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절차 협의 지연…시신 해군포항병원 안치 후 신원 확인 절차
"사고 원인도 모르는데"…추락 헬기 유족 군 당국에 반발
지난 17일 해병대원 6명이 숨지거나 다친 경북 포항 '마린온(MARINEON)' 2호기 추락사고와 관련해 군 당국과 유가족의 장례 절차 협의가 미뤄지고 있다.

18일 군 관계자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부터 정조종사 김모(45) 중령 등 사고로 순직한 해병대원 5명 유가족과 만나 사고 경위를 설명하고 장례 절차 등을 논의하고 있다.

해병대와 유가족은 오후 3시가 넘도록 장례 절차나 분향소 등과 관련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유족 측은 "사고원인이 나오지 않았고 관련자 처벌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장례 절차 협의를 해서는 안 된다"며 군 당국에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들은 해병대 1사단 내 한 건물에 모여 후속 대책을 자체적으로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군 당국은 1사단 내 김대식관에 합동분향소를 마련하고 이르면 이날 오후부터 조문객을 맞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유족과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아직 정식으로 분향소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

이강덕 포항시장도 이날 오후 해병대를 방문해 조문하기로 했으나 연기했다.

해병대 1사단은 17일 밤에 사망자 5명 시신을 모두 수습해 해병대 1사단 내 해군포항병원에 안치했다.

이 가운데 2명의 신원은 확인했지만 3명은 신원 확인이 어려워 DNA 검사를 통해 신원을 최종 확인하기로 했다.

이번 헬기 추락사고로 해병대는 헬기 운항을 전면 금지했으며 조사 결과에 따라 운항 재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한편 추락사고로 크게 다쳐 울산대학교병원으로 옮겨진 정비사 김모(42) 상사는 의식을 되찾았다.

김 상사는 병원 도착 당시 안면부와 양쪽 무릎 등에 찰과상이 심했다고 한다.

병원 측은 "김 상사는 현재 절대안정을 위해 인공호흡기를 달고 수면을 유도하고 있다"며 "안정을 취한 뒤 정확한 진단 등 진료 계획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지난 17일 오후 4시 45분께 포항 비행장 활주로에서 상륙기동헬기 1대가 시험비행 중 10여m 상공에서 추락해 김 중령 등 5명이 숨지고 정비사 김 상사가 부상했다.

/연합뉴스