 195만 대로 매년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올해는 폭염이 기세를 올리면서 더 좋은 실적을 낼 가능성이 높아졌다. 장마가 지난 11일 예년보다 빠르게 물러가면서 무더위를 식힐 시원한 빗줄기 소식이 당분간 사라졌기 때문이다. 기상 전문가들 사이에선 “덥고 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한반도를 ‘열 돔’처럼 뒤덮은 상황에서 대기가 안정돼 있어 1994년과 2016년 수준의 폭염이 다시 찾아올 가능성도 있다”는 말이 나온다.

에어컨과 제습기 등을 생산하는 대유위니아 역시 이달 들어 주가가 25.1% 상승했다. 에어컨과 냉동·냉장기기 제조업체인 오텍은 7.6% 올랐다. 이정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오텍은 주력자회사인 오텍캐리어가 성수기를 맞아 에어컨 등 가전제품 온라인 판매 비중을 크게 높이고 있다”며 “올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0.4% 늘어난 474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전자 등에 에어컨용 전동기모터를 납품하는 에스씨디와 냉방용품을 판매하는 롯데하이마트 등도 수혜주로 거론된다.

증권가에서는 아이스크림 등 빙과류를 제조·판매하는 롯데제과빙그레 등 식품주도 폭염이 오래 지속될수록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빙그레는 끌레도르 등 프리미엄 빙과 판매가 늘면서 3분기 영업이익이 작년보다 17.4% 증가한 24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