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최근 10년간의 글로벌 강세장을 끝내고 1980년대 미국 뉴욕증시의 ‘블랙먼데이’ 같은 주가 급락을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김학균 신영증권 연구원은 17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1980년대 미국 로널드 레이건 정부가 지금의 도널드 트럼프 정부처럼 보호무역을 강화한 결과 자유로운 교역을 막아 불필요한 비용을 초래했고, 이는 미국의 인플레이션을 유발해 금리 급등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당시 미국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이 연 7.0%에서 연 10.2%로 급상승하며 블랙먼데이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블랙먼데이는 투자심리 위축으로 1987년 10월19일 월요일 하루 만에 다우존스지수와 S&P500지수가 각각 22.6%, 20.5% 폭락한 사건이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로 최근 불거진 미·중 무역분쟁도 블랙먼데이 같은 사태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게 김 연구원의 주장이다. 그는 “무역분쟁이 미국의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끝날 것이라는 예측이 많지만 레이건 정부의 보호무역조치는 3년간 지속됐다”며 “과거 사례를 봤을 때 이번 무역분쟁도 길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당시 레이건 정부는 일본 엔화 가치를 올린 플라자합의를 1985년 체결한 데 이어 1988년 무역 보복 조치를 가능케 하는 ‘슈퍼 301조(통상법 301조)’를 발동해 한국 등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