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이온, 주관사에 노무라증권
매각價 3000억~4000억 추산
편의점 경쟁 심화에…日 대주주 매각 결정
유력 인수 후보는 이마트24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대주주인 이온은 한국미니스톱을 팔기 위해 노무라증권을 매각주관사로 선정했다. 이온은 보유 지분을 매각하거나 전략적 투자자(SI)를 유치하는 방안을 모두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분 매각 규모와 방식은 확정되지 않았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한국미니스톱 가치(지분 100% 기준)를 지난해 상각전영업이익(EBITDA) 383억원의 10배 수준인 3000억~400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인수 후보로는 편의점사업 확대에 적극적인 이마트24를 비롯해 홈플러스 현대백화점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 중 일부 업체는 국내외 증권사 등을 대상으로 인수자문사 선정에 들어갔다.
일본 이온은 1990년 국내 식품업체 대상과 손잡고 국내 편의점 시장에 진출했다. 한국미니스톱 지분은 이온이 76.06%를 보유하고 있으며 대상과 일본 미쓰비시도 각각 20.0%, 3.94%를 갖고 있다.
그동안 여러 국내 기업이 한국미니스톱에 러브콜을 보냈지만 이온은 ‘팔지 않는다’는 방침을 고수해왔다. 1인 가구 증가와 국내 소비패턴 변화로 편의점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규모 자본을 등에 업은 국내 편의점 업체들이 뛰어들면서 시장 경쟁이 심해진 데다 2016년부터 가맹점 지원금 부담 등으로 영업이익이 쪼그라들자 매각을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미니스톱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3% 줄어든 26억원이었다. 사상 최대 이익을 기록했던 2015년 영업이익 132억원에 비해 20% 수준으로 축소됐다.
최저임금 상승으로 편의점 본사에서 가맹점주들의 부담을 덜기 위해 추가로 대규모 지원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도 매각 결정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유통업계는 해석하고 있다.
한국미니스톱의 매각이 본격화되면서 편의점 시장 확장을 노리는 국내 유통기업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동일 브랜드 출점 시 거리 제한(250m) 규정’에 묶여 있는 기존 업체엔 한국미니스톱이 보유한 2500개가 넘는 점포를 단숨에 확보할 기회이기 때문이다.
유력한 인수 후보로는 이마트24가 꼽힌다. 이마트24는 올해 안에 4000개 점포를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운 뒤 출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새로운 유통채널 확보가 필요한 홈플러스나 현대백화점도 경쟁 후보로 거론된다.
국내 편의점 빅3인 BGF리테일, GS리테일, 코리아세븐은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를 통과하지 못할 것을 우려해 아직까지 인수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