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무역전쟁 위협에 中 '전략적 위축'… 시진핑도 '조용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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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다이허 회의 앞두고 개인숭배 비판…과도한 자신감이 무역전쟁 초래
강경책 펼치던 대만에 대해서도 "상호 교류·협력 중요" 유화 목소리 미국과의 무역전쟁에 예전 같으면 미국을 성토하는 주장으로 시끄러웠을 중국 관영매체들이 최근 조용한 편이다.
중국의 첨단 제조업 육성책인 '중국제조 2025'는 신문보도에서 찾아볼 수 없고, '무역전쟁' 단어는 제목에 올라오지도 않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공격은 사라졌다.
여기에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최근 세차례나 1면 보도에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이름을 빠트리고 동정, 발언 등을 보도하지 않았다.
이런 일련의 움직임은 시 주석에 대한 개인숭배 분위기를 누그러뜨리려는 의도와 함께 중국의 급속한 세력 확장과 위상 강화를 다소 늦춰야 할 내부 전략적 필요성에 따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되기 전까지만 해도 중국 당국과 매체의 시 주석 개인 홍보는 정점에 달했다.
중국군 내부에 '마오쩌둥(毛澤東) 어록'과 비슷한 형태의 '시진핑 어록'이 발간돼 돌아다니고 중국중앙(CC)TV는 지난달 28일부터 시 주석의 하방(下放·지식인을 노동 현장으로 보냄) 시절을 그린 12부작 다큐멘터리 '량자허(梁家河)'를 방송했다.
실제 시 주석 집권 이후 중국 관영매체의 시진핑 개인에 대한 선전과 홍보는 마오쩌둥 시절 수준에 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민일보 1면의 모든 기사 제목에는 예외 없이 시진핑 이름이 포함돼 있을 정도였다.
중국의 발빠른 전략전환은 시 주석이 최근 미중 무역갈등으로 받고 있는 내부 비판과 관련이 있다.
일각에서는 미중 무역전쟁의 확전이 중국 경제발전과 기술개발에 악영향을 미치면서 시 주석에 대한 반대 여론이 나타날 것을 우려해 미리 찬물을 끼얹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 6일 미국과의 관세전쟁이 개시된 이후 시 주석의 이름은 중국 매체에서 사라지기 시작했다.
인민일보는 지난 9일자 1면에 시 주석 관련 뉴스를 게재하지 않았다.
2012년 11월 시 주석의 총서기 취임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인민일보는 이어 15일, 16일에도 시 주석 관련 뉴스를 1면에서 뺐다.
실제 최근 중국의 무역전쟁 대응과 국제공조 제안은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전면에 나서 주도하고 있다.
이와 관련, 관영 신화통신은 지난 11일 '화궈펑(華國鋒)의 잘못 시인'이라는 제목의 옛 기사를 갑자기 인터넷에 올렸다.
1980년 화궈펑 당시 당 주석이 시찰중 앉았던 의자를 박물관에 보관하고 자신의 고향에 기념관을 건립한다는 소식으로 "새로운 개인숭배"라는 비판을 받자 "앞으로 20∼30년 안에는 일률적으로 재임 중인 지도자의 초상을 걸지 말라"고 지시했다는 내용이었다.
신화통신의 이 구문(舊文)은 누리꾼들의 수많은 댓글이 달린 뒤 삭제됐으나 중국 지도부의 의도가 시 주석에 대한 지나친 숭배 분위기 완화에 있음을 미뤄 짐작하게 했다.
계기가 된 것은 미중 무역전쟁이었다.
미중 관세폭탄 투하를 앞두고 중국 매체들은 보도지침에 따라 '중국제조 2025' 계획을 다시 언급하지 않았고 인민일보는 연속 3일간 자국의 위상과 기술력을 스스로 과대 평가하는 풍조를 비판하는 기획시리즈를 게재했다.
최근에는 산시(陝西)성 사회과학연합회의 '량자허 학문' 연구 프로젝트도 중단시켰다.
