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서 대규모 뎅기열 예방백신 '뎅그박시아' 접종의 부작용으로 어린이 수십 명이 숨졌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과 관련, 검찰이 베니그노 아키노 전 대통령을 부패혐의로 기소했다고 일간 인콰이어러가 17일 보도했다.

필리핀 검찰청은 아키노 전 대통령과 함께 저넷 가린 전 보건부 장관, 플로렌시오 아바드 전 재정부 장관, 백신 개발업체인 프랑스 사노피파스퇴르의 경영진, 보건부 및 식품의약국 공무원 등을 기소했다.

검찰은 또 11세 소년이 백신 접종 후 숨진 사건과 관련해 가린 전 장관에게 책임을 묻기로 했다.

아키노 전 행정부는 2016년 30억 페소(약 631억원)를 들여 뎅그박시아를 구매했고, 지난해 12월 사노피파스퇴르사가 "뎅기열 감염 경험이 없는 사람에게 뎅그박시아를 투약하면 증상이 악화할 수 있다"고 발표할 때까지 어린이 83만여 명에게 투약했다.

이 과정에 70명에 가까운 어린이가 목숨을 잃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검찰은 지난 5월 뎅그박시아 접종 후 최소 57명이 숨졌고 적어도 4건의 부검을 더 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앞서 필리핀 보건부도 지난 2월 어린이 3명의 사망과 뎅그박시아 접종이 관련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필리핀 前대통령, 뎅기열 백신접종 사망사태로 피소
검찰은 "아키노 행정부가 혈액 검사 등 검증과정 없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백신접종을 했다"면서 제품 등록 증명서와 식품의약국 검사 면제서 발급 등이 비정상적으로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또 백신 조달 비용도 2015년 행정부 공무원 복지기금에서 유용됐다고 기소이유를 설명했다.

뎅기열은 뎅기 모기에 물려 감염되며 최장 2주일의 잠복기를 거쳐 두통, 열, 근육통, 구토 등의 증상을 보인다.

이런 증상이 심하면 숨질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