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한반도 문제 진전 트럼프 덕분"…트럼프 "비핵화 러 협력 확신" 푸틴 "미 대선에 절대 개입 안 해"…트럼프 "선거 개입 수사 미국에 재앙"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6일 오후(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의 대통령궁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양자 관계 및 국제 문제 현안을 두루 논의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그동안 다자 국제회의에서 만나 회담한 적은 있으나 별도의 공식 회담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 정상은 이날 오후 2시 10분께부터 약 4시간에 걸쳐 통역 만을 대동한 일대일 회담(단독회담)과 측근들이 동참한, 오찬을 겸한 확대정상회담을 잇따라 연 뒤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회담 결과를 설명했다.
리아노보스티·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한반도 문제가 점차 해결되기 시작한 것은 상당 부분 트럼프 대통령 덕분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그는 "한반도 문제가 점차 해결되기 시작한 것은 좋은 일"이라면서 "이는 상당 부분 트럼프 대통령이 대결이 아닌 협력의 정신으로 대화를 추구하며 (문제) 해결에 참여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인류가 직면한 가장 중대한 도전인 핵 비확산에 대해서도 논의했다"면서 "지난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북한의 비핵화에 관해 한 우리 회담에 대한 진행 상황을 (푸틴 대통령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늘 이후 나는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가 이 문제(북한 비핵화 문제)를 종식하길 몹시 바라고 있으며 우리와 함께 일할 것을 확신한다"며 "나는 그러한 약속에 대해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은 회견에서 러시아가 2016년 미국 대선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거듭 부인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선거에 대한 러시아의 개입 문제를 언급했다.
나는 이전에 이미 여러 차례 말한 것을 반복해야 한다"면서 "러시아는 절대 개입하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미국 내부 문제에 개입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일 미국의 로버트 뮬러 특검팀으로부터 공식 요청을 받으면 러시아는 1990년대에 체결된 조약에 따라 (선거 개입 관련) 혐의자들을 조사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12명의 러시아 정보요원들과 관련한 문제를 제기했지만 나는 아직 이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면서 "미·러 양국 간에는 1999년 체결된 형사 공조조약이 있고 조약의 틀 내에서 미국 뮬러 특검팀이 법을 위반한 혐의를 받는 사람들을 조사하도록 우리에게 공식적인 요청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로드 로젠스타인 미 법무부 부장관은 앞서 기자회견을 열어 뮬러 특검팀이 러시아 대선 개입 스캔들과 관련해 러시아군 정보요원 12명을 기소했다는 사실을 밝혔다.
푸틴은 "트럼프가 러시아와의 관계 정상화를 얘기했기 때문에 그가 대선에서 승리하길 바랐다"고 인정하면서도 그러나 러시아가 미국 대선에 개입했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강변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러시아의 선거 개입에 대한 수사는 미국에 재앙"이라고 비판했다.
러시아의 크림 병합 문제와 관련 푸틴은 "양국 간에 이견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러시아에 이 문제는 이미 종결된 것"이라며 크림반도반환과 관련한 협상이 있을 수 없음을 강조했다.
푸틴은 우크라이나가 자국 동부 지역 분쟁 해결을 위한 '민스크 협정'을 이행하도록 미국이 영향력을 행사해 줄 것을 트럼프에게 요청했다고 전했다.
시리아 문제와 관련 푸틴은 러시아와 미국이 위기 해결을 위해 힘을 합칠 것이라며 "(시리아의) 인도주의 위기 해결과 난민 귀환을 지원하는 등의 일에서 서로 협력할 것을 제안했다"고 소개했다.
푸틴 대통령은 두 정상이 군축문제에 대해 계속해서 세부적인 논의를 하기로 했다고 소개하면서 2010년 체결된 신(新) 전략 무기감축 협정(New START)의 연장과 1987년 합의된 중거리핵전력협정(INF) 이행 가능성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의 미사일 방어 계획과 우주 무기화에 대해서도 논의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트럼프는 자신이 앞서 푸틴을 '경쟁자'라고 부른 것에 대해 "푸틴을 경쟁자라고 칭했지만 좋은 의미에서 그렇게 말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