이런 상황은 내달초 중국 전·현직 지도부의 비밀회동인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를 앞두고 시진핑 권력체제의 변화 가능성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홍콩 매체들은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 등 원로들이 시 주석의 개인숭배 현상을 비판했다는 전언과 함께 시 주석의 권력기반이 흔들린다는, 근거가 약한 소문들을 전했다.
하지만 최근의 변화는 중국 내부의 권력 측면보다는 중국을 둘러싼 미국과 주변국의 경계감이 커지고 있는데 대한 중국 내부의 대책 측면이 강하다.
류펑(劉豊) 중국 난카이(南開)대 교수는 최근 한 세미나에서 "최근의 변화는 중국이 '전략적 위축'에 들어갔음을 의미한다"며 "굴기(堀起) 중인 국가 입장에서 너무 일찍 야심을 드러내는 것은 위험하다.
지금 중국의 전략적 위축은 필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 가지 측면에서 중국의 전략적 위축이 이뤄지리라 내다봤다.
먼저 해외에 경제력이나 군사력 등 실제 역량을 투입하는 것을 자제할 것으로 봤다.
최근 중국이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에 대해 '다 함께 건설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는 것이 대표적 변화다.
중국의 실력에 대한 과신도 점차 톤을 낮추게 될 전망이다.
ZTE(중싱<中興>통신) 제재 사태후 중국 과기일보 류야둥(劉亞東) 편집장이 "중국이 과학기술 분야에서 선진국을 곧 따라잡는다는 착각에 빠져 있으며, 이런 착각이 무역분쟁의 한 원인이 됐다"고 주장했다.
이미 중국 관영매체의 관련 보도는 줄어들기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중국의 전략적 위축은 주변국과의 관계를 개선하는 이어질 것이라고 류 교수는 전망했다.
중국이 최근 인도, 일본과 관계회복에 나선 것이 이런 변화를 대변한다고 봤다.
리란(李巍) 중국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도 같은 세미나에서 "중국의 다음 전략은 명 태조 주원장(朱元璋)이 스승으로부터 받은 가르침 '높은 담을 쌓고 식량을 비축하면서 천천히 패권을 잡는다'(高築墻 廣積糧 緩稱王)을 따르는 것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리 교수는 중국의 가장 중요한 안보사안인 대만독립 방지로 담을 쌓고, 경제성장과 사회안정으로 식량을 비축하며, 미국과 이른 시기에 패권 지위를 다퉈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하면서 중국 공산당 내부에 덩샤오핑(鄧小平)의 외교정책인 '도광양회'(韜光養晦·조용히 때를 기다리며 힘을 키운다)를 견지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다시 나오는 것도 중국의 이런 전략변화와 관련돼 있다. 중국이 외교 문제에서 전반적으로 '저자세 모드'를 취하면서 강공책을 고수하던 대만과의 관계에서도 유화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2016년 5월 독립 성향의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취임한 이후 중국은 대만 인근에서 대규모 실전훈련을 하고, '무력통일 불사' 발언을 서슴지 않는 등 대만에 대한 압박을 강화해 왔다.
하지만 시 주석이 지난 13일 중국을 방문한 롄잔(連戰) 전 대만 국민당 주석과 만난 자리에서 한 발언은 이와는 사뭇 다른 것이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시 주석은 롄 전 주석에게 "우리는 양안 관계의 평화로운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중국의 평화 통일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자신과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양안 인민 사이에 의견 불일치가 있다고 해서 상시 교류와 협력이 후퇴하거나 방해를 받을 수는 없다"며 "양안 동포들은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공감대를 형성해 더 긴밀한 유대를 형성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시 주석의 유화적 태도에 전문가들은 중국 지도부가 전반적인 외교 문제에서 더욱 신중해졌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앤드루 양 전 대만 국방부장 (장관)은 미국 군함의 대만해협 통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대만여행법 서명 등 미국의 자극에도 잠자코 있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미국과 대만에 보내고 있는 것"이라며 "중국 정부의 대만과 미국에 대한 태도는 더욱 미묘해졌으며, 이는 대만 사람들의 마음을 얻기 위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연합뉴스
강경책 펼치던 대만에 대해서도 "상호 교류·협력 중요" 유화 목소리 미국과의 무역전쟁에 예전 같으면 미국을 성토하는 주장으로 시끄러웠을 중국 관영매체들이 최근 조용한 편이다.
