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통신위 파이 의장, 싱클레어 계획에 "심각한 우려" 표명

미국 방송계 공룡 '싱클레어'(Sinclair)와 유력 멀티미디어 기업 '트리뷴 미디어'(Tribune)의 39억 달러(약 4조4천억 원) 규모 인수합병안이 '백지화' 위기에 놓였다.

16일(현지시간) 미국 주요 언론에 따르면 미 연방 통신위원회(FCC) 아지트 파이위원장은 이날, 싱클레어의 트리뷴 미디어 인수안과 관련 "심각한 우려"를 갖고 있다며 방송계 '메가 딜' 무산 가능성을 시사했다.

파이 위원장은 싱클레어가 트리뷴 인수에 대한 규제 당국의 승인을 얻기 위해 일부 TV방송국 매각 계획을 세웠으나, 일부는 매각 이후에도 싱클레어가 법을 어기고 사실상 통제권을 가질 수 있다는 증거를 확보했다며 "행정법 판사에게 이번 거래에 대한 검토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움직임을 '인수 승인 거부 절차'로 해석하면서 싱클레어에 큰 타격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FCC 관계자는 싱클레어가 일부 방송국을 분사하거나 측근에게 매각하는 방법으로 수익 일부를 보존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고 설명했다.

일례로 시카고 WGN방송을 데이비드 스미스 싱클레어 회장의 사업 동료 스티븐 페이더에게 매각하는 것. 또 다른 하나는 댈러스와 휴스턴의 방송국을 스미스 가족과 관계 깊은 커닝햄 방송사에 매각하는 문제다.

볼티모어에 본사를 둔 싱클레어는 작년 5월 시카고의 거대 방송사업체 트리뷴 미디어와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미 전역에 170여 개의 TV방송국과 514개 채널을 소유한 싱클레어는 시카고와 뉴욕을 주요 시장으로 하는 트리뷴의 42개 TV방송국 및 케이블·위성채널을 흡수, 미국 가정 약 4분의 3에 대한 접근력을 갖게 됐다.

그러나 규제 당국의 심의에 1년 이상이 소요되면서 싱클레어는 거래 조건을 여러차례 수정했고, 21개 방송국을 매각하겠다고 제안했다.

FCC가 허용하는 시청 가구 점유율 최대치는 39%다.

싱클레어는 지난 대선기간 보수 성향의 보도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에 일조했다는 평을 들었다.

파이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트럼프 행정부 통신 정책을 담당하는 FCC 위원장에 임명됐으며, 'UHF 디스카운트' 재도입으로 싱클레어가 독과점 논란을 피해 트리뷴 미디어 인수전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는 지적을 샀다.

싱클레어 최고경영자(CEO) 크리스 라이플리는 트리뷴 미디어 인수안 발표 당시 파이 위원장의 리더십에 대한 신뢰를 표하며 연내 규제 당국의 승인을 얻고 인수 절차를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 바 있다.
美방송계 공룡 싱클레어의 트리뷴 인수 무산되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