중국의 첨단 제조업 육성책인 '중국제조 2025'는 신문보도에서 찾아볼 수 없고, '무역전쟁' 단어는 제목에 올라오지도 않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공격은 사라졌다.
여기에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최근 세차례나 1면 보도에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이름을 빠트리고 동정, 발언 등을 보도하지 않았다.
이런 일련의 움직임은 시 주석에 대한 개인숭배 분위기를 누그러뜨리려는 의도와 함께 중국의 급속한 세력 확장과 위상 강화를 다소 늦춰야 할 내부 전략적 필요성에 따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되기 전까지만 해도 중국 당국과 매체의 시 주석 개인 홍보는 정점에 달했다.
중국군 내부에 '마오쩌둥(毛澤東) 어록'과 비슷한 형태의 '시진핑 어록'이 발간돼 돌아다니고 중국중앙(CC)TV는 지난달 28일부터 시 주석의 하방(下放·지식인을 노동 현장으로 보냄) 시절을 그린 12부작 다큐멘터리 '량자허(梁家河)'를 방송했다.
실제 시 주석 집권 이후 중국 관영매체의 시진핑 개인에 대한 선전과 홍보는 마오쩌둥 시절 수준에 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민일보 1면의 모든 기사 제목에는 예외 없이 시진핑 이름이 포함돼 있을 정도였다.
중국의 발빠른 전략전환은 시 주석이 최근 미중 무역갈등으로 받고 있는 내부 비판과 관련이 있다.
일각에서는 미중 무역전쟁의 확전이 중국 경제발전과 기술개발에 악영향을 미치면서 시 주석에 대한 반대 여론이 나타날 것을 우려해 미리 찬물을 끼얹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 6일 미국과의 관세전쟁이 개시된 이후 시 주석의 이름은 중국 매체에서 사라지기 시작했다.
인민일보는 지난 9일자 1면에 시 주석 관련 뉴스를 게재하지 않았다.
2012년 11월 시 주석의 총서기 취임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인민일보는 이어 15일, 16일에도 시 주석 관련 뉴스를 1면에서 뺐다.
실제 최근 중국의 무역전쟁 대응과 국제공조 제안은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전면에 나서 주도하고 있다.
이와 관련, 관영 신화통신은 지난 11일 '화궈펑(華國鋒)의 잘못 시인'이라는 제목의 옛 기사를 갑자기 인터넷에 올렸다.
1980년 화궈펑 당시 당 주석이 시찰중 앉았던 의자를 박물관에 보관하고 자신의 고향에 기념관을 건립한다는 소식으로 "새로운 개인숭배"라는 비판을 받자 "앞으로 20∼30년 안에는 일률적으로 재임 중인 지도자의 초상을 걸지 말라"고 지시했다는 내용이었다.
신화통신의 이 구문(舊文)은 누리꾼들의 수많은 댓글이 달린 뒤 삭제됐으나 중국 지도부의 의도가 시 주석에 대한 지나친 숭배 분위기 완화에 있음을 미뤄 짐작하게 했다.
계기가 된 것은 미중 무역전쟁이었다.
미중 관세폭탄 투하를 앞두고 중국 매체들은 보도지침에 따라 '중국제조 2025' 계획을 다시 언급하지 않았고 인민일보는 연속 3일간 자국의 위상과 기술력을 스스로 과대 평가하는 풍조를 비판하는 기획시리즈를 게재했다.
최근에는 산시(陝西)성 사회과학연합회의 '량자허 학문' 연구 프로젝트도 중단시켰다.
이런 상황은 내달초 중국 전·현직 지도부의 비밀회동인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를 앞두고 시진핑 권력체제의 변화 가능성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홍콩 매체들은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 등 원로들이 시 주석의 개인숭배 현상을 비판했다는 전언과 함께 시 주석의 권력기반이 흔들린다는, 근거가 약한 소문들을 전했다.
하지만 최근의 변화는 중국 내부의 권력 측면보다는 중국을 둘러싼 미국과 주변국의 경계감이 커지고 있는데 대한 중국 내부의 대책 측면이 강하다.
류펑(劉豊) 중국 난카이(南開)대 교수는 최근 한 세미나에서 "최근의 변화는 중국이 '전략적 위축'에 들어갔음을 의미한다"며 "굴기(堀起) 중인 국가 입장에서 너무 일찍 야심을 드러내는 것은 위험하다.
지금 중국의 전략적 위축은 필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 가지 측면에서 중국의 전략적 위축이 이뤄지리라 내다봤다.
먼저 해외에 경제력이나 군사력 등 실제 역량을 투입하는 것을 자제할 것으로 봤다.
최근 중국이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에 대해 '다 함께 건설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는 것이 대표적 변화다.
중국의 실력에 대한 과신도 점차 톤을 낮추게 될 전망이다.
ZTE(중싱<中興>통신) 제재 사태후 중국 과기일보 류야둥(劉亞東) 편집장이 "중국이 과학기술 분야에서 선진국을 곧 따라잡는다는 착각에 빠져 있으며, 이런 착각이 무역분쟁의 한 원인이 됐다"고 주장했다.
이미 중국 관영매체의 관련 보도는 줄어들기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중국의 전략적 위축은 주변국과의 관계를 개선하는 이어질 것이라고 류 교수는 전망했다.
중국이 최근 인도, 일본과 관계회복에 나선 것이 이런 변화를 대변한다고 봤다.
리란(李巍) 중국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도 같은 세미나에서 "중국의 다음 전략은 명 태조 주원장(朱元璋)이 스승으로부터 받은 가르침 '높은 담을 쌓고 식량을 비축하면서 천천히 패권을 잡는다'(高築墻 廣積糧 緩稱王)을 따르는 것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리 교수는 중국의 가장 중요한 안보사안인 대만독립 방지로 담을 쌓고, 경제성장과 사회안정으로 식량을 비축하며, 미국과 이른 시기에 패권 지위를 다퉈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하면서 중국 공산당 내부에 덩샤오핑(鄧小平)의 외교정책인 '도광양회'(韜光養晦·조용히 때를 기다리며 힘을 키운다)를 견지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다시 나오는 것도 중국의 이런 전략변화와 관련돼 있다. 중국이 외교 문제에서 전반적으로 '저자세 모드'를 취하면서 강공책을 고수하던 대만과의 관계에서도 유화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2016년 5월 독립 성향의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취임한 이후 중국은 대만 인근에서 대규모 실전훈련을 하고, '무력통일 불사' 발언을 서슴지 않는 등 대만에 대한 압박을 강화해 왔다.
하지만 시 주석이 지난 13일 중국을 방문한 롄잔(連戰) 전 대만 국민당 주석과 만난 자리에서 한 발언은 이와는 사뭇 다른 것이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시 주석은 롄 전 주석에게 "우리는 양안 관계의 평화로운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중국의 평화 통일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자신과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양안 인민 사이에 의견 불일치가 있다고 해서 상시 교류와 협력이 후퇴하거나 방해를 받을 수는 없다"며 "양안 동포들은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공감대를 형성해 더 긴밀한 유대를 형성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시 주석의 유화적 태도에 전문가들은 중국 지도부가 전반적인 외교 문제에서 더욱 신중해졌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앤드루 양 전 대만 국방부장 (장관)은 미국 군함의 대만해협 통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대만여행법 서명 등 미국의 자극에도 잠자코 있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미국과 대만에 보내고 있는 것"이라며 "중국 정부의 대만과 미국에 대한 태도는 더욱 미묘해졌으며, 이는 대만 사람들의 마음을 얻기 위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